유한양행·대웅제약·대원제약·GC녹십자 컨소시엄, 서방형 제제 승인 … 1일 3회서 2회로 복용 줄여, 위궤양 적응증은 확보 못해
시장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하던 항궤양제 성분 라니티딘(ranitidine)이 발암 우려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검출로 지난해 9월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관련 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레바미피드(rebamipide) 성분 제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레바미피드 제제는 국내에 등장한 지 30년이 넘은 약물로 한국오츠카제약의 ‘무코스타정’이 오리지널 약이다. 1991년 시판허가를 받았다. 2003년부터는 제네릭이 나오기 시작했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제네릭 품목만 100개가 훌쩍 넘는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대원제약, GC녹십자 등 4개사는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 성분의 서방형 제제인 ‘레코미드서방정150mg’, ‘뮤코트라서방정150mg’, ‘비드레바서방정150mg’, ‘무코텍트서방정150mg’의 시판을 각각 허가받았다. 이들 회사는 내년 2분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품목들 모두 유한양행에서 위탁 제조한다.
이들 4개 제품은 1일 3회 복용해야 했던 기존 ‘레바미피드’ 제제의 복용량을 1일 2회로 줄인 게 강점으로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적응증은 ‘급성위염, 만성위염의 급성악화기 등 위점막병변(미란, 출혈, 발적, 부종)의 개선’으로 단 1개다. 기존 레바미피드 제제의 2개 적응증 중 하나였던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한 게 해당 업체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대웅제약, 대원제약, GC녹십자 등 4개 제약사는 지난 10월 레바미피드 서방형 제제 개발에 관한 컨소시엄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애드파마를 통해 ‘AD-203’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레바미피드 서방정 개발을 진행해 왔다. 2018년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했으며 올해 2월 임상 3상 시험을 마무리했다. 대웅제약, 대원제약, GC녹십자 등 3개사는 유한양행 측이 그동안 부담한 개발비를 분담하는 대신 ‘AD-203’의 판권을 나눠 갖기로 했다.
레바미피드 제제의 연간 원외처방액은 840억원 정도로, 매년 변동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9월 라니티딘 파동으로 반사이익을 보기 시작했다.
레바미피드 제제의 원외처방액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급상승했다. 유비스트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원외처방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한 832억원으로 이미 예년의 연간 원외처방액에 근접했다.
이들 제약사가 컨소시엄까지 구성하며 레바미피드 서방정 확보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레바미피드 제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을 감지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