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은 정상형(비유전성) 또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transthyretin amyloidosis cardiomyopathy, ATTR-CM) 치료제의 장기 생존율을 비교평가한 3상 임상 결과 ‘빈다켈캡슐’(Vyndaqel 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염, tafamidis meglumine 20mg) 80mg(국내의 경우 20mg 4정)으로 치료 후 ‘빈다맥스캡슐’(Vyndamax 성분명 타파미디스, tafamidis 61mg)으로 전환한 환자군이 빈다켈 20mg(1정)으로 치료 후 빈다맥스로 전환한 환자 대비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달 ‘유럽심부전학회저널’(European Journal of Heart Failure, IF=12.129)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타파미디스의 제3상 연구인 ATTR-ACT 연구의 장기 연장 연구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빈다켈 80mg 투여 후 빈다맥스 61mg로 유지하는 게 최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빈다맥스와 빈다켈은 기본적으로 같은 약효를 발휘한다. 다만 메글루민 염을 붙인 빈다켈이 2011년 유럽에서 먼저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다발성신경병증(transthyretin amyloidosis polyneuropathy, ATTR-PN)으로 허가받으면서 염이 없는 빈다맥스와 차별화하기 위해 이름을 달리 붙였다. 생물학적 이용률로 보면 빈다켈(타파미디스메글루민염) 80mg과 빈다맥스(타파미디스) 61mg이 동등한 효과를 낸다.
국내서는 빈다켈이 20mg 용량만 허가돼 있고 적응증도 ATTR-PN으로 국한돼 있다. 빈다맥스 61mg은 지난 8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의 감소에 대해 허가받았으며, 국내에서 ATTR-CM 치료제로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약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작년 5월 빈다켈 80mg과 빈다맥스 61mg이 ATTR-CM의 치료제로 동시에 승인됐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ATTR-PN 적응증은 획득하지 못했다.
ATTR-ACT 연구의 장기 연장 연구 결과 연령, 바이오마커, 기능적 능력 등의 공변량(covariates)을 보정할 경우, 타파미디스메글루민염 80mg/타파미디스 61mg의 사망 위험은 타파미디스메글루민염 20mg/타파미디스 61mg 대비 최대 43%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 최고개발책임자 브렌다 쿠퍼스톤(Brenda Cooperstone)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ATTR-CM 환자들의 필요와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화이자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타파미디스 메글루민염 80mg/타파미디스 61mg의 분명한 생존율 개선 혜택이 입증돼 최적 용량 정보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심근병증성 아밀로이드증 진료의뢰협력센터의 코디네이터이자 프랑스 심장병학회(FSC) 회장을 역임한 티보 다미(Thibaud Damy) 박사는 “ATTR-ACT 장기연장연구 데이터를 통해 타파미디스메글루민염 80mg과 이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빈다맥스 61mg3이 ATTR-CM 치료에서 최적의 용량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과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ATTR-CM에 유의미한 생존 혜택을 제공하는 혁신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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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R-CM은 체내 혈액 속에서 갑상선호르몬 및 레티놀(비타민A) 결합 단백질(retinol-binding protein(RBP)을 운반하는 단백질(transports thyroxine and retinol, TTR, 트랜스티레틴)이 불안정해지면서 잘못 접힘으로써(misfolded)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처럼 응결되고 이것이 심장에 쌓이는 치명적 희귀질환이다. 아밀로이드화된 트랜스티레틴이 심장에 축적되면 심근경색이 일어나 결국 심부전을 일으킨다.
크게 트랜스티레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성과 돌연변이 없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으로 구분되며,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은 ATTR-CM 환자의 기대수명은 약 2~3.5년에 그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낮은 진단이 문제가 되고 있다.
유전성은 이르면 45세부터 나타나는 반면 정상형 ATTR-CM은 대개 60세 이상, 특히 남성에서 잘 발생한다. 과거 ATTR-CM 환자의 치료 옵션은 증상 관리에 그쳤으며 드물게 심장(또는 심장과 간) 이식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