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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기회 얻은 ‘신라젠호’, 침몰하냐 마느냐 기로에 놓여 … 17만 개미들은 여전히 ‘전전긍긍’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2-01 13:13:57
  • 수정 2020-12-01 19: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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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간 주식거래 불가, 이후 ‘상폐’ 재결정 … 신라젠 “회생 위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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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상장폐지 위기에서 일단 한숨 돌렸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30일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은 기간 내 거래소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우량한 최대주주를 모셔와 빠른 시일 내 거래 정상화를 시키겠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17만명의 개미(개인투자자)들은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애만 태우고 있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내년 11월 30일부터 7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서류 제출일로부터 15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의 ‘개선기간’ 부여는 신라젠이 최대주주 변경을 하지 못한 것이 핵심적 이유여서 향후 신라젠은 회사 매각을 통해 탈출구를 찾거나 외부투자자를 상대로 7% 이상의 신주를 발행해야 회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라젠의 최대주주는 문은상 전 대표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개인 지분율은 5.15%이며 특수관계인 2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7.38%다. 신라젠의 마지막 거래일인 5월 4일 종가(1만2100원) 기준 지분가치는 640억원이다.
 
문 전 대표의 주식은 현재 국가에 압류돼 있는 상태다. 해당 주식을 처분하는 방식의 최대주주 변경은 불가능하므로 7% 이상의 대주주를 다시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 발행)가 유일한 선택지다.
 
신라젠은 코스닥에서 거래가 막혀 있어 시장평가를 받을 수 없다.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해선 마지막 종가 대비 상당한 할인율이 적용된 신주가 발행돼야 할 전망이다. 현재 제약사, 사모펀드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조건 등을 협의 중이다.
 
2016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신라젠은 간암 유전자치료제인 ‘펙사벡’(Pexa-Vec) 개발에 몰두해왔다. 펙사벡은 우두바이러스를 유전자조작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감염시키면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를 위험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도록 만든 항암 신약후보물질이다. 

신라젠은 2017년 펙사벡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몸값이 10조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임상 3상 실패로 한때 1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최근 1만원대 안팎까지 추락했다. 당시 문은상 전 대표 등 신라젠 주주·임원들은 항암 치료제로 알려진 ‘펙사벡’의 미국 임상시험이 중단될 것을 사전에 알고 보유 주식을 미리 팔아 천문학적인 시세 차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고가 수준에서 주식을 처분해 부동산을 매입,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후 문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지난 5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문 대표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대규모 신라젠 주식을 취득한 뒤 수천억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상장폐지 여부를 두고 지난 8월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렸으나 관련 심의를 종결하지 못해 이날 재개됐다. 신라젠의 주식 거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지난 5월 6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거래 정지되기 직전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666억원이었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현재 소액 주주 수는 16만5694명이다. 전체 주주의 99.9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보유 주식 비율은 93.44%이다. 일단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선택지는 피했지만 거래 중지가 지속되고 1년 뒤에 또 한 번 상장폐지 심사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고통의 시간은 길어지게 됐다.
 
개인투자자 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내고 “신라젠이 상장되기 전에 발생한 대표자의 횡령, 배임을 문제 삼아 거래를 중지함으로써 17만명 소액주주를 경제적 타살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라젠은 한국거래소 기심위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은 것과 관련, 거래소 요구를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거래소 결정을 뒤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또 면역항암제 펙사벡 임상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기간 내 거래소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문은상 전 대표의 지분이 압류돼 있어 임의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량한 최대 주주를 모셔와 빠른 시일 내 거래 정상화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펙사벡’의 임상 자금은 있어 임상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거래소도 임상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펙사벡’의 간암 대상 표적항암제 병용 미국 임상 3상을 조기 중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펙사벡 임상 3상을 승인하면서 임상 도중 환자 40%가 사망하면 무용성(無用性) 평가(futility interim analysis)를 받도록 했는데 임상 도중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임상 중단 명령을 받았다. 이제 신라젠은 신장암, 대장암 등 다른 적응증의 임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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