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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벗어나기 힘든 중독물질 ‘니코틴’ A to Z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11-24 22:55:14
  • 수정 2020-11-25 18: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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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피우면 7초만에 쾌감호르몬 분비 … 브로콜리·콜리플라워·양배추, 독소 배출 도와
니코틴이 부신수질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면 교감신경성·흥분성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방출이 증가되고, 중추신경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면 쾌감호르몬으로 통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늘어난다.
흡연의 유해성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흡연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흡연자는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흡연이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지만 담배를 끊기는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7개 시도의 평균 6개월 금연 성공률은 38.14%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많은 사람이 금연에 실패하는 것은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nicotine)’에 중독되기 때문이다.
 
니코틴은 가지과 식물인 담배(Nicotiana tubacum) 잎사귀에 함유된 알칼로이드(alkaloid)의 하나다. 알칼로이드는 식물 속에 들어 있는 질소를 포함한 염기성 유기화합물을 말한다. 순수한 니코틴은 무색, 무취의 액체로서 물, 알코올, 에테르 등에 용해된다. 피리딘(pyridine) 고리와 피롤리딘(pyrollidine) 고리가 결합해 생성되는 물질이다. 
 
니코틴은 니코틴성 아세틸콜린수용체에 작용해 반응을 나타낸다. 니코틴이 부신수질에 있는 신경절형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면 교감신경성, 흥분성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의 흐름과 방출이 증가한다. 중추신경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면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늘어난다. 아드레날린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과 각성효과를, 도파민은 기분 향상, 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중독되는 이유 … 흡연시 분비되는 쾌감호르몬 ‘도파민’ 때문
 
니코틴의 반감기는 약 2시간 정도다.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는 담배를 피운 지 2시간이 지나면 니코틴 농도가 낮아져 흡연 욕구를 강하게 느끼게 된다.
 
니코틴은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도파민,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흡연 시 니코틴은 약 7초면 뇌에 도달해 쾌감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한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 속의 니코틴 성분과 함께 독성물질이 폐에 진입한다. 담배 한 개비에 1~2%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다면 2~3mg의 니코틴이 인체에흡입된다. 폐를 거친 니코틴은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 뇌의 쾌락 중추에까지 미치게 된다.
 
흡연자는 연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순간 만족감·쾌감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느낌을 잊지 못해 금연에 실패하고 만다.
 
문제는 니코틴이 반복적으로 흡수되면 뇌에서 니코틴 수용체가 늘어나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갈수록 더 많은 니코틴이 들어가야 니코틴의 다양한 약리효과와 각성효과를 느끼게 된다.
 
반복된 흡연은 니코틴에 대한 내성과 육체적 의존성을 갖게 만든다. 이 단계에서 금연에 나서면 여러 금단증상이 발생하고 결국 금연에 실패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위험한 독성물질 … 순한 담배가 덜 해롭다는 것은 오해
 

니코틴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을 방해해 조직 내 산소 공급을 떨어뜨린다. 말초근육 이완, 말초혈관 수축, 장운동 증가, 비안구운동수면 변화, 떨림 등을 유발한다.
 
게다가 니코틴은 그 자체로 독성이 강하다. 저용량에서는 신경흥분과 각성을 일으키고, 고용량에서는 독성이 강하다. 체중이 60kg 정도 되는 성인이라면 30~60mg에 불과한 니코틴으로 사망할 수 있다.
 
니코틴에 급성중독되면 오심, 구토, 호흡곤란, 불안, 초조, 정신착란, 순환기장애, 경련 등이 나타났다가 호흡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급성중독은 드물고 주로 살충제로 니코틴을 사용하다가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흡연자는 니코틴 함량이 적은 순한 담배는 건강에 덜 해롭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 순한 담배를 피우면 혈액 내 니코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연기를 폐 깊숙이까지 들이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몸무게 영향 미친다는 근거 박약 … 생활습관 개선으로 목표 체중 달성해야
 
살을 빼기 위에 흡연을 한다는 사람이 종종 있다. 니코틴이 식욕을 억제하고 체내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작용을 하므로 흡연이 몸에 스트레스를 주고 체내 잉여 열량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흡연과 체중 감소 간 비례관계를 입증한 통계적 근거는 박약하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체중 증가를 비교하는 여러 연구에서도 흡연자의 체중 증가 폭이 더 작다는 사실을 증명해 내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자해적’ 논리도 모순이다.
 
반대로 금연하면 살이 찐다는 말도 있다. 니코틴은 실제 살이 빠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금연하면 흡연할 때와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를 덜 소비하게 되므로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은 금연이 아닌 금단증상을 줄이기 위해 섭취하는 껌, 사탕, 과자, 초콜릿 등에 원인인 경우도 꽤 많다. 금연을 하면 평균 2~3kg 정도 체중이 늘어나는데, 한 달 정도 지나면 금단증상 때문에 단 것을 탐욕하는 성향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 운동 능력도 향상돼 금연 뒤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은진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하면 자연스럽게 입이 허전해지고 공복감이 느껴져 칼로리가 높고 단맛 나는 군것질로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며 “커피보다는 물이나 열량이 적은 무가당 음료를 섭취하거나 양치질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 흡연이라는 습관을 끊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논란 많은 전자담배, 니코틴 액체 기화해 흡입
 
전자담배를 애용하는 인구가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월 정부가 강력한 사용중단 권고를 내렸다.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폐 손상과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이라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청소년은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체를 기화해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든 기기다. 2007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강했다. 일반 담배는 불을 붙이면 유해물질이 발생하지만 전자담배는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라 이 같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액상형은 단기적으로 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울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간 태우는 흡연 습관 상 건강에 나쁜 것은 변함없다. 액상형 담배의 급성 폐질환 최종 조사결과와 장기적인 건강 영향은 이미 세상에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많은 전문가는 전자담배 회사가 주장하는 금연보조제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가향담배가 향 중독성이 강해 일반 담배보다 더 위험하고 끊기도 훨씬 어렵다고 경고한다.
 
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발표된 실험논문에 따르면, 일반담배 노출세포에 비해 전자담배에 노출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유전자 변형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로 전자담배가 인체에 어떤 작용을 미칠지는 다양한 연구와 장기간의 관찰을 통해 지켜봐야겠지만, 일반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2배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부담금이 면제됐던 유사담배도 부담금을 내야 한다. 지난 9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니코틴 용액 1㎖당 525원 수준이었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1050원으로 인상된다.
 
체내 축적된 니코틴, 수분 섭취로 배출 도움
 

체내에 축적된 니코틴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면 중독성을 줄여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니코틴을 배출하려면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니코틴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으므로 물을 자주 섭취하면 체내에 쌓여 있던 니코틴을 희석해준다. 또 니코틴을 비롯한 담배의 각종 유해물질과 체내 노폐물을 몸밖으로 배출한다.
 
흡연을 하면 체내 비타민이 파괴되므로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과, 오렌지, 포도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을 함유한 야채와 과일을 먹으면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고, 흡연으로 인해 손상된 기관지와 폐점막을 재생·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등은 소변에서 니코틴 등 담배 독소를 더 많이 배출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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