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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기로 착각하기 쉬운 ‘뇌수막염’ … 두통·발열 등 감기 초기 증상과 비슷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8-05 1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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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 진단, 영유아·고령층 등 고위험군 예방 접종 중요 … 개인위생 철저해야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지만 피로가 쌓이거나, 일교차나 실내외 온도차를 효과적으로 다스리지 못하면 감염질환에 걸리기 쉽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으로 인해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성질환 위험을 높인다.

   

고열, 두통, 구토처럼 감기 초기 증상으로 가볍게 넘기기 쉬운 증상 뒤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뇌수막염’이다.

   

뇌수막염(Meningitis)은 뇌와 척수를 덮고 있는 수막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구역, 구토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진찰해보면 경부강직이 보인다. 

   

뇌수막은 해부학적으로 가장 안쪽의 연질막, 중간의 거미막, 바깥쪽의 경질막으로 구성된다. 염증은 병원체가 주로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의 뇌척수액 공간을 침투해서 발생한다.

   

뇌수막염은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은 감염원의 종류에 따라 바이러스성, 세균성, 결핵성, 진균성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대체로 고열과 두통이 발생하며 심하면 혼수상태, 경련 발작, 뇌염에 이를 수도 있다. 원인에 따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가장 흔한 형태다. 그 중에서도 수족구병 바이러스의 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가 90%를 차지한다. 콕사키바이러스와 에코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정상적인 면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1~2주 내에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드물게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포진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처럼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가장 심각한 형태로, 폐렴구균, 수막구균, 대장균 등의 세균 감염으로 발생한다. 합병증 발생 위험 및 치명률이 높으며 증상이 빠르게 악화된다. 생존하더라도 청력 손실, 인지 기능 저하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신속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데 10~14일 이상 치료해야한다. 

   

결핵성 뇌수막염은 증상이 비특이적이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세균성이나 결핵성은 사망률이 높고 치유된 후에도 인지기능장애, 뇌혈관장애, 반복적인 경련발작 등 후유증이 남는 수가 많다. 진균성 뇌수막염은 면역저하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비감염성 뇌수막염은 병원체 감염 없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특정 약물이나 자가면역질환, 암세포의 뇌척수액 공간 침범 등이 원인이다. 경우에 따라 감염성 뇌수막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무균성 뇌수막염(aseptic meningitis)은 뇌수막에서 세균배양이 되지 않은 감염성 뇌수막염을 일컫는 용어다. 장 바이러스나 리케치아균 등에 의한 감염이 이에 해당한다. 무균성 뇌수막염의 80% 이상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대개 감기가 걸리는 전후에 나타난다. 대부분 7~10일이면 거의 완전히 회복되는 양성 질환이다. 다만 드물게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뇌수막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기 때문에 뇌수막염 발병 시 치료를 제때 하지 못하면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소아는 신경계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난청, 뇌전증, 수두증, 뇌성마비, 뇌농양 등이, 성인에서는 뇌혈관질환, 뇌부종, 뇌내출혈 등 중추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3년여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마스크 착용을 마감하고 마스크를 벗으면서 감기 바이러스를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바이러스감염에 취약한 상태라 유의해야 한다.

   

빠른 진단과 병원 이송이 중요 … 목의 심한 통증, 두통·고열의 장기간 지속 등이 뇌수막염 의심 증후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기운이 없거나 보채는 증상, 앞숫구멍(fontanel, 신생아나 유아의 머릿뼈 윗면의 납작뼈들이 완전히 밀봉되지 않아 남아 있는 숨구멍)이 불룩해지는 등 특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이 나고, 두통을 호소한다고 해서 무조건 여름감기나 냉방병, 장염, 위염 등으로 오인하고 감기약이나 진통제만 먹이는 것도 위험하다. 

   

뇌수막염은 심한 경우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구토와 고열로 탈진이 돼 몸이 처진다. 이 같은 증상이 감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나타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보고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드물게 귀국 후 세균성 뇌수막염을 보이기도 하므로 유의한다.   

   

진단과 치료 … 뇌척수액으로 확진, 바이러스성은 보존적 치료, 세균성은 항생제 

   

진단은 요추천자를 통해 뇌척수액을 채취해 백혈구 수, 단백질, 당 수치 등을 분석해 염증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 시 병원체 PCR 검사, 항체검사, 배양검사 등을 시행한다. 검사 전에는 뇌압 상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볼 수도 있다. 혈액검사도 함께 진행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무균성이나 바이러스성은 대체로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되며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서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수액 공급과 해열제 투여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원인일 경우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조기에 광범위 항생제를 정맥으로 투여해야 한다. 고열, 뇌압 상승, 경련 등 증상에 따라 보조치료도 병행된다. 곰팡이 감염은 항진균제를 사용하고,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김태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김태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세균성 뇌수막염이 의심되는 경우 광범위 항생제를 신속히 투여해야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며 “2주 이상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고령자나 면역저하자는 예후가 더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뇌수막염은 백신 접종과 개인 위생 관리로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구균, 수막구균, Hib(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 백신은 세균성 뇌수막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영유아,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손 씻기, 기침 예절, 환자와의 밀접 접촉 시 예방적 항생제 투여 등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뇌수막염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건강한 성인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으나, 영유아나 면역력이 감소된 만성질환자, 노인 등에서 전염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부터 증상을 보인지 10일 후까지 전염력이 지속된다. 주로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침, 가래, 코 분비물과 같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서 옮긴다. 감염된 사람이 만진 것을 건드리거나 악수를 한 뒤 코나 입, 눈 등을 비빌 때 쉽게 감염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송준섭 의정부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영유아의 경우 공동생활을 하는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순식간에 한꺼번에 전염되기도 한다”며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변정혜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예방을 위해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하며, 장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에 많이 있기 때문에 대변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며 “여름철에는 수돗물은 물론 정수기의 물도 끓여 먹는 게 좋고, 음식은 항상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에서 간호할 때는 우선 실내 온도를 20~22도, 습도는 60% 정도로 유지하며, 대부분 열이 동반되므로 해열제를 구비했다가 응급처치 해주면 해열 작용과 함께 진통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때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마사지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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