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대 12개의 혁신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중국 제약기업 장쑤항서의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江蘇恒瑞醫葯)과 제휴키로 합의했다고 28일(영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개발 대상 프로그램들은 호흡기치료제, 면역계 및 염증질환(I&I) 치료제, 항암제 등으로 GSK는 잠재적 계열 최고 또는 최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기존 자산을 보강할 방침이다.
계약에 따라 GSK는 선불 계약금 5억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12개 혁신치료제에 대한 옵션이 행사되고, 전체 성과금이 지급될 경우 장쑤항서의약은 약 120억 달러의 마일리지를 지급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시판 후 매출액 단계별 로열티를 수수할 수 있다.
우선 GSK는 이번 계약으로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 범 중화권을 제외한 글로벌 마켓에서 잠재적 계열 최고 치료제 후보물질 ‘HRS-9821’의 독점권을 확보하게 됐다. HRS-9821은 배경요법제와 무관하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유지요법용 보조요법제로 임상 단계의 개발이 진행 중인 포스포디에스테라제 3/4(PDE 3/4) 저해제의 일종이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지속적인 호흡곤란에 직면하고 있거나,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생물학적제제를 투여받을 수 없는 환자를 겨냥한다. 이는 가장 광범위한 적응증을 보유한 COPD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GSK의 야심을 반영한다.
GSK는 이와 관련, 지난 5월에 IL-5 억제제 계열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 mepolizuma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또 미국 머크(MSD)는 이달 11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하기 위해 영국 기반의 호흡기질환 전문 제약사 베로나파마(Verona Pharma)를 10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MSD는 계열 최초의 포스포디에스테라제3(PDE3) 및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DE4)의 선택적 이중 억제제인 ‘오투베이르’(Ohtuvayre, 성분명 엔시페린 ensifentrine)를 확보했다.
HRS-9821은 1상과 전임상시험에서 기관지 확장과 항염증 작용이 증강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더욱이 사용이 간편한 건조분말 흡입제 제형으로 개발이 가능해 기존 흡입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전략적 기대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GSK는 이밖에 최대 11개 개발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장쑤항서의약은 이들 프로그램과 관련, 중국 이외에서 충원된 피험자들까지 포함한 가운데 최대 1상 임상시험 단계까지 개발을 진행키로 했다.
GSK는 1상이 종료된 단계 또는 이보다 이른 단계에서 중화권을 제외한 글로벌 마켓에서 개별 프로그램들의 후속 개발과 판매를 진행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했다. 아울러 일부 프로그램들에 대한 대체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다.
GSK의 토니 우드(Tony Wood) 최고과학책임자는 “장쑤항서의약과 함께 이처럼 고무적인 합의내용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덕분에 이미 폭넓은 범위에 걸쳐 확보되어 있는 우리의 파이프라인아 한층 더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약으로 검증된 표적들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면서, 환자들에게 최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들의 진행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쑤항서의약의 프랭크 장(Frank Jiang) 부총경리 겸 최고 전략책임자는 “이번 전략적 제휴가 세계화를 위한 장쑤항서의약의 여정과 각국의 환자들을 위해 혁신적이고 품질 높은 첨단 치료제들 선보이고자 하는 우리의 사명과 관련한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GSK가 보유한 연구개발 전문성과 견고한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 폭넓고 광범위한 인허가 역량 등이 우리가 보유한 PDE3/4 저해제를 비롯한 혁신적인 프로그램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각국의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들을 선보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의 협력은 최대 11개에 달하는 추가적인 혁신치료제들의 개념증명(proof-of-concept) 단계 연구개발 규모와 속도를 배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항서의약은 올해 5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되며 12억9000만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한국의 HLB와도 협력 중인 제약사로, 자체 개발 PD-1 억제제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 HLB의 리보세라닙(rivoceranib) 병용요법으로 간암을 적응증으로 삼아 FDA 승인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