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독감(인플루엔자)은 매년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감염병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독감 유행 패턴이 예측하기 어렵게 변화됐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던 시절에는 2년 이상 독감 유행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2022년 9월부터 유행이 시작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후 크고 작은 유행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후 22개월 만인 2024년 7월에 이르러서야 독감 유행주의보가 해제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이렇게 오랜 기간 독감 유행이 지속된 경우는 없었다”며, “최근 독감 환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지난 12월 20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5개월 만에 다시 발령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플루엔자 유행은 학생들 방학의 영향으로 대규모 유행보다는 중간 규모의 유행이 최소 1~2개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전망했다.
신 연구위원은 “독감의 고위험군(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은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므로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지금이라도 백신접종을 권한다”며 “특히 65세 이상의 경우 본인 부담이긴 하지만 표준 독감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높은 고면역원성 독감백신(비급여)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은 호흡기 증상보다는 갑자기 발생하는 발열과 두통, 근육통을 주요 증상으로 한다”며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 가급적 최대한 빨리 치료에 들어가야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타인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독감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 학생들의 등교(내년 개학)와 맞물려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시차를 둔 ‘트윈데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변이는 JN.1→KP.2→KP.3→XEC 순서로 우세종이 바뀌고 있다.
모두 기존 면역을 크게 회피하는 변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국내에서 접종되고 있는 JN.1 기반 코로나19 백신이 충분한 예방효과가 있으며, 지난해보다 올해 고위험군 접종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은 지난 여름 비교적 큰 코로나19 유행이 지나갔기 때문에 길게는 6개월 정도 유지되는 자연면역에 의한 유행 억제력도 아직 다소 남아 있어, 코로나19는 당장 유행하기보다는 이번 독감 유행이 정점을 지난 후 순차적으로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3년간 독감과 코로나19는 동시 유행보다는 시차를 두고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고위험군(65세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은 내년 4월까지 백신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미접종자는 백신접종을 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신상엽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실내 환기 등의 기본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호흡기 감염병의 대부분은 예방 및 대응이 가능하다”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