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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오 ‘굴기’ 10선 … ①베이진, 세엘진·암젠·화이자와 제휴, 명실상부 中생명공학 대표기업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0-11-14 01:53:56
  • 수정 2021-09-05 01: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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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조 오일러 창립 … 암젠 31억2100만달러 투자 지분 20.5% 확보, 자체 발굴 FDA승인 신약 ‘브루킨사’로 ‘임브루비카’와 맞장

존 오일러(John Oyler)는 2010년 베이진(Beigene 百濟生物, 百濟神州北京生物科技有限公司)을 공동 창업하기 전 이미 통신연구회사 텔레피아(Telephia)와 위탁연구대행(CRO) 회사인 바이오듀로(BioDuro) 등 2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매각한 바 있다. 그는 이보다 앞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갈라져 나온 갈레네아(Galenea)와 종양학 중심의 젠타(Genta)를 CEO로서 경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진과는 끝까지 함께 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진 로고
목표는 암, 특히 중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형에 초점을 맞춘 ‘중국의 제넨텍’ 건설이다.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중국은 암 인구가 큰 나머지 때로는 모두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
 
다른 많은 중국 바이오테크와 마찬가지로 베이진은 서양에서 훈련받은 바이오제약 전문가들이 경영진으로 나서 태어났다. 그 중에는 2004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U.S.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당선된 저명한 생화학자인 공동 창업자 왕샤오동(Xiaodong Wang, 王曉東)이 포함돼 있다. 파이프라인을 키우고 직원들을 늘린 이 회사의 임원들은 외국계 바이오제약 회사에 근무했다는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
 
오일러는 2017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매우 강력한 태동기의 산업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렇게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돌아온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베이진의 성장 경로 역시 주요 다국적 바이오제약사들과의 관계로 점철돼 있다. 7500만달러 어치 시리즈A 모금을 3년 여 앞둔 2011년에는 미국 머크(MSD)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멋진 소식이 전해졌다.
 
2013년 베이진은 PARP 억제제 ‘파미파립’(Pamiparib, 코드명 BGB-290) 및 RAF 이량체(dimer) 억제제 ‘리피라페닙’(Lifirafenib, BGB-283) 두 가지 약물에 대한 권리를 MSD에 매각해 이름을 날렸다. 다만 이 거래는 나중에 중단되긴 했다.
 
베이진은 초기에 자체 개발한 약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까지 회사를 운용하기 위한 수익을 벌어들일 요량으로 다른 많은 중국 스타트업들이 걸어온 것처럼 조기에 인라이선싱(in-licensing)에 발을 담궜다.
 
인라이선싱이란 전세계에 직접 마케팅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 현지에서 생산 및 마케팅 능력을 갖춘 회사에게 라이선스를 주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라이선스를 주는 회사는 아웃라이선싱 회사, 받는 회사는 인라이선싱 회사이다.
 
2011년 베이진은 존슨앤드존슨의 ‘인테투무맙’(Intetumumab)과 MTKi-327을 인라이선싱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대신 두 가지 약 모두 임상시험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베이진의 발전은 이로 인해 느려졌다. 베이진 창업주 피터 호(Peter Ho)를 비롯한 일부 거래 관련자들은 이후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베이진은 인라이선싱 방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8년 말 자임웍스(Zymeworks)의 HER2 표적형 이중항체 자니다타맙(Zanidatamab, 코드명 ZW25)과 이를 기반으로 구축된 항체약물결합제(ADC) ZW49에 대한 아시아 판권을 따낸 것이 그 증거다.
 
인라이선싱은 베이진이 핵심인 종양학 사업을 확대하게 된 연결고리가 됐다. 지난 7월 베이진은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어셈블리바이오사이언스(Assembly Biosciences)로부터 3개의 B형간염 신약후보들을 위해 잠정적으로 5억4000만달러까지 베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중국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베이진의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B형간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엔 전세계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약 3분의 1이 살고 있다.
 
베이진은 2016년에 1억5800만달러 규모로 나스닥 IPO(기업주식공개)에 성공했다. 그러나 베이진의 첫 번째 주요 변곡점은 1년 후에 왔다.
 
2017년 베이진은 세엘진(Celgene)의 ‘아브락산’(Abraxane), ‘레블리미드’(Revlimid), ‘비다자’(Vidaza) 등에 대한 중국내 판권 전권을 흡수하며 중국내 제약 영업기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더욱이 독일 머크세로노(Merck Serono)와 연구개발 계약을 통해 베이진의 R&D 능력은 두 번째로 검증받았다. 머크세로노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탄생한 BGB-A317로 알려진 베이진의 PD-1 억제제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에 대한 아시아 권리를 2017년 6월 세엘진이 2억6300만달러 선불 계약금에 마일스톤까지 약속하고 사갔기 때문이다. 세엘진은 또 베이진에 11일간 평균 주가에 35%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인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베이진에게 좋은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암젠은 27억달러를 투입해 베이진의 지분 20.5%를 가져갔다. 이어 올 7월 베이진이 또 한차례 공모를 할 때 지분 유지를 위해 4억21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유상증자 참여).
 
관련기사: 암젠, 中 베이진 제약사 지분 20% 27억달러에 인수

암젠과의 거래는 매우 포괄적이었다. 베이진은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엑스지바주’(Xgeva 성분명 데노수맙, denosumab),  다발성골수종(multiple myeloma, MM) 치료제 ‘키프롤리스주’(Kyprolis 성분명 Carfilzomib, 카르필조밉), 재발·불응성 급성림프모구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치료제 ‘블린사이토주’(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 등에 대한 중국 판권을 갖고 있다. 다만 키프롤리스와 블린사이토는 아직 중국에서 후기 임상 중이다.

베이진은 암젠이 20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개발할 수 있도록 중국 현지의 임상개발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이 약들의 중국 내 판권을 부여받게 된다.
 
베이진의 자체 신약개발 프로그램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베이진은 자체 발굴한 소분자물질인 
BTK 억제제 ‘브루킨사’(Brukinsa, 성분명 자누브루티닙 Zanubrutinib)은 첫 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얻고 자축할 수 있었다. 과거 치료 전적이 있는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 MCL)에 대한 적응증을 가속승인을 통해 획득했다. 이 약은 중국 암 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베이진은 브루킨사의 프로필에 대해 자신이 넘친 나머지 존슨앤드존슨과 애브비가 시장을 선도하는 발덴스트룀거대글로불린혈증(Waldenström’s macroglobulinemia, WM, 원발성 고분자글로불린혈증, 혈장 내 lgM 증가) 환자를 대상으로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와 브루킨사를 1대1로 비교하는 고비용 고위험의 모험을 감행했다. 


비록 이 임상이 완전반응이나 매우 좋은 부분반응 등에서 우월성을 보이지 못해 야심찬 주요 핵심지표를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브루킨사의 수치적 효능의 이점과 더 나은 내약성 프로필에 주목했다.
 
PD-1 억제제 티스렐리주맙은 세엘진이 지난해 1월 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합병된 이후 같은 계열의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와 충돌되자 베이진에 반환했다.
 
그러나 베이진은 올 3월에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티스렐리주맙을 중국의 레드오션인 PD-1/L1 억제제 시장에 출시했다. 이 회사는 최근 비소세포폐암에서 이 약과 화학항암제를 조합한 병용요법에 대한 긍정적인 중국 시험 결과를 보고했다.
 
중국산 의약품 4종을 포함한 이미 8개의 PD-1/L1 치료제가 시중에 나와 있기 때문에 면역관문억제제(checkpoint inhibitor) 시장 경쟁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훨씬 더 잔혹하다. 앞으로도 시스톤파슈티컬스(CStone Pharmaceuticals) 등을 포함한 더 많은 중국 회사들이 관련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시스톤은 경쟁 PD-L1 치료제인 슈게말리맙(Sugemalimab, 코드명 CS1001)과 항PD-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 ‘CS1003’에 대한 현지 판매 권한을 화이자에게 양도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화이자는 지난 9월말 시스톤의 지분 9.9%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한달 뒤인 지난 10월말에는 미국의 신생 스타트업 EQRx가 수게말리맙과 항PD-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 ‘CS1003’에 대한 중국 외 판권을 사들였다.
 
이제 베이진은 중국 생명공학 산업의 상징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2016년 말 300명 정도였던 이 회사는 2020년 1월 기준 약 3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 17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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