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GA 기준 지표 충족, 3상 진입 유망 … JAK억제제 약점인 정맥혈전증 부작용 없어 … 12주차 EASI 변화는 미충족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아레나파마슈티컬스(Arena Pharmaceuticals)이 개발 중인 차세대 1일 1회 경구용 고선택적 스핑고신 1-인산염(sphingosine 1-phosphate, S1P) 수용체 조절제의 일종인 에트라시모드(Etrasimod)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 AD) 관련 2b상 임상시험인 ‘ADVISE’의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를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아레나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인 크리스 카벨(Chris Cabell)은 “오늘은 피부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군에서 에트라시모드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고 중추적인 3상 프로그램에 대한 용량 및 3상 임상 방식 디자인을 결정하는 데 핵심 목표에 도달한 아레나에게 중요한 날”이라며 “특히 아토피피부염에서 새로운 작용 기전으로 2상을 수행하는 것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이번 임상시험에서 에트라시모드의 이점은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트라시모드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서 3상에 진입하길 기대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코디네이터, 의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ADVISE 시험 참가자들은 AD 시장의 40%를 상회하는 중등도 환자 인구를 대표하도록 설정됐다. 즉 아토피 피부염 관련 검증된 조사자 글로벌 평가 (Validated Investigator Global Assessment(vIGA)-AD) 지표로 기저치(치료전) 기준으로 중등도 환자가 82.9%를 차지하도록 피험자가 구성됐다.
vIGA-AD가 O점이면 완치, 1점이면 거의 완치, 2점은 경증, 3점은 중등도, 4점은 중증으로 평가한다.
1차 분석 결과 2mg 에트라시모드 투여군의 거의 3분의 1이 3상 임상 진입을 위한 FDA 주요지표인 vIGA(검증된 글로벌 조사자 평가) 기준으로 0점 또는 1점에 도달했다. 특히 vIGA 지표 기준으로 개선된 환자 비율이 12주차 시점에서 위약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습진 부위 면적 및 중증도 지수(Eczema Area Severity Index, EASI)와 기저시점에 비해 최소한 75% 개선됐음을 뜻하는 EASI 75), 소양증(가려움증) 완화 최고 개선치(peak change)에서 에트라시모드 2mg 투여군은 4주차에 조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에트라시모드는 위약에 비해 12주차의 기저치 대비 2b상 주요 지표인 EASI 변화를 충족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12주간의 연구는 효과가 정체 상태를 유지하지 않았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시험(1상)과 마찬가지로 최저용량에서 심박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집단 전체에 걸친 심각한 부작용(Serious Adverse Event, SAE)도 전혀 없었다.
에트라시모드 투여군은 정맥혈전증 증상, 기회감염성 혹은 중증 감염, 황반부종, 결막염, 여드름, 대상포진의 경우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1세대 S1P 수용체 조절제와 관련된 다른 일반적 부작용도 이 시험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인터루킨 4(IL-4) 및 인터루킨 13(IL-13)을 억제하는 사노피의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듀필루맙, dupilumab)가 아토피피부염 시장을 석권하는 가운데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JAK억제제는 혈전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의심돼 상승세의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치료 후 4~8주에 에트라시모드 2mg 집단의 19%(9명)이 약물 안전성과 관련이 없는 투약 중단을 겪었다. 완전한 치료를 받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보완 분석 결과(post-hoc Completer Analysis)로 투약 중단군을 보정했을 때 에트라시모드 2mg 투여군은 위약(4주 및 12주), 4주차 EASI-75, 12주차 vIGA, 8주차 소양증 등과 관련한 EASI 점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투여 중단군을 감안한 참가자 집단의 분석은 에트라시모드의 약력학(Pharmacodynamics, PD, 약리기전과 약물상호작용 연구)와 일치했다. 투여를 재개하자 약효 감퇴 효과(withdrawal)가 감소하고 효과가 다시 나타나는(Recapture) 양상을 보였다.
아레나파마슈티컬스는 이번 중등도 AD 환자군에서 나온 설득력 있는 임상 프로파일에 기초해 3상 임상시험에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 마운트시나이 의료센터 의학대학원 염증성 피부질환 연구소장 엠마 구트만(Emma Guttman)은 “위약과의 초기 차별화를 보여주는 에트라시모드의 효능과 12주까지의 지속적인 개선과 긍정적인 안전성 프로필에 고무됐다”며 “이번 데이터는 다음 단계 임상으로 발전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 의학대학원 피부과의 조나단 I. 실버버그(Jonathan I. Silverberg) 부교수는 “ADVISE 시험의 결과가 유망하다. 특히 vIGA의 개선에 의해 측정된 효능은 3상 임상 프로그램의 용량과 디자인을 설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레나는 향후 의학 학술대회 및 동료 심사 저널에 게재할 수 있도록 ADVISE 시험의 추가 데이터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 16일에는 에스트라시모드의 궤양성대장염에 관한 3상 ‘ELEVATE UC 12’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중등도~중증에 이르는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에트라시모드 2mg을 1일 1회 경구 투여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아레나파마슈티컬스는 일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가진 비만치료제 ‘벨빅정’(성분명 Lorcaserin, 로카세린)을 개발한 기업으로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제약사다. 지난달 미국 제약전문지가 뽑은 피인수 대상 유력 기업으로 11~20위권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