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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의 치매 신약후보 ‘아두카누맙’ 승인 논란 … ‘사기’냐 ‘정치력’이냐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0-11-07 02:55:13
  • 수정 2021-06-11 00: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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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상 데이터 2건중 유리한 하나만 채택하려는 바이오젠, 동조하는 FDA … 통계적 편향으로 과학성 훼손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인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승인 여부에 미국 의료계 제약계 주식투자자 정계 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수의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이번엔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아두카누맙은 도덕적, 과학적인 이유 양면에서 승인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인 가능성에 돌연 무게가 실린 것은 지난달 30(현지시각)일 바이오젠과 파트너인 에자이가 유럽의약청(EMA)이 아두카누맙 마케팅허가(시판승인)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관이 홈페이지에 게재된 의약품 검토 문서(PDF파일)를 통해 “바이오젠의 후기 임상 연구결과는 매우 설득력이 있고, 아두카누맙의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문서는 삭제된 상태다.
 
때마침 6일 FDA 자문위원회가 소집돼 이 안건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6일 늦은 저녁(한국시간 7일 정오께)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자문위의 승인 결정은 구속력이 없지만 승인 쪽으로 결론이 나면 관례상 FDA로 따라 왔다.
 
관련기사: 바이오젠, 실패한 치매 신약후보 ‘아두카누맙’ 임상 결과 재해석 통해 BLA 제출

바이오젠은 지난 7월 8일 기어코 FDA에 아두카누맙의 바이오신약승인신청(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을 제출했다. 지난해 3월 임상 3상 중간평가 결과 주요 효능을 충족시키지 못해 중단했던 바이오젠은 지난해 10월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할로윈 주간을 앞두고 다시 허가 신청을 내겠다며 부활을 선언하더니 기어코 실행에 옮겼다.
 
제출된 임상자료는 초기 및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두 건의 3상시험인 EMERGE(일명 302연구)와 ENGAGE(일명 301연구), 1b상 ‘PRIME’ 시험 1건 등 총 3건이다.
 
EMERGE 연구에서 아두카누맙을 최고용량으로 투여받은 환자는 임상적 치매 측정 척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ENGAGE 연구의 동일 환자군은 인지기능이나 치매 척도 등에서 위약 복용 환자군보다 더 나쁜 결과를 보였다.
 
더욱이 3상인 ENGAGE는 2019년 3월 무용성 평가(Futility Analysis)에서 완전히 실패해 바이오젠이 연구를 멈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회사 측은 7개월 후 180도 태도를 바꿔 해당 분석이 ‘정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이 무용성 평가는 아두카누맙을 고용량으로 투여받은 환자가 너무 소수로 배정된 데이터 세팅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회사 측은 추가자료를 통해 아두카누맙이 임상적 기능 쇠퇴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로고
바이오젠은 잃을 게 거의 없으며, 수 년 간 진척된 연구개발 실패과 자사의 주요 자산이 빈곤하다는 압력을 받은 끝에 재심사 요청을 강행했다. 지난달 21일 미국 의학전문지 ‘바이오파마다이브’는 바이오젠의 최근 실적 보고서를 분석하면 결정적인 전투에서 패배해 설 자리를 잃고 있었고 승인 전망이 불투명한 실험용 약물(아두카누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회사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텍피데라’(Tecfidera 성분명 디메틸푸마르산염 Dimethyl fumarate)가 특허 보호소송에서 지난 6월 패소했고,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주(Spinraza 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 Nusinersen)’는 경구약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슈의 ‘에브리스디’(Evrysdi 성분명 리스디플람 risdiplam)에 밀리는 양상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 영업은 바이오젠에, 미국 영업은 머크(MSD)에 맡기고 있다. 일각에선 아두카누맙의 승인 전망 가능성에 바이오젠의 주가가 3일 종가 247.01달러에서 4일 최고가 360.82달러로 급등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큰 빛을 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15% 갖고 있지만 삼성은 바이오젠 지분을 전혀 갖지 않고 있다. 아두카누맙이 승인받으면 삼성이 위탁생산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 아래 삼성바이로직스 주가도 이틀 연속 동반 상승했다.
 
FDA는 지난 4일, 이틀 후 열릴 자문위원회에 앞서 자문위가 기본적으로 바이오젠의 데이터의 판독 오류에 문제가 있음을 거의 동의했고 아두카누맙이 대체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브리핑 문서를 통해 공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결정은 내년까지 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예상보다 이르게 결정날 분위기다.
 
데이터는 빈약하다. 부정적인 연구 결과와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있지만, 긍정적인 연구 결과는 깊숙한 곳에서 끄집어내야 할 정도다. 바이오젠은 결과를 가능한 한 치장하려고 애쓰겠지만, 결국 아두카누맙은 치료요법이 아니고 기껏해야 환자 일부에게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비극적인 질환 중 하나이고 사망을 앞당기는 주요 원인 질환이다. 그동안 몇가지 치료제가 나왔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완치는 고사하고 증상을 다스릴 수 있는 질병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s)마저 없는 실정이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의 약리적 기전을 뒷받침해주는 베타 아밀로이드 관련 연구 논문은 수년 동안 시차만 달랐을 뿐 실패를 거듭해 지금은 ‘용도 폐기’ 수준이다. 여러 해 동안의 연구의 주요 초점은 시차를 두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도네페질 성분의 약물은 국내서 혈관성 치매 적응증에 수년 전 삭제됐고 갈수록 처방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연구를 그만둬야 할 때로 보고 있지만. FDA가 승인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의사들도 놀랄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빈사 상태의 연구를 부활시킬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이런 징후는 비슷한 연구개발을 해 온 릴리 같은 제약사의 주가가 FDA 문서 공개만으로도 껑충 뛴 데서 감지된다.
 
투자회사 에버코어(Evercore)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직설적으로 승인을 예상한다고 적었다. 그 이유는 “FDA 내 정치적 영향력이 알츠하이머 자문위원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라며 “FDA가 알츠하이머 신약을 승인해야 할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초 스티븐 한(Stephen Hahn) FDA 국장이 내정될 때부터 이런 기미가 엿보인다는 관측을 내놨다. FDA는 정치가 아닌 과학을 따라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에버코어는 또한 FDA 브리핑 문서들이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여기에 예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통계학자가 리뷰한 결과 주 검토자의 핵심 결론과 핵심 라인이 일치하지 않는 결론을 내렸다”고 썼다. 두 개의 연구결과가 있는데 제일 좋은 연구 하나만 사용하고 딱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그것은 매우 편파적이라는 게 통계학자의 시각이다.
 
자문위원회는 두 개의 임상자료 중 하나만 선택하고 하나는 버린 것을 논의할 것이고 바이오젠이 순탄하게 승인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바이오젠으로서는 승인받아야 할 필요성은 명확하다. 이 약으로 연 50억~1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제네릭 약물 등장으로 미래 손실을 메우기 위해 필수적이다. 글로벌데이터는 2028년 아두카누맙이 세계 8대 제약 거대시장(8대 메가마켓, 8MM,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일본 중국)에서 41억달러를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간 현재 스티븐 한을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어두운 상황에서 FDA가 내년까지(올 연말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스티븐 한 FDA 국장을 해임하고 새 인물을 지명할 수 있다. 새 국장이 FDA가 승인 기준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면 아두카누맙의 운명은 급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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