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달러 선불에 20억달러 마일스톤 … ALS 및 FTLD 관련 신약개발 … 빅파마 잇단 스타트업과 제휴, 중추신경질환 회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약 스타트업체 인시트로(Insitro)와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lobar dementia, FTLD, 이마관자엽치매)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筋萎縮性側索硬化症,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일명 루게릭병) 등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밝혔다.
BMS는 인시트로에 5000만달러를 선불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발굴·개발·허가· 상용화에 따른 마일스톤(milestone)으로 20억달러 이상을 챙겨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시트로는 또 단기 운용자금 마일스톤으로 2000만달러를 받고, 개발된 약품이 시장에 출시될 경우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인시트로는 이달 초 미국 머크(MSD) 연구소 책임자 로저 펄무터(Roger Perlmutter)를 책임 이사로 영입했다. 내년 1월 은퇴를 앞둔 펄무터는 2013년 MSD에 입사해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코로나19백신 등 100여개의 의약품을 허가받은 일꾼이다.
또 지난 22일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신물질 라이브러리인 DNA Encoded Libraries (DELs)를 보유한 헤이스택사이언스(Haystack Sciences)를 비공개 금액에 인수했다. 유니크한 DNA 염기서열로 합성된 다양한 조합형 화학물질을 갖춘 게 장점인 회사다. 헤이스택의 nDexer란 머신러닝 시스템은 인시트로의 것과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시트로는 또 시리즈B 라운드에서 1억4000만달러 이상을 확보하는 등 분주한 2020년을 보내고 있다.
한편 BMS는 이번 계약으로 한 동안 손을 뗐던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재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0년 동안 이 분야 신약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발길을 옮긴 다른 빅파마와 마찬가지로 BMS도 회귀를 준비하고 있다.
BMS의 신경과학 연구 및 초기개발 책임자인 리차드 하그리브즈(Richard Hargreaves)는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실험 플랫폼으로부터 생성된 머신러닝과 데이터는 신약을 발굴하고 설계하는 방법을 재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에 따라 BMS는 인시트로가 발굴한 다수의 표적을 선택할 수있는 옵션을 갖는 한편 임상 연구, 인허가, 상용화를 진행시키기로 했다.
창업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는 인시트로는 작년 4월에 길리어드사이언스와도 유사한 계약을 했다. 3년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조건으로 1500만달러의 선금과 2억3500만달러의 마일스톤, 3500만달러의 단기운용 마일스톤 등을 제공받았다.
BMS와 인시트로의 짝짓기는 FTLD와 ALS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신경과학에서의 과거에 진행했던 발자취를 되찾고자하는 다른 제약사의 뒤를 쫓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예컨대 지난 6월 24일에 미국 머크(MSD)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캠브리지 소재 유매니티테라퓨틱스(Yumanity Therapeutics)로부터 FTLD와 ALS 관련 신약후보물질 2가지를 라이선스 도입했다. 당시 선불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차후 성공적인 개발 및 발매가 이뤄질 경우 성과금 등을 포함해 유매니티는 최대 5억달러를 지급받기로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초에 애브비는 캠브리지 소재 보이저테라퓨픽스(Voyager Therapeutics)와 팀을 이루어 신경장애에 대한 유전자치료제를 연구개발에 나섰다. 알츠하이머병이 주된 초점이었지만, 당시 애브비 경영진은 양사간 제휴가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 및 FTLD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