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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EQRx, 겁없이 중국 시스톤제약에 13억달러 베팅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0-29 01:05:41
  • 수정 2020-11-17 00: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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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세포림프종 항PD-L1 수게말리밥, 간세포암 항PD-1 도입 … ‘빠른 개발, 조금 싼 약가’로 시장공략 창업 모토 지켜질지 의문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EQRx를 창립한 알렉시스 보리시 CEO 겸 이사회 의장
올 1월 갓 출범한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스타트업 신약개발 기업인 EQRx가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에 기반을 둔 시스톤제약(CStone Pharmaceuticals, 基石藥業
)으로부터 두 가지 실험용 항암제를 선불 계약금 1억5000만달러, 추가 마일스톤 최대 11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고 27일(미국 현지시각, 중국 26일) 밝혔다.
 
시스톤은 이번 계약으로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는 항PD-L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인 수게말리맙(sugemalimab, CS1001)과 항PD-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 ‘CS1003’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되 그 외 지역에서는 EQRx가 전권을 갖게 된다.
 
후기 단계(3상) 임상 중인 두 약물은 미국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에서 다양한 종양에 사용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와 유사한 효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EQRx는 인체가 자연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면역반응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에 대적해 현재 가장 잘 팔리는 면역관문억제제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MSD의 키트루다는 지난해 55% 매출이 신장하며 1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25년이면 두 배인 220억달러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 EQRx는 가장 탐욕적인 시장에 단숨에 숟가락을 올리게 된 셈이다.
 
EQRx는 만약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제품보다 조금 더 싼 가격으로 시장을 점령할 계획이다. 이는 창립 당시의 이 회사 모토다.
 
수게말리맙은 동종 계열 최강의 항암제라고 시스톤은 설명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20일 이 약을 난치성 림프종의 하나인 T세포림프종( T-cell lymphoma) 치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T세포림프종의 일종인 결절외 자연살해세포/T세포림프종(extra-nodal natural killer cell/T-cell lymphoma, ENKTL)은 진단이 어렵고 매우 악성이어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적응증으로 판단되고 이다. 중국에서는 ENKTL이 전체 림프종 환자의 6%를 차지하며 1년 생존율은 20% 이하다. 중국서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단일요법으로 6%가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CS1003도 간세포암의 FDA 희귀의약품 목록에 올랐다.
 
시스톤은 “수게말리맙과 CS1003은 여러 암종에서 병용요법 시 기본약물(backbone molecules)이 될 수 있다”며 “EQRx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라이벌 의약품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톤은 2015년 말 장쑤성 쑤저우에 설립됐으며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저렴한 대안을 개발, 기존 제약사에 도전하고 있다. 면역-종양학 결합 치료제를 전략 상품화하고 있으며 15개 항암제를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시스톤은 이번 EQRx과의 계약에 앞서 지난 9월 30일 화이자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시스톤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주당 1.75달러에 주식 1억1600만달러를 매입했고 나머지는 현금을 지급했다. 양사는 중화권 시장에서 추가적인 종양학 자산을 위해 선별적으로 공동 라이선싱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암젠과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머크(MSD)가 중국에서 생산과 영업망을 구축해놓고 선점 경쟁에서 나선 터라 화이자로서도 협력 파트너 구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2016년 화이자는 중국에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지 구축 등을 위해 3억5000만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2019년에는 상하이로 특허만료 의약품의 마케팅 본부를 옮겨 비 대도시 지역의 시장을 공략하려 애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중국의 의약품 소비량은 1410억달러에 이르면 2020~2024년에 매년 5~8%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기업과 거래를 트려는 다국적 기업은 화이자뿐만이 아니다. 앞서 중국 베이징의 베이진(Beigene 百濟生物, 百濟神州北京生物科技有限公司)은 지난해 11월 지분 20.5%를 암젠에 27억달러에 넘기면서 협력적 관계를 맺었다. 이를 통해 베이진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암젠은 자사의 유망 품목을 대거 중국에 론칭하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또 쑤저우의 항암제 및 대사질환·자가면역성 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信達生物制葯)은 지난 6월 스위스 로슈로부터 2가지 항암제 플랫폼을 도입하고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판권을 되넘기는 조건으로 최대 21억달러를 챙기는 계약을 맺었다.
 
신생 벤처로서 시스톤과 당돌한 거래를 맺은 EQRx는 이미 두 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놓고 있다. 지난 7월 2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ESEARCH TRIANGLE PARK) 소재 G1테라퓨틱스(G1 Therapeutics)로부터 와는 CDK 4/6 억제제 유방암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레로시클립(lerociclib)을 선불금 2000만달러, 마일스톤 2억9000만달러에 도입했다.
 
이 계열 약물로는 화이자의 ‘입랜스캡슐’(Ibrance, 성분명 팔보시클립, palbociclib), 한국릴리 ‘버제니오정’(Verzenio 아베마시클립, Abemaciclib), 한국노바티스 ‘키스칼리정’(Kisqali, 리보시클립, Ribociclib) 등 대표적인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들이 포진해 있다.
 
같은 날 중국 상하이의 장쑤한서파마슈티컬그룹(Jiangsu Hansoh Pharmaceutical Group, 豪森藥業)으로부터는 T790M 유전자 변이를 갖는 EGFR을 억제하는 알모너티닙(almonertinib)을 1억달러(선불금 및 마일스톤 포함)에 인수했다. 알모너티닙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과 같은 기전이다.
 
현재 레로시클립은 중국에서 임상 초기 단계(1상)이고, 알모너티닙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Iressa 성분명 게피티닙, Gefitinib)과의 병용요법으로 3상을 진행 중이다.
 
EQRx의 알렉시스 보리시(Alexis Borisy) CEO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겠다”며 “빨리 시장에 내놓는 게 관건이지 가격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즉 이미 개발 중인 약물을 입도선매에 상용화하고 가격은 기존 1등 제품보다 조금 떨어뜨리는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2025년까지 첫 제품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나 리딩 제품과 직접 비교 임상을 통한 신속한 허가 진행과 시장 장악 의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또 오리지널이 유럽시장에서 미국보다 싸게 팔리는 것에 대해서도 ‘깜작 놀랄 일(mind-boggling)’이라고 말해 결코 획기적으로 싼값에 자사 의약품을 시장에 내놓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보리시는 1999년 콤비나토Rx(CombinatoRx)를 창업한 것을 시작으로 파운데이션메디신(Foundation Medicine), 블루프린트메디신(Blueprint Medicines), 셀시우스테라퓨틱스(Celsius Therapeutics), 릴레이테라퓨틱스(Relay Therapeutics) 등을 공동 창업했다. 또 창업 투자자로서 에디타스메디신(Editas Medicine), 마젠타테라퓨틱스(Magenta Therapeutics), 레볼루션메디신(Revolution Medicines), 쓰라이브어얼리어디텍션(Thrive Earlier Detection) 등의 설립에 기여한 베테랑 바이오제약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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