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버드바이오, 겸상적혈구빈혈 유전자치료제 개발서 버텍스 & 크리스퍼테라퓨틱스보다 경쟁 우위
미국의 바이오제약 매체인 피어스바이오테크는 투자전략 회사인 헬스케어에쿼티스트래터지제프리즈LLC(Healthcare Equity Strategy, Jefferies LLC)의 공인회계사(CPA) 제러드 홀츠(Jared Holz)의 도움을 받아 올해 인수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업체 10곳을 선정했다. 이들 10개 업체를 5회에 걸쳐 기업경쟁력과 관전 포인트에 대해 심층 분석해본다.
3. 바이오마린(BioMarin Pharmaceutical) … 1형 뮤코다당류증 치료 ‘알두라자임’, 페닐케톤뇨증 치료 ‘쿠반’ 알짜배기
혈우병A 치료제 ‘발록스’ 8월 FDA 승인 거절, 출시 2년 지연될 듯 … 주가 하락 주요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라파엘(SAN RAFAEL) 소재 희귀의약품 전문 개발사인 바이오마린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인수하기에 좋은 매물로 평가받았다.
이미 1형 뮤코다당류증(mucopolysaccharidosis I) 치료제인 ‘알두라자임’(Aldurazyme, 성분명 라로니다제 Laronidase)과 페닐케톤뇨증(phenylketonuria, PKU) 치료제인 ‘쿠반’(Kuvan, 성분명 사프롭테린 Sapropterin)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들로부터 연간 20억달러 이상을 벌여들여 어떤 인수자에게도 손해를 끼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두 개의 후기 임상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인 A형 혈우병의 ‘발록스’(Valrox 성분명 발록토코젠 록사파보벡 Valoctocogene Roxaparvovec, 최근 상품명을 록타비안 Roctavian으로 변경)와 왜소증의 일종인 연골형성부전증 후보인 ‘보소리티드’(Vosoritide)를 가지고 있다.
보소리티드는 지난해 3월 3상 결과를 발표했고 지난 8월 20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승인을 신청했다. 5~18세 연골형성부전(Achondroplasia, 연골무형성증) 환자 대상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다기관 3상 임상 데이터가 좋게 나와 기대가 되고 있다.
반면 발록스는 지난 8월 19일 FDA 반응종결레터(CRL)을 통해 승인이 거절돼 바이오마린의 주가를 크게 하락시켰다. 약효의 지속성이 떨어져 투여 후 12~18개월이 지나면 혈액응고 8인자 수치가 급격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출혈을 방지하려면 재투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발록스는 유럽에서 아직 심사 중이지만 미국에서는 2년 정도 승인이 지연될 수 있다.
앞서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두 유전자 치료제가 각각 2020년 또는 20201년에 첫 승인되고 10억달러 이상의 판매 잠재력이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2년동안 몇 건의 유전자치료제 기업의 인수 합병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로슈가 지난해 2월 43억달러에 스파크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인수한 것과 아스텔라스가 작년 12월 30억달러에 오덴테스테라퓨틱스(Audentes Therapeutics)를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빅파마들이 이 분야 첨단기술에 대한 욕심을 보여주고, 바이오마린도 충분히 의미 있는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체 제조능력을 구축했다는 게 추가적인 매력을 지닌다.
유전자치료제 부문에 진출하려는 제약사들에게 바이오마린은 여전히 가장 흥미롭고 큰 기회 중 하나다. 특히 주가가 약세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혈우병 유전자치료제로서 매일 먹거나 주사하는 기존 약물에 비해 환자에 접근하기에 용이하며,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더라도 환자당 150만달러라는 가격은 큰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지만 발록스에게 경쟁회사가 없는 건 아니다. 화이자와 상가모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의 A형 유전자치료제 SB-525는 지난해 긍정적 중간 데이터를 보고하고 막 3상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로슈의 스파크테라퓨틱스도 SPK-8011로 경쟁할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 FDA의 발록스 승인 거절 때문에 경쟁업체들은 바이오마린의 후보를 추월할 수 있게 됐다.
다행인 것은 보소리타이드의 유럽 신약시판승인 신청이 지난 7월에 받아들여졌다. 시장에 출시되면 공인된 연골형성부전증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급속히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약을 쓸 수 있는 환자의 20~50%가 첫 해에 보소리타이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4.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 … 진테글로, 베타지중해빈혈에 이어 겸상적혈구빈혈증 적응증 확장 노려
BMS와 재계약한 이데셀도 다발성골수종 첫 세포치료제로 유력 … 검증된 유전자치료 플랫폼, 다양한 항암제 포트폴리오 매력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블루버드바이오는 2019년 5월 29일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12세 이상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transfusion-dependent beta thalassemia, TDT) 환자에 대한 ‘진테글로’(Zynteglo, 성분명 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 Betibeglogene Autotemcel) 유전자 치료법에 청신호를 부여하면서 첫 제품 승인을 얻어냈다. 제조 공정의 변경으로 인해 몇 달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이 바이오기업은 올해 1월 중순부터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초고가 치료제 출하를 개시했다.
제조 단계는 환자의 세포를 유전적으로 코드화하는 데 필요한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상용 유전자 치료제의 공통된 골칫거리였다. 때문에 블루버드의 치료제가 출시 단계로 움직이며 미국에서 규제 관련 신청서를 신청하는 방향으로 넘어간 것은 큰 일보가 아닐수 없다.
최근 블루버드가 차기 신약후보이자 첫 다발성골수종 세포치료제로 기대되는 항 BCMA(B세포성숙화항원, B-cell maturation antigen)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결합 T세포) 치료제 ‘이데셀’(ide-cel, 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idecabtagene vicleucel, 코드명 bb212,1) 개발을 위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재계약한 것은 혈액질환 치료제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BMS 또는 다른 제약회사에 의한 보다 쉬운 인수의 발판이 될 수 있다.
BMS는 지난해 1월 초 740억달러에 세엘진을 인수하면서 세엘진과 블루버드 간 파트너십을 승계했고, 개정된 계약에 의거해 블루버드에 2억달러의 대금을 지불했다. 이는 제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책정된 금액으로, 대신 BMS는 미국 외부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향후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줘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지난 3월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데셀 승인을 신청했으나 제조 공정상의 하자로 출발에서 삐끗해 어쩔 수 없이 보완 제출을 해야 했다. 그 사이 시간을 허비해 BMS는 세엘진 옛 주주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대규모 조건부 가격청구권(contingent value right, CVR) 지급 시한인 내년 3월 31일보다 경우 나흘 앞선 3월 27일에 FDA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건부 가격청구권은 인수·합병 완료 이후 미래에 발생할 성과에 따라 인수한 기업(BMS 및 피인수된 세엘진)의 주주들에게 추가로 이익을 배분하는 제도다. BMS가 세엘진을 인수하면서 일시적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채택한 거래 유형이다.
양사는 프로테아좀(단백분해효소군) 억제제, 면역억제제, 항CD38 항체 등 적어도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치료법을 시도해 본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블루버드는 또 렌티글로빈(LentiGlobin)으로 알려진 진테글로를 내년에 겸상적혈구빈혈증(Sickel Cell Disease, SCD) 적응증으로 신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는 SCD 대상 유전자편집 치료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는 버텍스(Vertex)나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 등 라이벌 바이오기업을 앞서는 행보다.
유럽의약청(EMA)은 내년 미국에서 뇌 부신백질이영양증(Cerebral Adrenoleukodystrophy, cALD) 유전자치료제 ‘렌티-D’(Lenti-D, 성분명 elivaldogene autotemcel, eli-cel, 엘리셀, 엘리발도진 오토템셀)에 대한 승인신청에 이뤄지기에 앞서 가속승인심사(Accelerated Review)를 막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블루버드는 검증된 플랫폼을 가진 상업용 유전자치료제 회사로의 변모하는 동시에 다양하게 짜여진 초기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2년 안에 임상결과가 도출될 여러 항암제 신약개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어서 점점 인수하고 싶은 매력적인 후보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