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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M&A 대전 빅매물 톱10 … 알렉시온, 아마린 심층 해부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0-21 03:50:51
  • 수정 2022-10-02 14: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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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등 희귀질환약 보유 알렉시온 … 스타틴과 처방될 유일한 약 ‘바세파’ 가진 아마린

2019 생명공학 분야에서 약 25건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이뤄졌는데 그 중 14건이 10억달러 규모였다. 바이오기업 간 거래는 업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유행에 적응하려는 와중에 누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도 여전히 활발해 보인다.
 
업계 전체는 아니더라도 대다수 빅파마와 바이오테크들이 경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며 여전히 사업개발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들이 경쟁 증가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잠식 탓에 출시된 지 오래 된 제품의 성장이 둔화되는 어려운 몇 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암운을 드리우는 가운데, 많은 대기업들은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인 회사 자산 인수를 주시하고 있다. 자사의 기존 R&D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같은 욕구를 이제 감추려하지도 않는다.
 
암, 희귀질환, 이보다 다소 덜 흥미로운 중추신경계질환 관련 바이오기업은 잠재적 기업 인수자들에겐 구미가 당기는 피인수 대상이다. 업계가 보유한 제품 파이프라인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구매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형 숍 윈도우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제약 매체인 피어스바이오테크는 투자전략 회사인 헬스케어에쿼티스트래터지제프리즈LLC(Healthcare Equity Strategy, Jefferies LLC)의 공인회계사(CPA) 제러드 홀츠(Jared Holz)의 도움을 받아 올해 인수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업체 10곳을 선정했다. 이들 10개 업체를 5회에 걸쳐 기업경쟁력과 관전 포인트에 대해 심층 분석해본다.
 
이들은 지난해에는 거액의 대규모 인수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중간 규모 거래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점쳤다.
 
홀츠는 올해의 남은 기간 50억달러~100억달러 사이의 거래가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히 피인수 대상 리스트로 자주 보도된 미국 워싱턴주 소재 시애틀제네틱스(Seattle Genetics), 보스턴 소재 버텍스파마(Vertex Pharma), 뉴욕 소재 리제네론(Regeneron) 등은 현재 회사 규모가 커질 만큼 커져 기대치도 높은 만큼 이젠 지난해와 같은 초거대 인수가 유행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간 것으로 단정했다.
 
다만 피인수 대상 목록에 올라 있던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알렉시온(Alexion), 캘리포니아주 소재 바이오마린(BioMarin), 뉴로크라바이오사이언스(Neurocrine Biosciences)는 여전히 인수될 가능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편에 속한다.
 
상위 10위권을 넘어서는 기업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아레나(Arena Pharma)와 레트로핀(Retrophin),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바델(Avadel Pharma), 미국 코네티컷주 소재 바이오헤븐(Biohaven), 미국 매사추세츠 블루프린트(Blueprint Medicines), 카리오팜(Karyopharm Therapeutics), 세이지(Sage Therapeutics), 사렙타(Sarepta), 미국 캘리포니아 인사이트(Incyte),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니큐어(UniQure)가 있다.
 
홀츠는 향후 몇 달 동안 인수합병(M&A)에 가장 참여할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는 암젠, 바이오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길리어드사이언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존슨앤드존슨(J&J), 미국 머크(MSD),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등을 꼽았다.
 
이들 빅파마 중 상당수는 이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거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경영진이 사업개발의 일환으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 알렉시온(Alexion) … ‘솔리리스’에 이어 후속 ‘울토미리스’까지 다양하고 막강한 희귀약 자산  

경쟁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장이 가치 삭감 요인 … 인수 피하려 타 기업 인수했다 ‘투자 실패’ 비난 직면 

지난해 세엘진의 포스포디에스테라제(PDE4) 저해제 건선치료제인 ‘오테즐라(Otezla 성분명 apremilast) 인수에 134억달러를 쏟아부은 암젠을 비롯한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 다수가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시 소재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제약사인 알렉시온(Alexion) 인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이 곳 경영진들은 매각 추진을 압박하는 극단적 투자자들과의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2019년 내내 알렉시온의 경영진은 거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지난해 12월 이를 성명으로 밝혀 확실한 입장을 굳혔다. 하지만 최근 홀로서기로도 2025년 글로벌 수익 90억~1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빅파마와 합쳐지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렉시온은 그동안 오랜 세월에도 거래 없이 피인수 리스트에 올라 있었던 것은 인수자가 알렉시온을 계열사로 만듦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렉시온의 제품이 제네릭이나 브랜드 회사와 장기 경쟁을 하게 될 수도 있는 품목을 사들이는 게 맘에 내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알렉시온의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PNH) 치료제 ‘솔리리스’(왼쪽)와 ‘울토미리스’ 주사제

예컨대 알렉시온의 대표제품인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는 지난해 40억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으나 특허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암젠과 같은 대형 플레이어들은 이미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그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인 ‘SB12’의 3상 임상을 지난해 8월 착수했다. 지난해 1월 1상 임상을 독일에서 마쳤고 2상은 면제받았으며 3상은 내년 7월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미국 켄터키주 크레스트우드(Crestwood) 소재 아펠리스(Apellis Pharmaceuticals)는 올 1월 초 개발 중인 PNH 치료제인 페그세타코플란(pegcetacoplan, 코드명 APL-2)이 헤모글로빈 증가치, 무수혈 환자 비율 등에서 솔리리스보다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고 발표해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다.
 
솔리리스의 2021년 특허 만료를 타개하기 위해 알렉시온은 같은 적응증을 가진 울토미리스(Ultomiris, 성분명 라불리주맙 ravulizumab)로 서서히 바꿔타게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솔리리스는 2주마다 한번씩 맞게 돼 있지만 울토미리스는 8주마다 한번 맞게 돼 있다. 
 
알렉시온은 피인수 대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킬리온(Achillion Pharma), 신티뮨(Syntimmune), 윌슨테라퓨틱스(Wilson Therapeutics), 포톨라(Portola) 등을 올들어 인수했다. 또 디서나(Dicerna)와 RNAi(RNA간섭)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그러나 일련의 인수는 모두 성공적이지 않아 9억3000만달러를 들여 지난 1월 인수한 아킬리온의 핵심자산인 ALXN2040이 C3사구체병증(C3 glomerulopathy) 임상 2상에 실패하자 이를 폐기해야 했다. 이는 성난 투자자의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투자자는 ‘고위험 산탄총’을 아무 데나 쏘는 듯한 투자 행위라며 일련의 인수합병은 주주들에게 더 적은 몫이 돌아가게 한다고 비난했다.
 
또 알렉시온이 지난 5월 14억4000만달러를 주고 인수한 포톨라의 항응고제 역전제인 ‘안덱사’(Andexxa, 성분명 안덱산트알파 andexanet alfa)의 매출이 2018년 출시 이후 줄곧 지지부진하자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며 언젠가는 투자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알렉시온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 ratio)과 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EV/EBITDA)을 기준으로 중대형 바이오기업 가운데 가장 싼 종목으로 꼽힌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크고 이미 희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여럿 갖고 있거나, 알렉시온의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욕심을 보이는 업체라면 충분히 인수할 욕심을 가질 만하다.
 
2. 아마린(Amarin) …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동시에 높은 환자의 유일한 심장질환 예방 대안 ‘바세파’ 
히크마·닥터레디스 특허무효화 공격에 골머리 … 방어하면 연매출 3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 97억달러 


아마린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져, 연간 30억~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유망한 블록버스터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세파’(Vascepa 성분명 이코사펜트에틸, Icosapent ethyl)를 보유하고 있어 강력한 피인수 대상으로 꼽힌다.
 
아마린의 어유 추출물 유도체 복합지질혈증 치료제 ‘바세파’
바세파는 특수한 어유(魚油, Fish Oil) 추출물 유도체로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로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 추가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유일한 약물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다.
 
아일랜드 더불린에 본사를 두고 미국 뉴저지주 브리지워터(BRIDGEWATER)를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아마린은 혈중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성인을 타깃으로 바세파를 미국에서 판매해왔다. 미국 내에서 60만명밖에 되지 않는 환자군이지만 지난해 4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12월 FDA가 REDUCE-IT 연구의 데이터를 근거로 바세파를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혈관계질환 위험요인을 2가지 이상 동반한 당뇨병 환자 중 트리글리세이드 수치가 높은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스타틴의 추가 약제로 승인한 게 아마린의 몸값을 올렸다.
 
REVENT-IT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가진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등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을 25% 감소시켰다는 게 핵심 골자다.
 
하지만 아마린은 어렵사리 새로운 적응증을 획득하고도 코로나19에 의한 환자의 상담 및 처방 감소로 힘겨운 2020년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법률적인 문제로 2030년까지 보장된 바세파 특허가 깨질 위기에 놓여 있다. 네바다주 지방법원이 지난 3월 25일 특허권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무주공산일 것으로 믿었던 바세파의 앞날에 제네릭이 출현하는 것을 길을 열어준 때문이다.
 
존 테로(John Thero) 아마린 최고경영자(CEO)는 판결에 극렬히 반발하면 재소했다. 바세파의 제네릭을 노리는 영국 런던 다국적제약사 히크마파마슈티컬(Hikma Pharmaceuticals) 및 인도계 글로벌제약사 닥터레디스(Dr. Reddy‘s Laboratories)가 제기한 특허 무효화 소송은 당초 아마린의 승리로 쉽게 귀결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판이 뒤집어지면서 아마린 주가는 판결 당일 70%이상 폭락했다.
 
설상가상 미국 항소법원은 한번 더 1심의 견해를 지지해주는 결정을 내렸고 , 아마린은 현재 법적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다. 아마린은 일찍이 복제약을 내려는 테바(Teva)와 아포텍스(Apotex)를 설득해 2029년까지 제네릭 발매를 유보토록 하는 타결을 봤다. 만약 끝내 아마린이 특허권 방어에 실패한다면 이런 협상은 무효화될 전망이다.
 
이에 아마린은 전원합의체 구성에 의한 판결을 받겠다며 지난 9월을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린의 일련의 노력과 관련, 성공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만약 아마린이 특허 방어에 성공한다면 제네릭 발매는 저지되고 심혈관질환의 1차 예방이 가능한 바세파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M&A 시장에서 아마린의 몸값이 상승할 전망이다. 아마린의 자체 평가로는 지난해 연말 노바티스가 메드코(The Medicines Company)를 인수한 금액인 97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만약 아마린이 방어에 실패하면 미국 내 매출과 소비량이 격감해 아예 아마린이 제네릭을 미국 시장에 풀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린은 유럽 시장에서 10년간의 바세파 특허권을 보장받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에 바세파를 출시할 유럽 시장에서 한 대규모 파트너의 제휴 제안을 거절했으며 혼자서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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