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수축 과정 마이오신 활성화 기전 … 경쟁자 獨 머크·바이엘 ‘베리시구앗’도 비슷한 임상결과, 내년 1월 FDA 승인 판가름
암젠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이토카이네틱스(Cytokinetics)가 공동 개발 중인 심부전 치료 신약후보인 오메캄티브 메카빌(omecamtiv mecarbil)이 3상에서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만성 심부전 환자의 입원 및 기타 의료적 개입을 예방하는 데 위약보다 우위를 보였지만 환자 수명 연장에는 실패해 업계를 놀라게 하지는 못했다.
Galactic-HF 임상연구는 8000명 이상의 박출률감소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환자가 최대 4년(208주) 동안 참여해 오메캄티브가 심장마비로 인한 입원이나 다른 긴급성 치료를 막고 환자를 더 오래 생존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지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심부전의 일종인 HFrEF는 심장근육이 효과적으로 수축하지 않아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전신에 덜 공급되는 질환이다.
이번 연구 결과 오메캄티브는 환자가 죽거나 심장마비에 대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위험성을 위약 대비 8% 줄여 주요지표를 달성했다고 두 회사는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환자들의 수명을 측정하는 2차 지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J.P. 모건의 애널리스트인 코리 카시모프(Cory Kasimov)는 이날 “2차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오메캄티브의 미래에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며 “위험 감소율이 사망률 감소 효과는 없이는 그리 대단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8일 이번 데이터를 공개하면 딱히 흥분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암젠과 사이토카이네틱스의 R&D 책임자 데이비드 리스(David Reese)와 페이디 마리크(Fady Malik) 박사는 “이번 결과는 심부전 치료에 대한 ‘더 큰 이해’를 도왔으며 오메캄티브의 약리기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고만 언급했다.
이 두 사람은 오는 11월 13일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의 가상 최신임상지견 세션의 과학 세션에서 이번 임상자료를 상세하게 발표할 계획이다.
사이토카이네틱스가 개발한 오메캄티브는 선택적 심근 마이오신 활성제(cardiac myosin activator)로 심장근육의 마이오신 머리와 액틴 필라멘트(actin filaments)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해 심장 박동을 활성화한다.
근육은 수축할 때에는 액틴 필라멘트가 마이오신을 덮으며 밀려들어가고, 이완할 때에는 반대로 밀려나오게 된다. 오메캄티브는 최초의 심근강화제로 심근 수축기 동안 마이오신이 액틴에 접근해 달라붙는 것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설계됐다.
전임상시험에서 오메캄티브는 근육세포 내 칼슘 수치 및 심근 산소소비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심근수축을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토카이네틱스는 2006년 암젠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개발에 나섰다. 암젠은 이후 전세계 오메캄티브에 대한 권리를 인수했다. 2013년에는 프랑스 제약회사 세르비에(Servier)가 유럽 판권을 획득했다. 사이토카이네틱스는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개발·판매에 따른 성공사례금 등을 암젠으로부터 받기로 돼 있다.
이미 독일 머크와 바이엘은 심부전 치료제인 베리시구앗(Vericiguat)으로 비슷한 결과를 보았다. 5000명 이상 환자가 참여한 3상 연구에서 이 약은 통계적으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위약보다 뛰어나지 않았지만 심장마비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 데는 앞서 1차지표를 충족했다. 복잡미묘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20일 베리시구앗을 우선심사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했고, 규정에 따라 내년 1월 21일 전에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