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금 5000만달러에 마일스톤 4억달러 조건 … 임상 2상 준비 중 판권 이양 … 나노보디·네오이소토프 등 신개념 기전
독일 머크가 골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해오던 항-ADAMTS5 나노보디(Nanobody)의 일종인 ‘M6495’를 노바티스에 전격 라이선싱 아웃키로 합의했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M6495’는 질환 조절 골관절염 치료제(disease-modifying osteoarthritis drug, DMOAD)로 임상 2상 착수를 준비 중이었다. DMOAD는 연골 손상 등 구조적 질환의 진행을 억제해 무릎관절의 구조적 온전함을 유지하고 관절 부위의 통증을 감소시키거나 기능을 향상하는 약물이다.
나노보디란 단일-도메인 항체(single-domain antibody, sdAb) 조각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치료 단백질이다. 항체의 가변부가 모노머(단체)이며 특정 항원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M6495는 아직까지 승인되지 않은 나노보디의 첫 신약이 되기 위해 자가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제로 개발돼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머크 측은 5000만 유로의 선불계약금을 지급받기로 했으며, 차후 도출될 개발‧발매 성과에 따라 4억유로를 추가로 건네받게 된다. 순매출액을 기준으로 별도의 로열티도 지급받기로 했다. 노바티스는 M6495의 개발 및 시판에 관한 향후 과정을 모두 떠맡기도 했다.
루치아노 로세티(Luciano Rossetti) 머크 제약사업부 글로벌 연구개발 대표는 “이번 합의로 우리가 보유한 혁신적인 작용기전의 골관절염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을 관리할 적임자를 찾았다”며 “우리의 내부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이 환자들에게 최대의 영향을 미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머크가 다양한 유형의 골관절염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물질이 환자들에게 가급적 빨리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6495는 2건의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하나는 건강한 피험자 54명을 대상으로 이 신물질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1회 투여로 신항원결정인자(neoepitope, 과거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면역계의 새로운 항원으로 면역관용에서 벗어나 있음)의 일종인 ARGS 수치가 유의할 만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하나는 골관절염 환자에게 M6495를 4주 간격으로 투여하면서 ARGS 억제 효과를 평가한 시험이다.
M6495는 머크가 2011년 제휴계약을 맺었던 벨기에 생명공학기업 아블링스(Ablynx)와 공동 개발했던 파이프라인이다. 아블링스가 사노피에 편입되면서 수년 후 머크로 귀속돼 단독으로 개발해왔다.
골관절염은 증상의 강도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통증과 불편함을 초래한다. 노인,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질병 자체를 치료하는 것보다 통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돼왔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치료제를 발굴해왔지만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리제네론의 항 NGF 항체 파시누맙(fasinumab)은 위험 대비 혜택이 만족할 수준이 아니어서 2018년 3상 임상에서 도태됐다.
몇 가지 희귀 염증성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노바티스의 ‘일라리스’(Ilaris 성분명 카나키누맙 canakinumab)은 이상하게도 운이 좋은 약에 속한다. 이 약은 유아 및 청소년의 특발성관절염과 활성형 스틸병(Still’s disease)과 성인의 스틸병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는 인터루킨-1 베타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의약품이다.
지난 여름 발표된 심장마비 병력이 있는 1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일라리스는 무릎 또는 고관절의 인공관절 대체수술 위험을 위약 대비 40~47%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티스는 일라리스를 골관절염 약으로 마케팅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일라리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험약물이어서 그렇게 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