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마일란(Mylan)과 화이자(Pfizer)의 업존(Upjohn) 일반약 사업부문 간 대형합병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규제 심사 과정에서 차질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합병 지연에도 불구하고 마일란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이번에 유럽에서 항응고제 주사제를 들여와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마일란은 7억5600만달러를 들여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Kwazulu Natal)주 소재 170년 전통 제약사인 아스펜(Aspen Pharmacare)의 항응고제의 유럽연합(EU) 사업권을 인수한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계약에 따라 마일란은 아스펜에게 3억1000만달러 선불 계약금을 지급하고 4억4600만달러를 내년 6월 25일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인수 과정은 올 12월 31일에 종료될 예정이며, 이는 마일란 및 업존 간 합병 일정과 비슷한 시점이다.
마일란이 도입키로 계약에 명시한 품목은 항응고제인 아릭스트라(Arixtra), 프랙시파린(Fraxiparine), 모노엠볼렉스(Mono-Embolex), 오가란(Orgaran) 등이다. 이들 품목은 올 상반기 기말 기준으로 연간 2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인 안정적인 품목들이다.
아스펜은 “완전수직통합적 생산공급 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계약 품목의 생산을 담당할 것”라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남아공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 등에도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마일란은 “이번 인수는 마일란을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혈전증 제제 생산자로 도약시켜 병원에 대한 영업력을 높일 것”이라며 “마케팅팀 인력 증원을 통해 확장된 포트폴리오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몇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일란은 이번 인수와 10억달러 채무 상환, 업존과의 합병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마일란은 “이번 인수는 빚을 갚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신설 합병회사인 바이트리스(Viatris)가 본격 경영에 나서면 신제품이 수익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VB 리링크(SVB Leerink)의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이번 인수는 마일란과 업존 합병 이후 기업 경영전략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양사 통합 이후 신설회사에서 신규 품목을 추가 도입하면서 영업력을 공고히 하는 저변 확장 계약(bolt-on deals)을 많이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EU 규제기관들은 마일란과 화이자가 마일란 제품의 몇몇 제네릭 제제들을 유럽경제지역(EEA)과 영국 등 20개 국가에서 판매키로 하자 합병 허가를 내렸다. 마일란은 당시 EU 규제기간이 요구한 사업분할 지침이 자사가 예상한 것과 상당히 맞아 떨어졌다고 반응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공표된 양사간 합병은 원 계약에 따라 지난 2분기에 마감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규제 이슈가 지체를 초래했다고 두 회사는 말했다. 두 회사는 현재 4분기에 통합을 완료하고 비아트리스의 영업 개시를 계획하고 있다. 비아트리스는 마일란과 화이자의 베테랑들이 군집한 세계에서 제일 큰 제네릭 회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