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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보형물 관련 희귀암 ‘BIA-ALCL’ 전세계 누적 733건, 36명 사망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8-24 20:06:26
  • 수정 2020-08-30 1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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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중 엘러간 제품 관련 620건 차지 … 보형물 표면의 염증 및 파편에 의한 과도한 면역반응 원인 추정
희귀암 유발이 문제화된 엘러간의 거친 표면 물방울형 유방보형물 ‘내트렐 410 실리콘 유방보형물’(Natrelle 410 Silicone Filled Breast Implant·2012년 9월 국내 출시)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엘러간(Allergan)의 거친 표면 인공유방보형물 ‘내트렐(Natrelle)’의 리콜을 조치했다. 다른 제조사 보형물에 비해 희귀암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Breast implant associated-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발병 확률이 6배가량 높아서였다.
 
FDA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보형물 안전 감시 노력의 일환으로 BIA-ALCL뿐만 아니라 피로, 기억상실, 혼미, 발진, 관절통증 등을 포괄하는 인공유방 가슴수술의 부작용 데이터를 내놨다.

미국 및 전세계 733곳에서 2019년 하반기(2020년 1월 5일 접수마감) 의료기기 보고서(medical device reports, MDRs)를 분석한 결과 저번 조사(2019년 7월 6일 접수마감) 대비 인공유방과 관련해 BIA-ALCL 환자는 160명, 사망자는 3명 늘어 각각 총 36명과 733명이 됐다. 이 중 엘러간이 제조한 인공유방으로 인한 환자는 620명을 차지한다. 

인공유방 이식 및 흉터조직 제거수술로 인해 보고된 BIA-ALCL은 면역시스템 문제로 생기는 암이다. 이식한 ‘거친 표면(textured shells) 유방보형물’이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반적으로 발병률은 낮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거친 표면의 인공유방은 매끄러운 타입(smooth type)보다 구형구축(보형물 주위조직이 딱딱해짐) 발생률이 낮고 안정감 있게 고정된다는 이점 때문에 개발됐다.
 
그러나 표면이 거친 탓에 마찰에 의해서 나타나는 염증 및 보형물에서 나온 파편의 영향, 세균 오염 등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이런 부작용이 크게 알려지면서 국내서는 현재 ‘매끄러운 타입’만 허용되고 있다.

FDA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12개월 동안 인공유방 관련 부작용 보고는 총 2500건이었다. 이는 2008년 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0년 이상 보고받은 1080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인공유방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피로(49%), 브레인포그(brain fog, 25%: 의식 및 기억이 혼미), 관절통(25%), 불안(24%), 탈모증(21%), 우울증(21%), 자가면역질환(18%), 염증(18%), 체중 문제(18%) 등이다.

ALCL은 1997년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환자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꾸준히 보형물과 ALCL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유방보형물에 의한 ALCL(BIA-ALCL)을 림프종의 일종으로 규정했다. 주요 의심 증상으로는 장액종으로 인한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 꼽힌다.

FDA는 2011년 연말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프랑스 PIP사 발암성 실리콘 유방보형물 사건을 전후로 보형물의 안전성을 예의주시해왔다. 당시 처음으로 가슴보형물과 림프종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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