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타우항체 도입 … 크레네주맙 실패, 간테네루맙·세모리네맙 성공 불투명 불구 계속 도전
스위스 다국적제약사인 로슈(Roche)가 벨기에 제약사인 UCB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새로운 항 타우(tau) 항체단백질 신약후보물질을 최대 21억2000만달러에 도입하는 계약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체결했다.
UCB는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인 ‘UCB0107’의 전세계 독점적 권리를 로슈 및 제넨테크에 이전하는 조건으로 선불 계약금 1억2000만달러를 받고, 향후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및 로열티를 포함해 최대 20억달러를 추가 수령하는 내용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UCB는 알츠하이머병에서 타우단백질의 확산을 막거나 줄이도록 설계된 항타우 항체물질에 대한 초기 개념증명(proof-of-concept)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로슈 자회사인 신약개발기업 제넨텍이 향후 임상시험 단계로 진전시키거나, UCB에 개발 권리를 반환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UCB는 UCB0107를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 치료제로 개발하는 작업을 지속해 이르면 내년 2분기에 3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베타 아밀로이드라(βA)는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면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단백질 덩어리를 형성해 유해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년 넘게 주요 제약사들을 βA 억제제 개발에 집중해 아무런 승인도 획득하지 못하면서 최근 타우단백질에 초점을 맞춰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타우단백질은 건강할 때는 뉴런의 활동을 지지하고 뇌세포 골격 유지에 기여하지만 변형되면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뇌 병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의 혈중농도가 정상치보다 높으면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로슈는 βA를 목표로 한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IgG4 항체 크레네주맙(crenezumab)과 IgG1 항체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을 보유하고 있었다. 크레네주맙은 아밀로이드 올리고머(중합체)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을 막고, 간테네루맙은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 기전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2019년 1월 31일 로슈사와 공동개발자인 AC이뮨사는 크레네주맙(crenezumab)이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나타나 3상 임상을 중단하고 선언했다. 모르포시스(MorphoSys)와 공동 개발한 간테네루맙은 2014년과 2016년에 좋지 않은 임상결과가 나왔음에도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2건의 3상 임상(GRADUATE 1, GRADUATE 2)을 지난 5월에 마쳐 현재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현재 허가 단계에 가장 근접한 타우생성 억제제 신약후보물질로는 릴리의 자고테네맙(zagotenemab), 바이오젠의 고수라네맘(gosuranemab), 로슈의 세모리네맙(semorinemab), 애브비의 티라보네맙(tilavonemab) 등이다. 이들 물질은 임상 2상이 진행 중으로 올해 또는 내년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다만 이들 제약사들은 타우단백질의 수용성 단량체, 올리고머, 플라크 중에서 어떤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삼을지 규명하지도, 확정하지도 못해 여전히 성공 가능성은 안개에 쌓여 있다.
이 중 로슈와 AC이뮨이 공동 개발 중인 세모리네맙 2상은 경증 및 중등도 환자들로 그룹을 나눠 임상을 진행 중이다. 1상은 연말까지 도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로슈가 이번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UCB0107은 이 회사가 두번째로 보유하게 될 항타우 항체물질이다. 진행성 핵상마비 및 알츠하이머병 등을 야기하는 타우병증(tauopathies) 치료제로서 유전자 재조합, 인간화, 전장(full-length) 면역글로불린4(IgG4)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일종이다.
지난 7월 29일 이날 로슈가 새로운 타우 항체를 도입키로 한 뉴스가 나오자 AC이뮨 주가는 0.59달러 하락한 6.62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