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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헬스케어, 퍼스트 클래스 AIDS 치료제 ‘루코비아’(fostemsavir) FDA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7-07 03:56:48
  • 수정 2021-06-18 17: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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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V 표면 gp120에 달라붙어 CD4+ T세포 무력화 저지, 감염 원천 차단 … 중증 다제내성 환자의 60%, HIV RNA 억제 효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화이자·시오노기 등의 합작사인 비브헬스케어가 개발한 새로운 기전의 에이즈 치료제 신약  ‘루코비아’
비브헬스케어(ViiV Healthcare)가 개발한 새로운 유형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antiretroviral therapy, ART) ‘루코비아’(Rukobia, 포스템사비르 fostemsavir)가 지난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 신약은 다른 에이즈(AIDS) 약물로 치료했으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약제에 대한 내성, 환자의 약제에 대한 불내성 또는 안전성 등의 이유로 성공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성인 AIDS 환자들을 에이즈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앞서 루코비아는 패스트트랙, 우선심사, 혁신치료제 등으로 지정받아 이번 공식 승인에 이르렀다. 루코비아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포스템사비르는 최초의 HIV-1 결합 억제제(HIV-1 attachment inhibitor)이다. 경구 복용하면 체내에서 템사비르(temsavir)란 유효 성분으로 전환돼 에이즈바이러스 표면의 서브유닛인 glycoprotein120에 직접 달라붙는다. 이로써 바이러스가 숙주인 인간의 CD4+ T-cells에 달라붙어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감염 및 확산을 일으키려는 것을 차단한다. 감염 직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기전이므로 기존 약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비브헬스케어는 2009년 11월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합작한 회사로 2012년에 일본 시오노기(Shionogi)가 가세해 현재는 GSK가 76.5%, 화이자가 13.5%, 시오노기가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 CDER) 항바이러스제국의 제프 머레이(Jeff Murray) 부국장은 “이번에 루코비아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더 이상 써 볼 만한 AIDS 치료 옵션이 동났을 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계열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도 높은 약물 치료로 다제내성을 보이는 AHID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며 “AIDS 관련 합병증이 수반될 위험성이 높은 난치성 AIDS 환자들이 더 오랜 기간 동안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2회 경구복용하는 약물인 ‘루코비아’의 효능 및 안전성은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들로 강도 높은(heavily)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중 바이러스(HIV-RNA)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난 성인 환자 371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1건의 3상 임상시험(BRIGHTE study)을 통해 입증됐다. 

272명(주 시험군)은 내성 때문에 쓸 수 있는 약이 한두 개에 불과하고 다른 약과 병용해도 의미 있는 치료조합을 만들 수 없는 환자들을 약 3대1로 무작위 배정, 치료에 실패한 약(단일제)에 추가로 포스템사비르 또는 위약을 8일간 1일 2회 복용하게 했다. 8일간의 블라인드 테스트 기간을 거쳐 9일째에는 모두 포스템사비르와 가장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약물(optimised background therapy, OBT)을 추가해 복용토록 했다. 99명은 모든 약제를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상태로 처음부터 포스템사비르와 OBT를 오픈 라벨로 병용했다.

1차 평가지표는 272명 환자의 치료 하루째 되는 날과 8일째 되는 날의 HIV-1 RNA 수치의 평균 로그값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2차 평가지표는 24일, 48일, 96일째의 환자의 내약성, 바이러스 내성의 발현, 기저치 대비 CD4+ 세포(면역반응을 반영하는 T세포) 수치 변화를 통한 안전성 여부였다.

전체 피험자들 가운데 71%는 15년 이상 AIDS를 치료해 왔던 환자들이었고, 85%는 시험에 참여하기 전에 평균 5개(4~6개)의 다른 AIDS 치료제들을 사용한 전력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86%는 1회 이상 AIDS가 재발한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주 시험군 중 포스템사비르 투여군은 투여 8일차에 혈중 HIV-RNA 수치가 위약 투여군에 비해 괄목할 만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템사비르 투여군은 치료 24주째에 53%, 치료 48주째에 54%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96주 후에는 전체 주시험군의 60%(272명 중 163명)에서 HIV RNA 억제 효과(혈액 mL당 RNA 40카피 미만)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48주 대비 6% 늘었다. 또 CD4+ T 세포수 측정 결과 48주 대비 평균 66 cells/μL, 임상 시작 기저치 대비 205cells/μL 증가했다. 기저치가 200 cells/μL 미만이었던 사람이 96주 후에 200 cells/μL 이상으로 증가한 환자는 67%에 달했고, 50셀 미만이었다가 200셀 이상이 된 사람은 56%였다. 20셀미만이었던 사람은 평균 240 cells/μL 증가했다.

96주 임상기간을 통틀어 가장 빈도높게 수반된 루코비아의 부작용은 오심, 설사, 두통 증상이었다. 한 가지 이상의 중증부작용(serious adverse event, SAE)을 경험한 사람은 38%였고 대부분은 다른 감염과 그의 확산에 따른 것이었다.


전체 피험자의 3%가 임상연구와 관련됐고, 1%는 이로 인해 임상을 중단해야 했다. 아울러 간염증을 반영하는 효소 수치의 상승과 B형간염 또는 C형간염, 면역 변화가 수반되는 면역재구성증후군(immune reconstitution inflammatory syndrome, IRIS)이 관찰됐다. IRIS는 바이러스 증가와 CD4+ 셀의 감소로 유발되는데 과거의 기회감염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이 재현돼 염증이 심해지고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를 말한다. 

96주째에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7명은 에이즈로 인한 직접 사망이었고 11명은 급성 감염 때문이었다. 6명은 에이즈와 무관한 증상 악화였고, 5명은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 23명(79%)은 기저치 CD4+ T-cell 수가 50/㎣ 미만이었다. 사망자의 기저치  CD4+ T-cell 수 중앙값은 11이었다.

96주째에 48주째를 기준으로 바이러스 감소 치료반응을 보면 50세 이상인 경우, 여성, 흑인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효과가 좋았다. CD4 셀이 20개 미만이면 200개 이상인 경우보다 중증 부작용 경험 비율이 46% 대 27%, 사망률은 8% 대 2%로 훨씬 높았다.

지난 30여년간 에이즈 약물치료가 이뤄졌고 최근엔 효율적인 병용요법으로 환자 대부분이 평균수명에 근접한 삶을 살 정도로 발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36% 이상의 환자들이 기존 약제에 유효성을 보이지 못하기 시작하는데 2018년 기준 55세 이상 환자만 약 4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 전체 성인 환자의 약 6%가 강도 높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에이즈 진행으로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비브헬스케어 측은 추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런 고위험군은 소수이고, 비브헬스케어의 다른 신제품인 ‘줄루카’(Juluca 성분명 돌루테그라비르/릴피비린, dolutegravir/rilpivirine)와 ‘도바토’(Dovato 성분명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 dolutegravir/lamivudine)이 10억달러를 웃도는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며 적은 액수일지 모르지만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루코비아의 연간 매출이 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브헬스케어가 이처럼 신제품을 추가하는 것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라이벌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이즈 치료제 시장을 빼앗아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길리어드는 ‘빅타비’(Biktarvy 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bictegravir/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 같은 3제 복합제 때문에 눈에 띄는 성장을 해왔다. 길리어드가 상승세에 있음에도 비브헬스케어는 2제 복합제가 더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임을 의사들에게 설득하는 우를 범했다.

빅타비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1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줄루카는 71% 증가한 1억5000만달러, 도바토와 기타 약물은 8200만달러에 머물렀다. 

비브헬스케어는 2019년 말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카베누바’(Cabenuva, 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릴피비린, cabotegravir/rilpivirine)이 제조 공정 자료 결함으로 FDA로부터 승인 거절을 당함에 따라 침체에 빠져 있다. 포스템사비르가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승인을 진행 중인데 이같은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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