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FDA 승인 거절 … NEJM에 ‘2제 복합제 대비 13~25% 증상악화 횟수 감소’ 논문, 3상 통과 유력
아스트라제네카(AZ)의 3제 복합 흡입제인 ‘브레즈트리 에어로스피어’(Breztri AEROSPHERE)가 지난해 10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약 승인 거절을 받고 충격에 휩싸였지만 이번에는 COPD로 인한 증상 발작과 사망을 예방한다는 임상 결과가 나와 기사회생의 반전을 마련하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브레즈트리 관련 임상 논문이 지난 24일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렸다. 연구 결과 브레즈트리(PT010)는 이 회사의 기존 2제 복합 흡입제(PT009)에 비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 증상 발작이나 악화에서 재발 위험을 13~25% 낮추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도 46% 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PT010은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s, ICS)인 부데소나이드(budesonide), 장시간형무스카린길항제(long-acting muscarinic antagonist, LAMA)인 글리코피로니움(glycopyrronium), 장시간형 베타-2작용제(Long-acting beta2-agonists, LABA)인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formoterol fumarate)으로 구성돼 있다. PT009는 부데소나이드와 포르모테롤 등 2가지 조합이다.
8509명이 참여한 대규모 두번째 3상 에토스(Ethos) 임상시험은 52주에 걸쳐 중등도(moderate) 및 위중한(very severe) 환자를 4개군으로 나눠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평가했다. 1차 평가지표는 연중 환자당 평균 COPD 증상의 중등도 및 중증 이상의 증상 악화(exacerbations) 횟수였다.
1군은 부데소나이드 320μg + 글리코피로니움 18μg + 포르모테롤 6μg, 2군은 부데소나이드 160μg + 글리코피로니움 18μg + 포르모테롤 6μg, 3군은 글리코피로니움 18μg + 포르모테롤 9.6μg(현 베베스피 에어로스피어·BEVESPI AEROSPHERE는 두 성분이 각각 절반씩 함유됨), 4군은 부데소나이드 320μg + 포르모테롤 9.6 μg(현 심비코트터부헬러·Symbicort와 같은 구성성분·PT009) 등으로 환자를 각 1대1대1대1의 비율로 고르게 임의 배정했다.
1군은 3군 대비 COPD만성 발작이나 악화의 재발 위험을 2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군은 4군 대비 13% 낮았다. 2군은 3군 대비 25%, 4군 대비 14%가량 COPD 악화 위험이 낮았다. 부데소나이드의 용량을 절반으로 낮춰도 효과는 대등한 것으로 나타난 게 고무적이었다. 특히 1군(2137명)은 연간 COPD 악화 횟수가 1.08으로 2군(2121명)의 1.07회와 별 차이가 없었다. 반면 3군과 4군은 각각 1.42회 1.24로 상대적인 격차를 보였다.
이전의 3상 첫번째 Kronos 임상연구는 지난해 브레즈트리가 일본과 중국에서 COPD 치료제로 승인받게 데 도움을 준 반면 FDA는 지난해 10월 승인을 받으려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바 있다. 9개 지표를 평가하는 이 임상에서 24주째에 한 지표에서 브레즈트리가 베베스피 대비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새 임상 데이터가 몇 달 안으로 FDA 승인을 받는 데 확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양대 AZ 및 GSK, COPD 및 천식 시장서 격돌 … GSK 우위, 이번에 AZ 추격 발판 마련
지난해 브레즈트리의 FDA COPD 승인 좌절로 경쟁 약물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트렐리지엘립타’(Trelegy Ellipta, 성분명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유메클리디늄·빌란테롤, Fluticasone Furoate·Umeclidinium·Vilanterol)은 한발짝 멀리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약도 ICS, LAMA, LABA 등 3가지 기전 약물의 조합이다. 트렐리지는 지난해에만 5억1800만파운드(6억4600만달러)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더욱이 지난해 10월에는 성인 천식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 FDA에 적응증 추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이탈리아 키에지(Chiesi)의 ‘트림보우’(Trimbow 성분명 beclometasone dipropionate, glycopyrronium, formoterol)가 유럽시장에서의 또 하나의 경쟁 약물이다.
2제 복합제 결투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는 글락소에 고배를 들었다. 2018년 5월 말에 발표된 COPD 환자 대상 3b상 임상 결과 2016년 장기간 COPD 유지요법제로 FDA 승인을 받은 베베스피 에어로스피어(glycopyrronium/formoterol fumarate)는 GSK의 ‘아로노엘립타’(Anoro Ellipta 성분명 유메클리디늄·빌란테롤, Umeclidinium·Vilanterol)과 비교해 1초간 강제호기량(peak forced expiratory volume in one second, FEV1) 등에서 비열등성을 보였으나 특이한 비교우위가 없어 실망감을 안겼다.
천식 분야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생물학적제제인 ‘파세르나’(Fasenra 성분명 벤라리주맙 benralizumab)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누칼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 mepolizumab)와 라이벌을 이루고 있다. 파세르나는 인터루킨-5 수용체 알파를 타깃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IgG1 kappa)로 2017년 11월 14일 FDA로부터 호산구성 표현형(eosinophilic phenotype)의 천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누칼라도 같은 기전의 단일클론항체로 호산구성 천식과 다발성 혈관염을 동반한 호산구성 육아종증(eosinophilic granulomatosis with polyangiitis, EGPA, 일명 Churg-Strauss syndrome) 적응증을 갖고 있다.
비록 두 약물간 교차비교 연구는 없었지만 일견 트렐리지는 브레즈트리보다 효과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렐리지와 용량을 고정한 2제 복합제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에서 트렐리지의 연간 COPD 악화 횟수는 0.91로 이번 Ethos 임상에서 나온 브레즈트리의 1.08 또는 1.07보다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