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작년 8월에도 10억달러에 加 블루락테라퓨틱스 사들여 … J&J·화이자 등과 IPSC 유래 CAR-T 개발 경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 또는 역분화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센추리테라퓨틱스(Century Therapeutics)가 교모세포종(glioblastoma, 또는 교아세포종, GBM)에 대한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치료제(CAR-T)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엠피리카테라퓨틱스(Empirica Therapeutics)를 인수했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비밀에 부쳐졌다. 엠피리카는 센추리테라퓨틱스캐나다(Century Therapeutics Canada)란 사명을 갖게 되며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거점을 둘 예정이다.
센추리는 지난해 7월 1일 바이엘로부터 2억1500만달러, 창업 투자자인 버산트벤처(Versant Ventures) 및 그 제휴사인 일본 후지필름(Fujifilm Cellular Dynamics) 등으로부터 3500만달러 등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아 동종이형 세포치료제(allogeneic cell therapie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1월엔 노바티스 전직 CEO인 조 지메네즈(Joe Jimenez)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이번에 엠피리카 인수를 통해 연구에 시너지를 올리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게 됐다.
맥마스터어린이병원(McMaster Children’s Hospital)의 셰일라 싱(Sheila Singh) 소아신경과 교수와 캐나다 토론토대의 기능유전자학(functional genomics) 전문가인 제이슨 모팟(Jason Moffat) 교수가 2018년 7월 공동 창업한 엠피리카는 지난 5월 27일자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 저널에 놀랄 만한 논문을 게재해 이번 거래가 성사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엠피리카가 만든 3종의 면역치료 세포치료제는 암 줄기세포 표지자인 CD133 양성 세포를 표적한다. CD133은 몇몇 암세포에서 지극이 적게 발현되는 암 줄기세포 관련 표지자다. 연구 결과 항 CD133 항체는 CD133 특이적 CAR-T 치료제(CART133)와 함께 환자 유래 교모세포종 세포에서 활성을 보였다. 또 인체세포를 이식해 구현한 쥐 동물모델 실험에서 효과가 상승함을 입증해보였다. 반면 급성 전신성 부작용은 일으키지 않았다. 이는 항체 약물이나 이중항체(dual-antigen T-cell engagers, Bi-specific T-cell engager, Bispecific antibodies)보다 유망할 것으로 평가됐다.
엠피리카 인수로 센추리는 iPSC 역량을 뇌종양뿐만 아니라 더 많은 영역으로 개발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두 기업의 결합은 악명 높은 난치성 낡은 중고(off-the-shelf) 치료제란 비판을 듣던 세포치료제에 새로운 집을 지을 재료를 부여하는 것에 버금가는 의미가 있다.
바이엘의 후원을 받은 센추리는 마스터 세포은행(master cell banks)을 구축했고 이를 이용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희망대로 이뤄진다면 기증자의 세포 기증없이도 자기유래(autologous) 또는 동종이계(allogeneic, 생물학적으로 동종이지만 항원적으로 세포형이 다른, 타인의) 세포로부터 아주 간단하게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회사 간 결합은 15년 이상 새로운 교모세포종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기근현상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면역세포치료제가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게 개발의 주된 장애요소였는데 엠피리카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CAR-T 세포 치료제가 뇌에서 혈액뇌관문을 지나 종양세포내로 침투하는 관찰됐다. 다만 보다 엄정한 인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한다.
교모세포종은 성인 뇌종양의 원형으로 치명적이어서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5% 미만이다. 미국에서는 인구 10만명당 3명꼴로 발병하며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법이다. 다각적인 복합치료에도 불구하고 진단 후 7~9개월 안에 재발하고, 생존기간 중앙값이 수십 년 동안 16~20개월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재발암의 경우 현존 치료에 저항성을 보여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치료 저항성이 높아짐에 따라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해야 할 동기가 부여되고 있다.
이같은 세포치료제 개발에 존슨앤드존슨(J&J)과 화이자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 6일 존슨앤드존슨은 페이트테라퓨틱스(Fate Therapeutics)에 1억달러를 투자해 동종이계 세포요법(IPSC 유래 CAR-T 또는 CAR-NK 세포치료제)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3일 전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트 종가인 21.07달러에 약 47%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1달러에 5000만달러의 페이트 주식을 매입하고 나머지 5000만달러는 개발 성과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페이트는 또 추가 개발 품목의 성과에 따라 전세계 로열티로 최대 30억달러를 받고, 원하는 품목을 미국에서 공동 마케팅할 수 있는 권한도 얻었다.
양사는 시판 승인을 얻었지만 상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존 자가조직 유래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ymriah, 성분명 티사젠렉류셀 Tisagenlecleucel)와 길리어드의 ‘예스카타’(Yescarta 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 axicabtagene ciloleucel)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대안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그 해답 중 하나가 NK세포 치료제다. 페이트는 IPSC 유래 NK세포 치료제 개발사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시가 총액은 24일 오전 10시 기준 28억7700만달러에 이른다.
앞서 화이자는 2018년 차세대 CAR-T 기술을 보유한 알로젠테라퓨틱스(Allogene Therapeutics)와 손을 잡았다. 바이엘은 센추리테라퓨틱스 투자에 앞서 캐나다 토론토 그레이트레이크(Great Lakes) 소재 블루락테라퓨틱스(BlueRock Therapeutics)를 합작 형태로 인수했다. 블루락 역시 버산트벤처의 자금으로 2016년에 설립됐으며, 바이엘은 2019년 8월 8일 6억달러(선불금 2.4억달러, 마일스톤 3.6억달러)를 투입해 블루락 나머지 지분 59.2%를 전부 인수했다. 당시 블루락의 회사 가치는 10억달러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