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獨 이매틱스바이오와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2종 도입 … 이매틱스, 브라이튼 前 GSK 부사장 CMO로 영입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가 항암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보에 희망을 건 유럽과 미국의 신생 벤처기업들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獨 이매틱스, 세포치료 전문가 브라이튼 CMO로 임명 … 기존 CMO는 CDO로 이동
독일 튀빙겐(Tuebingen) 소재 소규모 생명공학기업 이매틱스바이오테크놀로지스(immatics biotechnologies)는 지난 1일(현지시각) 세드릭 브라이튼(Cedrik Briten) 박사를 최고의학책임자(CM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브라이튼은 종양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독일 마인츠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의 생명공학기업인 바이오엔텍(BioNTech)에 근무한 뒤 2015년 이후 5년간 GSK의 종양학 R&D 사업부 부사장 겸 항암 세포치료 연구부문(Oncology Cell Therapy Research Unit)의 장을 맡았다. 향후 이매틱스에서 다양한 고형암에 초점을 맞춘 입양세포치료(adoptive cell therapy) 및 이중 특이성 항체 T-세포 수용체(bispecific antibodies T-cell receptor) 치료제 플랫폼 개발 업무를 관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직전 CMO인 카르스텐 라인하르트(Carsten Reinhardt) 박사가 이매틱스의 제품개발전략을 이끌 최고개발책임자(CDO)로 가게 된다. 그는 면역학 연구 및 개발을 관장하면서 TCR 이중 특이성 항체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계속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반면 이매틱스 미국 휴스턴 지사의 CMO였던 스티븐 에크(Stephen Eck) 박사의 입지가 불안하게 됐다. 그는 이번 인사 이동으로 몇 주간 인수인계를 지원하고, 6월말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에크 박사는 일본계 제약회사 아스텔라스(Astellas)의 부사장으로 근무했고, 2017년 아라바이브바이오로직스(Aravive Biologics) CEO 재직 당시 최우수 벤처 ‘Fiercer 15’에 선정됐으며, 2018년 이매틱스 CMO로 이직했다.
빅파마에 밀리는 GSK의 항암 세포치료제 … 獨·美 벤처 투자로 반전 모색
GSK는 지난 2월 21일 이매틱스바이오의 T-세포 수용체요법(TCR therapies, 또는 T-cell redirecting bispecific antibodies, TRBAs, Bi-specific T-cell engager, 국내서는 보통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ies)로 부름) 초기 프로그램을 사들였다. 다른 빅파마에 밀리고 있는 GSK의 종양 세포치료 분야에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GSK는 이매틱스가 발견한 두 개의 고형암 타깃 TCR 치료제에 5000만달러(4600만유로)의 계약금과 5억50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주기로 하고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이매틱스는 암 항원의 펩타이드 표적과 그에 대응하는 T-수용체를 발굴하는 기술인 ‘XPRESIDENT’을 보유하고 있다.
계약 당시 이매틱스 CEO인 하프릿 싱(Harpreet Singh)은 “이번 계약은 TCR 치료법이 면역요법을 이용한 치료에 순화된(amenable) 고형암 목록의 확대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플랫폼과 기술로 공략할 수 있는 적응증의 목표 공간은 CAR-T 치료제보다 대략 3~4배 정도 넓다. TCR을 통해 CAR-T와 항체치료제가 접근할 수 없는 암세포 내부를 표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K는 2018년 10월에도 고빈도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개발 중인 조작된 T-세포(engineered T-cells, CAR-T 등) 개발에 초점을 맞춘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라이엘이뮤노파마(Lyell Immunophara)사와 5년 협약을 맺은 적이 있다. 당시 다양한 암종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GSK3377794를 공동 개발에 진척시키자는 차원에서다. 이 신약후보는 NY-ESO-1 항원을 타깃으로 하며 T-세포를 단련시켜 T-세포의 체력 소모를 줄여 CAR-T 치료제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개념을 갖고 있다. 당시 GSK는 노바티스와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가 고형암에서는 전달력이 떨어져 주로 혈액암에만 쓰인다는 한계가 있다며 차별화를 꾀했다.
최근 끝난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ASCO 2020)에서 GSK3377794는 진행된 전이성 절제불가 활막육종(synovial sarcoma)에 대한 임상 연구, 단독요법 또는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과의 병용요법으로 다발성골수종 치료효과를 알아본 파일럿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나 아직 큰 수확은 없다.
T-세포 수용체 요법제는 상용화된 것 3개 뿐 … 30년된 개념, 이제야 상용화 걸음마
T-세포 수용체는 T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B세포 수용체와는 달리 주요조직 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란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숙주세포 표면에 제시된 항원에만 결합한다. T-세포 수용체 이중항체 치료제(TRBAs)는 한쪽은 T세포(TCR)의 CD3 표지자에 붙고, 다른 한쪽은 암세포의 항원(CD19, EpCAM, CEA, EGFR, EpHA2, CD33, MCSP, HER2 등)에 부착한다. T-세포가 암세포를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유도, 최종적으로는 암세포가 T세포의 용해작용(Lysis)에 의해 사멸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면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는 특정 암세포의 항원을 인식하는 CAR수용체를 T세포에 접합한 치료제다. 둘 다 이미 30여 년 전에 나온 개념이다. 그러나 상용화된 CAR-T 치료제로는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ymriah, 성분명 티사젠렉류셀 Tisagenlecleucel)와 길리어드의 ‘예스카타’(Yescarta 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 axicabtagene ciloleucel) 뿐이다.
TRBAs 치료제로는 암젠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주’(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 AMG103, MT103), 트라이온파마의 악성 복수 치료제 ‘리모밥’(Removab, 성분명 카투막소맙 Catumaxomab)’, 로슈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피하주사’(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 등이 있다. 각사는 BiTE(Bispecific T-cell Engager), Quadroma, CrossMAb이란 플랫폼 제조기술을 갖고 있다.
암젠의 ‘블린사이토주’(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 AMG103, MT103)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B-precursor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B-ALL)의 신약으로 2014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지난 4월 1일자로 이 질환의 3차 치료제 단독요법제로 보험 급여를 인정받았다. 블린사이토는 T-세포의 CD3 및 CD19 항원에 결합한다.
암젠의 또다른 TRBAs 치료제 솔리토맙(Solitomab, AMG110, MT110)이 위암 및 폐암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유효성 입증 실패로 2016년 연구가 중단됐다. 솔리토맙은 T-세포의 CD3 및 EpCAM 항원에 결합한다. EpCAM 항원은 선암세포 및 편평세포암, 암 줄기세포 등에서 흔히 발현되는 항원이다. MT103, MT110가 AMG103, AMG110으로 바뀐 것은 독일·미국 합작기업인 마이크로트메트(Micromet)를 2012년 암젠이 사들이면서 파이프라인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중 특이성 TCR 플랫폼 분야에선 최근 몇 년간 약 200개의 신약후보가 풀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제약기업인 암젠(Amgen), 세엘진(Celgene), 덴마크의 생명공학기업 젠맙(Genmab) 등이 서로 얽히고 설킨 계약을 이루며 일련의 협업을 진행해왔다. 미국 마크로제닉스(MacroGenics)가 ‘DART’(Dual Affinity Re-targeting), 사노피 계열 벨기에 겐트(Ghent) 소재 아블링스(Ablynx)가 ‘나노보디’(Nanobody)란 뛰어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사로는 앱클론·파맵신·에이비엘바이오·한미약품·GC녹십자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꿈은 원대하지만 돌파해야 할 난관이 많고, 고형암에 대해서는 아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어서 획기적인 테크닉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