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반응기간 12.6개월 지속 … 지난달 29일 美 FDA 허가받은 티쎈트릭·아바스틴, 시장 선점 전망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일본 에자이의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렌비마캡슐’(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 병용요법이 간암에서 우수한 임상결과를 내놔 로슈와의 시장 격돌이 예상된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로슈의 PD-L1 면역관문억제제인 ‘티쎈트릭주’(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 단일클론항체 겸 신생혈관억제제인 ‘아바스틴주’(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 병용요법을 과거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간세포암 환자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MSD도 같은 날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2020 가상연례회의에서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이 과거에 치료받지 않은 절제불가능한 간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b상 Keynote-524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36%, 반응지속기간(DOR)은 12.6개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완전반응(CR)은 1%, 부분반응(PR)은 35%였다.
이번 임상은 렌비마를 1일 1회, 키트루다를 3주에 1회 투여한 뒤 ORR, DOR을 1차 임상지표로 설정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간암 1차 치료제인 ‘넥사바정’(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과 렌비마캡슐을 단독 투여했을 때 ORR이 각각 7%, 1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우수했다.
로슈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객관적반응률이 27%로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 대비 낮지만 낮지만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이 17개월은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로슈의 강점이 빛을 발한다. 또 기존 표준치료제인 넥사바정보다 사망위험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의 OS는 산출되지 않았으며 이는 정식 허가에서 중요한 평가요인이다.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고혈압(36%), 설사(35%), 피로(30%) 등이었다. 중등도 등급인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환자의 67%에서 보고됐다.
타카시 오와(Takashi Owa) 에자이 항암사업부 연구책임자는 “병용 임상 데이터가 계속 발표되면서 키트루다와 렌비마의 유효성은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며 “다양한 암종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선 제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FDA로부터 간암 혁신신약으로 지정받은 키트루다주·렌비마캡슐 병용요법은 1차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렌비마캡슐 단일요법과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머크와 에자이는 병용투여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발표한 신장암 대상 임상결과를 보강해 지난 28일 ASCO 2020에서 다시 선보였다. 지난해 9월 18일 승인받은 자궁내막암 병용요법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한 모양새다.
티쎈트릭주·아바스틴주 임상을 주도한 리처드 핀(Richard Finn)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엔젤레스(UCLA) 대학병원 교수는 “이번 병용요법 전에는 1차 치료 기준을 능가하는 어떤 치료제도 없었다”며 “티쎈트릭주·아바스틴주 병용요법이 승인되면 이 분야 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에자이와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주·렌비마캡슐 임상 결과가 나왔지만 넥사바와 비교해 비열등성을 보인 것일 뿐 압도한 것은 아니다”며 경계하기도 했다.
어쨌든 키트루다주·렌비마캡슐 병용요법이 간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기 전까지 로슈는 쎈트릭주·아바스틴주 병용요법으로 빠른 시장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핀 교수는 “임상 데이터로 검증된 효과가 뛰어난 만큼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