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 시 아세트아미노펜 4000mg 이하을 복용 권고 … 만성질환자는 임신 계획부터 전문의와 상의해야
임신 중 약물 복용은 뱃속의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많은 산모들이 약을 먹지 않고 질환을 참아넘긴다.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질환의 경과를 악화시켜 태아나 산모에게 더 안 좋은 예후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준식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임신 중 약물 복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임신부의 약 50% 정도만이 계획임신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신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약물을 복용한 뒤 그로 인한 기형아 출산 우려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 중 상당수는 임신을 알게 된 직후 약재의 복용을 자의적으로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신 중 복용하는 모든 약재가 태아기형발생위험률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태아의 기본적인 기형발생위험률은 약 3~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임신 제 1삼분기 이후에는 태아의 기관이 대부분 형성된 시기로, 약재로 인한 기형발생위험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이 시기 이후에는 무조건 참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하여 필요한 약물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감기에 걸려 열이 난다면 고열로 인해 태아의 신경관이 손상돼 기형 발생 및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의사의 처방에 맞춰 해열제를 복용해야 하는 데 이 때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제를 사용하되 용량은 하루 4000mg 이하로 복용하는 게 권고된다.
최준식 교수는 “임신 중 약물 사용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임신 시기나 약물의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임신 중 나타나는 오심, 구토, 두통, 변비 등의 여러 신체변화는 안전한 약물 사용을 통해 개선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임신부는 임신 제 1삼분기 이전이라 하더라도 약재를 복용해야 한다. 정신질환‧당뇨병‧갑상선질환‧고혈압‧천식 등의 만성질환자가 임의로 약재를 중단 하는 것은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더 나쁜 산과적 예후를 나타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전문의와 상의해 약재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성분의 약재 중에는 복합제제보다 단일제제를 선택해야 임신 중 태아 기형발생위험률을 줄일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임신 준비 단계부터 전문의와 상담하면 임신 및 출산 계획을 세우는 게 권장된다.
최준식 교수는 “만성질환 임산부라 하더라도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처방을 받고 산전‧산후에 맞춰 질환 관리를 받으면 안전한 임신‧출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