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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19, 에어컨 켜면 전염? … 감염 경로 및 증상에 대한 속설 점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21 10:20:43
  • 수정 2020-05-28 18: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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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대류로 실내 감염‧공중화장실 비누에 잔류 가능성 … 감염 후 20%에서 심장 손상 흔적
같은 레스토랑, 서로 떨어진 자리에서 식사했던 이들 사이에서 10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에어컨 바람이 일으킨 대류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19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한자리를 기록했다. 다음날 다시 13명으로 늘어났지만 이처럼 신규 확진자가 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직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한다. 여전히 지역감염의 위험이 남아 있어 자칫 방심하면 다시 확산될 수 있다. 일상에서도 생각지 못한 경로로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속설의 진위를 따져본다. 
 
공중화장실 비누에 바이러스 묻어있을 수 있다? (O)
 
최근 공중화장실 비누를 물비누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고체형 비누 표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이용자들이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진짜로 공중화장실 고체형 비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을까? 답은 놀랍게도 ‘그렇다’이다.
 
비누 표면이나 받침대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으며, 비누 거품에도 미량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감염위험을 더 높일 뿐이다. 오염된 비누라고 할지라도 사용하는 게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비누의 염기성 성분은 단백질을 녹인다. 때와 바이러스도 대부분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 비누의 염기 성분에 녹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누는 계면활성제로 표면장력을 낮춰 세균과 바이러스 막을 파괴한다”며 “설사 오염된 비누라도 표면을 물로 닦은 후 거품을 내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헹궈내면 비누 거품과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다 씻겨 하수구로 흘러나가게 되므로 비누로 감염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손 위생용품’ 종류별 세균 제거 효과 결과를 보면 세균 평균 감소율은 고체 및 액체비누가 96%로 가장 높았고, 손소독제 95%, 접객업소용 물티슈 91%, 흐르는 물 30초 91%, 흐르는 물 15초 8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손을 씻은 후 공용 수건이나 화장실 손잡이 등에 접촉하면 손씻기 효과가 반감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어컨으로 바이러스 확산될 수 있다 (O)
 

기온이 오르면 바이러스의 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편으론 에어컨 사용이 늘어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5일 중국 남부 광저우의 레스토랑에서 일어나 소규모 집단 감염의 원인이 에어컨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안윤 루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박사팀은 이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확진자 10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에어컨에서 나온 강한 바람이 비말을 옮겼을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이 레스토랑에는 우한에서 돌아온 첫 번째 확진자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 후 저녁 신종 코로나 증상을 호소해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후 2주 동안 그의 가족과 주변 테이블의 손님들에서 총 9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테이블의 간격은 1m였으며 비말이 튈 대면접촉이 없었음에도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세 가족의 전염 사례는 에어컨의 기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에어컨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의 전파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우주 교수는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실내에 대류 현상이 생기는데 실내에서 확진자의 비말이 공기 중에 떠돌고 있다면 2m보다 넓은 공간에서 확산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에어컨은 바이러스가 좋아하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만들어 바이러스의 체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광저우 연구팀은 “식당 등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테이블 간 간격을 넓히고 창을 자주 열어 환기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짜장면‧치킨 포장에 묻은 바이러스로 감염될 수 있다 (X)
 
신종 코로나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식을 포기하고 배달 음식으로 맛집을 즐기는 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짜장면,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의 포장지가 신종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것인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식품이나 식품 포장 패키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가 전파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없다. 비말이 호흡기에 접촉돼 일어나는 감염이 주요 경로이므로 그보다는 배달원과 접촉 시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배달원과 직접 접촉하는 게 아니라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감염이 일어나려면 패키지에 묻은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눈‧코‧입으로 침입해 감염이 일어나야 하는데 패키지에 그만큼의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비닐장갑을 끼고 패키지를 만지고 음식을 먹기 전 비누로 손을 씻는 등 위생에 신경쓰는 게 좋다.
 
음식에 바이러스가 묻어 감염이 될 가능성도 낮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숙주 안에서 증식을 하지만 식품 속에서는 증식 및 장시간 생존이 어려워 감염을 일으킬 만큼 바이러스 양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65도 이상 온도에서 3분 이상 조리하면 바이러스는 사멸한다. 음식으로 통한 감염이 걱정된다면 따뜻한 열조리 음식을 선택하도록 한다. 패키지 채 전자렌지에 3분 이상 돌리면 감염 걱정을 더욱 덜 수 있다.
 
모기로 인해 바이러스 전파될 수 있다? (X)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벌써 하나둘 모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확진자의 피를 흡혈한 모기가 다른 이를 물면서 바이러스가 이동해 신종 코로나를 전파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모기의 경로는 추적이 불가능하고 범위가 넓어 만약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소용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전문가들은 모기의 전파설을 부정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아무런 근거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 권위자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 역시 지난 10일 중국 CCTV 인터뷰에서 "곤충을 통해 감염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모기로 전파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김우주 교수는 “모기로 전파가 이뤄지려면 전파력을 가진 확진자를 모기가 흡혈하면서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를 몸에 옮겨야하고, 모기 몸 속에서 바이러스가 살아 있어야 하며, 그 상태로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면서 점막 등에 바이러스를 옮겨야 한다”며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게 감염이 이뤄질 확률은 대단이 낮아보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기로 인한 감염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일본뇌염 주의보도 다른 해보다 2주 빠른 지난 16일 발령돼 건강을 위해 모기를 조심하는 것은 필요하다. 
 
감염된 후 심장병이 생길 수 있다? (O)
 
올해 2~3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폐가 섬유화돼 향후 폐기능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정보가 떠돌았다. 중증 폐렴으로 폐손상이 생긴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에 걸리면 멀쩡한 사람도 심장병이 생길 수 있다는 정보가 인터넷으로 퍼졌다. 안타깝게도 이것도 사실에 부합한다.

해외에서는 신종 코로나 감염 이후 폐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중국 우한에서는 환자의 20%에서 심장 손상이 확인됐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근에는 국내서도 같은 사례가 나타났다. 지난 17일 대구의 2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심근염 증상이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가 폐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국내 첫 사례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폐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 심장근육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거나, 과도한 면역반응(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심장근육이 손상됐거나, 바이러스가 직접 심장근육에 침투해 심근을 망가뜨리는 세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김인철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ACE2 수용체는 주로 폐에 많지만 심장세포에도 일부 분포돼 있어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는 통로가 된다”며 “이로 인해 심장 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신종 코로나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은 이유로 남성에서 ACE2 수용체가 더 많다는 가설도 있다.
 
할란 크룸홀츠(Harlan Krumholz) 예일대 흉부외과 박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 결과와 함께 신체 곳곳을 공격할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며 “그 공격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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