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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빨간약’으로 가글하면 예방? 신종 코로나 속설 OX 점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3-31 16:45:21
  • 수정 2020-04-01 1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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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균스프레이 효과와 별개로 흡입 위험 … 신발 밑창에 바이러스 5일간 생존, 소독제로 닦고 실내화 사용해야
흔히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액으로 가글하거나 인후스프레이를 하면 신종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 SNS에 퍼졌으나 비말 접촉 직후 사용할 게 아니라면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이 선언되고, 미국과 유럽이 새로운 진앙지로 떠오르면서 장기화에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나와 막연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지만 터무니 없는 속설도 가짜뉴스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속설을 모아 팩트체크에 들어가 본다.
 
‘빨간약’ 요오드 성분 가글액을 쓰면 감염이 예방된다? (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포비돈 요오드 성분이 들어간 가글액으로 입을 헹구면 구강 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제거돼 폐렴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정보가 퍼졌다.
 
포비돈 요오드는 일명 ‘빨간약’으로 불린 상처 소독제 성분이다. 아데노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에 대한 억제 효과가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때문에 요오드 성분이 든 가글액과 인후스프레이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포비돈 요오드가 신종 코로나 예방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김석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인되지 않은 효과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했다.
 
포비돈 요오드 가글액이 신종 바이러스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해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아침에 가글하고 나간 효과가 하루 종일 유지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감염자 비말에 노출된 즉시 포비돈 요오드 가글액으로 씻어낸다면 모를까, 하루 종일 가글할 게 아니라면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게 감염병 예방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항바이러스 스프레이 예방에 효과 있을까? (△)
 
지난 26일 국내 한 업체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변종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항균스프레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국제공인시험기관(GLP급)인 ‘Microbac Laboratories, Inc.(미국 버지니아주 소재)’에서 신종플루 및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대한 사멸 테스트에서 99.99% 이상 제거하는 우수한 결과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살균 효과와 별개로 스프레이에 든 화학 성분을 흡입하면 건강이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만성호흡기질환자‧영유아 등이 있는 가정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영석 고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살균‧항균 스프레이는 흡입 위험이 있어 원칙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스프레이 형태의 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일회용 장갑과 마스크, 방수 앞치마 등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소독 중에 눈·코·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독 후에는 충분히 환기해 냄새를 제거해야 한다.
 
신발 신고 생활하면 감염 더 잘된다? (O)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신발에 5일 가량 잔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실내에서 신발을 오래 신고 생활하면 감염이 더 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29일 뉴욕포스트‧허핑턴포스트 UK‧인디펜던트 등 외신에서는 쇼핑카트, 문손잡이 외에도 신발 역시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에 따르면 구두 밑창에는 평균 42만1000개의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의학전문가인 메리 슈미트는 "신종 코로나는 고무·가죽 등 구두 밑창에 5일간 잔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기가 잘되지 않는 실내에서 신발을 오랫동안 신고 활동할 경우 감염 위험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신발로 인한 감염 여부가 아직 확인돼지 않았다며 굳이 신발을 벗을 것까진 없으나 소독 성분이 있는 티슈나 알코올 등으로 신발 밑창을 닦아주는 게 위생적인 환경을 위해 좋다고 설명했다. 신발을 현관 쯤에 모아두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가 물러간다 (△)
 
기온이 높은 곳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카심 부카리 박사팀에 따르면 대부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3~17도의 낮은 기온에서 발생하고, 평균 기온이 18도 이상인 지역에서는 확산 속도가 느려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런 현상은 미국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남부의 애리조나·플로리다·텍사스주가 북쪽의 워싱턴·뉴욕·콜로라도주보다 코로나 감염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중간 정도의 속도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태스크포스의 일원인 데버러 벅스 박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반부에서 독감은 일반적으로 11월에서 4월까지 발생하는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도 같은 패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믿고 기온이 올라갔다고 해서 방역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이 논문은 아직 정식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이어서 이를 믿고 방역 방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4~5월이 된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힘이 약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내년까지 바라봐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모기가 신종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 (X)
 
슬며시 기온이 올라가면서 모기가 유행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실내 공간에선 겨우내 죽지 않았던 잔모기도 준동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일반인은 말라리아처럼 확진자를 문 모기가 신종 코로나를 전파시키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코로나19 미신 깨기’라는 글에서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이며,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모기가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어떠한 정보나 증거도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폐렴 예방백신 접종, 주기적인 코 세척, 마늘 섭취, 자외선 램프 식기·젖병 소독기 등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속설에 대해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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