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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신종 코로나에 이부프로펜 말고 타이레놀 … 뭐가 달라?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3-19 18:59:44
  • 수정 2021-06-17 13: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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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레놀 효과 빠르나 소염 효과 없고, 이부프로펜 약효 길고 안정적 … 신종 코로나에 이부프로펜 취약, 근거 없다는 반박도
WHO가 이부프로펜이 신종 코로나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의심환자에게 타이레놀을 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통제 성분에 따라 작용와 효과가 다르므로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에게 이부프로펜의 복용을 금하고 타이레놀을 권유했다. 이부프로펜 계열의 약물이 신종 코로나 수용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선행 연구 때문이다.
 
최근 스위스 바젤대 의대 연구팀이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인체에 침입할 때 폐·동맥·심장·신장·장 등 세포막 외부표면에 붙어 있는 표적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2)와 결합해 감염을 일으킨다.  

고혈압약·진통제가 ‘신종 코로나’ 감염을 부추긴다는 근거는?

신장에는 레닌(renin)-안지오텐신(angiotensin)-알도스테론(aldosterone)계라는 혈압조절 메카니즘이 있다. 레닌은 신장 동맥의 사구체 세포에서 생성·분비되는 단백분해효소의 일종으로서 안지오텐신의 전단계 물질인 안지오텐시노겐(angiotensinogen)을 안지오텐신Ⅰ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어 안지오텐신Ⅰ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에 의해 안지오텐신Ⅱ라는 혈압상승물질로 변화된다. 이어 안지오텐신Ⅱ는 알도스테론이라는 항이뇨 호르몬(나트륨이 신장 실질 세포 안에 머물게 함으로써 배뇨를 억제하고 혈압을 올림)의 합성을 촉진하는 한편 심장관상동맥의 수축을 초래해 혈압을 상승시킨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는 ACE1, ACE2로 나뉜다. ACE1는 안지오텐신Ⅰ을 안지오텐신Ⅱ로 전환시켜 혈압을 올린다. 이를 억제하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저해제(ACEi)는 안지오텐신Ⅱ의 생성을 막아 혈압을 낮춰준다.  반대로 ACE2는 안지오텐신Ⅱ(혈관수축)를 안지오텐신1-7(혈관확장)로 전환시켜 역시 혈압을 떨어뜨린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 ACE2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과정에서 출입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혈압환자가 사용하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저해제(ACEi)나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 약물이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ACE1를 억제하는 반면 ACE2의 발현을 증가시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역시 복용 후 ACE2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부프로펜이 가진 염증 억제 효과가 신종 코로나 진단을 방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의사 출신인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WHO 권고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부프로펜이나 이와 유사한 소염제의 투약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올렸다.

즉 이번 논란은 타이레놀이 신종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는 게 아니라, 이부프로펜이 신종 코로나 예방과 진단에 불리하다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나이가 들수록 ACE2 발현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구대로라면 노인보다는 젊은층이 신종 코로나에 취약해야 하는데, 발병 양상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글로벌 건강혁신센터 소장인 미셀 배리 박사는 “이부프로펜이 코로나 환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 데이터가 없다”고 반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소염제와 신종 코로나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밝힌 최근 연구는 없다”고 인정하며 “소염제가 신종 코로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WHO 권고인 만큼 가급적 삼가는 게 옳으나 다른 이유로 이부프로펜을 복용 중이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 해열·진통 효과 뛰어난 대신 소염효과 없어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에게 투약이 권고된 존슨앤드존슨(얀센)의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단일 성분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뇌내 시상하부의 열 중추에 작용해 땀을 배출시키고 혈관을 이완해 열을 내린다. 또 중추신경계의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방해해 진통효과를 발휘한다.
 
다른 진통제에 비해 해열효과가 뛰어나고 진통효과도 상당하지만 소염효과는 거의 없다. 따라서 염증을 동반한 통증에는 쓰지 않는다. 최고약물유효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복용 후 30~120분, 반감기가 45~180분으로 약효가 신속한 대신 빨리 소멸되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4시간 마다 복용해야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계열에 비해 위장장해가 적고, 천식이 있거나, 다른 진통제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적은 용량으로도 간 독성을 일으킬 수 있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다른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밖에 장기 또는 과량 복용이 용혈성 빈혈 등 각종 혈구이상, 두드러기, 홍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하루에 4000mg 가지만 복용이 권장된다.
 
타이레놀 외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한국얀센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이 있다. 같은 회사의 ‘우먼스타이레놀정’은 월경전증후군에 효과있는 파마브롬(pamabrom)을 첨가한 제품이다. 그 외 아세트아미노펜에 무수카페인(caffeine anhydrous), 이소프로필안티피린(isopropylantipyrine) 등 진통 성분을 더한 종근당의 ‘펜잘정’. 삼진제약의 ‘게보린정’, 바이엘헬스케어의 ‘사리돈에이정’ 등이 있다.
 
이부프로펜, 해열·진통 외 소염에도 효과 … 약효 길고 안정적, 부작용은 위장장애
 
이부프로펜은 ‘아스피린’과 더불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대표적 성분이다. 통증 유발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드는 COX-2 효소를 억제해 통증을 줄이고, 해열 효과가 뛰어나며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효과도 있어 감기·두통·치통·근육통생리통·해열과 가벼운 신경통 완화 등에 널리 쓰인다.
 
진통·해열 효과를 지닌 아세트아미노펜에 비해 작용시간이 길고 간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며, 생리통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대체로 안전한 약물로 평가되어 노인과 어린아이 해열에 자주 사용된다.
 
아스피린보다는 적으나 사용자의 5~15%가 위통 복부팽만감·오심·속쓰림 등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고, 태반, 탯줄, 유즙을 통해 태아나 영유아에게 약물이 전달될 수 있어 고혈압 환자와 임산·수유부에게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삼일제약의 ‘부루펜정’, ‘부루펜시럽’ 그리고 이부프로펜에 아르기닌(arginine)을 첨가한 일동제약 ‘캐롤에프정’ 등이 있다.
 
새로운 진통제 성분으로 소개되는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과 나프록센(Naproxen)은 이부프로펜에서 파생한 성분이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분자구조식 성분(라세미체 혼합물, Racemic mixture)로 진통·소염·해열 효과가 강화됐다. 나프록센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 계열로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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