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는 세계 성인 10명 중 6명이 앓고 있을 만큼 현대인의 고질적인 문제다. 햇빛을 충분히 쐬지 않는 사람은 체내 비타민D 수치와 관계 없이 잠을 과도하게 잘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도양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최지호 순천향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2010년 1월~2012년 12월의 국민건강영양조사 5기 자료에 샘플링된 2만5534명을 대상으로 햇빛을 하루 2시간 미만 쐬는 군과 2시간 이상 쐬는 군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햇빛을 쐬는 군은 체내 비타민D 수치가 수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루 2시간 미만으로 쐬는 군은 이 수치가 낮을수록 평균 수면시간인 6~8시간보다 2~4시간 더 많이 잤다.
즉 햇빛 노출이 충분하면 체내 비타민D 수치가 수면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햇빛 노출이 부족하면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과도한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3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수면시간과 햇빛노출, 혈중 25-하이드록시비타민D 수치 간의 연관성에 대한 단면조사연구(Relationship between Sleep Duration, Sun Exposure, and Serum 25-Hydroxyvitamin D Status: A Cross-sectional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비타민D가 ‘생체시계’로 알려진 24시간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과 생체 활성에 영향을 주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박도양 교수는 “건강한 수면뿐 아니라 다양한 인체 기능을 돕는 비타민D의 생성과 활성화를 돕기 위해 햇빛을 충분히 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일 햇빛을 충분히 쐬기 힘들다면 정상적인 체내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게 건강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지호 교수는 “수면시간, 햇빛 노출시간, 비타민D 상태는 수면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3가지 요소로 이들 간의 연관성을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3가지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유의미한 결과를 밝혀낸 흔치 않은 연구”라고 의미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