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회장과 약사회 활동 인연, 2013년부터 7년간 재직 … “업체 선정과 전혀 무관” 주장
공적마스크 유통채널로 선정돼 특혜 논란이 일었던 의약품 도매업체 ‘지오영’의 고문 출신 박명숙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60)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한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박 전 고문은 지오영에서 2013년부터 올해 1월까지 약 7년간 고문을 맡았다. 박 전 고문과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대한약사회에서 이사진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 11일 저녁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고문을 포함한 비례대표 일반경쟁 분야 후보 21명을 발표했다. 13번 순위에 내정됐다. 박 전 고문의 모친은 운동권 인사 가족모임이었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의 임기란 전 상임의장이다. 이 모임을 통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운동권 인사들과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부가 지오영 컨소시엄과 백제약품에 공적마스크 공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두 업체가 장당 100~200원 수익을 가져간다고 가정했을 때 2주간 두 업체가 38억~75억원의 마진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하며 업체 선정 과정과 비례대표 공천 신청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전체 의약품 도매업체가 가입돼 있는 한국의약품유통협회도 이번 정부 조치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협회 관계자는 “지오영과 백제약품이 공적마스크 유통채널로 결정됐다는 것은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협회 차원의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업체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공공성과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마스크의 약국 판매를 위해선 전국 약국 유통망을 보유한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유통채널로 선정하는 게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조선혜 회장 역시 네트워크를 갖춘 1, 2위 업체가 선정된 것일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고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월 31일부로 지오영에서 퇴사했다”며 “비례대표 후보 신청과 지오영 경력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고, 공적마스크 관련 업무에 참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특정 순번을 놓고 경쟁하는 제한경쟁 분야(1·2·9·10번)와 일반경쟁 분야(3~8번, 11~25번)로 나눠서 공모했다. 총 130명이 지원한 가운데 이들 중 서류·면접 심사로 40명을 거르고 10~11일 이틀간 PC와 모바일로 ‘국민공천심사단’ 투표를 진행했다.
권리당원 및 온라인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선거인단 81만7037명 중 17만9415명(21.96%)이 투표에 참여해 21명을 확정했다. 박 전 고문은 일반경쟁분야 후보로 13번을 받았다. 오는 16일 최종 순번이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미래통합당을 의식해 예정보다 나흘 당겨 명단이 발표됐다.
한편 박명숙 덕성여대 약대 교수(1960년생, 약품화학 담당)와 박명숙 전 지오영 고문(1960년생)은 이 학교 약대 동문으로 별개의 사람이다. 박 고문의 남편은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1957년생, 산학협력 및 약무행정 담당)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1962년생, 직전 성균관대 약대 사회약학 교수)과 같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으며 한 직장에서 근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