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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썼다 벗었다 하면 시력 나빠진다? ‘눈’에 대한 궁금증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3-12 16:53:56
  • 수정 2020-03-13 16: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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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서 안경 쓸수록 눈이 더 나빠진다(X) 눈에 좋은 음식으로 시력 회복된다(X)
안경은 물체를 선명히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구일 뿐 안경 자체가 시력을 좋아지거나 나빠지게 할 수는 없다.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 했다. 다른 인체기관보다 눈으로 받아들이는 정보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감각기관을 통해 획득하는 정보의 80% 이상은 시각을 통해 얻어진다. 인간은 오감(시각·후각·청각·미각·촉각)을 이용해 세상을 인식한다지만 그 중에서도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눈은 외부 물체의 크기와 형태, 빛, 밝기 등을 감지할 뿐 아니라 공간의 위치와 운동을 파악한다. 눈이 나빠질 경우 다른 신체기관의 건강과는 무관하게 움직임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각종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눈 건강을 신체 오복(五服) 중 하나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눈은 이렇게 중요하지만 노화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신체 기관이다. 최근에는 TV·컴퓨터·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시력이 저하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눈 건강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세간에 알려진 눈 건강 상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본다.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 눈이 더 나빠진다? (X)

안경은 근시·원시·난시 등 굴절이상을 교정해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행위는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성인이나 시력 발달이 끝난 10세 이상은 필요할 때만 착용해도 괜찮다. 안경 착용 습관이 안구 성장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안구 굴절력에 맞는 안경을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안경을 벗었을 때 잘 보이지 않으면 눈은 스스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절을 하게 된다.  보통은 안경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는 게 눈의 피로를 줄이고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릴 때부터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나빠진다? (X)

간혹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나빠진다고 오해해 아이가 안경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굴절이상인 근시는 대부분 축성 근시(軸性近視, axial myopia)로 성장기에 안구가 앞뒤로 길어져서 생긴다. 이 축성 근시는 성장기 동안 진행되고 시력이 계속 떨어지게  만든다. 성장기에 점점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안경 때문이 아니라 근시의 진행 탓이고, 근시가 심해지는 것은 안구가 성장하는 것에 비해 굴절력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근시는 5~15세에 시작되고, 11세 이상 소아청소년기에서 유병를이 급증한다. 이 기간에 자녀가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임동희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 등 시력을 해칠만한 환경을 피하고 정기검진으로 안구 변형과 시력 변화를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며 “자녀의 시력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눈에 유해한 환경을 차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TV를 근거리에서 보는 것, 조명이 어두운 데서 콘트라스트가 심한 상태에서 화면을 보는 것, 독서나 TV시청처럼 특정한 동일 거리를 아주 장시간 보는 것이 어린이 시력을 나빠지게 하는 주범이다. 

난시는 눈에 들어간 빛이 각막에서 굴절되면서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고, 두 점 또는 그 이상의 초점을 갖는 눈의 굴절이상이다. 이 역시 안경 착용과 관계없이 지속된다.

안경은 물체를 선명히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구일 뿐 안경 자체가 시력을 좋아지거나 나빠지게 할 수는 없다. 안경이 꼭 필요한 시기에 잘못된 지식으로 안경 착용을 미루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

나쁜 시력은 유전된다? (△)

시력은 유전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흔히 눈이 나쁘다고 할 때는 근시· 난시·원시 등 굴절이상 때문에 시력이 저하된 경우를 말한다. 부모가 심한 굴절이상이 있으면 자녀도 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전성 각막이영양증, 선천성백내장, 유전성 망막병증과 같이 유전되는 안과질환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이들 질환을 가졌다고 해서 자녀에게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굴절이상은 꼭 유전이 아니어도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백내장, 망막질환은 나이 들면 발생하는 것이다? (X)

백내장, 망막질환 등 안과질환은 나이가 들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도 선천성백내장, 미숙아망막벽증이 발병하기도 한다.

선천성백내장은 말 그대로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백내장을 갖는 경우를 말하는데 아직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만일 생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앞에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지 못하거나 이동하는 물체를 눈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선천성백내장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

미숙아망막병증은 망막혈관이 다 완성되기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진행 경과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필요시 레이저치료가 이뤄진다.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게 최선이다.

콘택트렌즈가 눈 뒤로 넘어갈 수 있다? (X)

콘택트렌즈는 안경보다 선명하게 사물을 보여주고 자신감을 상승시켜주지만 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오해도 많다. 렌즈가 흰자위 뒤쪽으로 넘어가면 안구 깊이 빠져버리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흰자위에 해당하는 결막과 눈꺼풀 내부조직은 상호 연결돼 있어 렌즈가 안구 뒤로 넘어가는 일은 없다. 렌즈가 자리를 벗어났을 경우 인공누액을 넣어 앞으로 빠져 나오게 하거나 안과에 방문하면 된다.

눈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시력이 회복된다? (X)

안타깝게도 특별히 시력을 다시 좋아지게 하는 음식은 없다. 눈에 좋은 영양성분은 많지만 이를 먹는다고 해서 시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눈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게 좋다. 눈에 좋은 영양분은 카로틴·비타민A·무기질·루테인·제아산친·안토시아닌·오메가3지방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금치·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와 파프리카·오렌지·토마토·블루베리 등에서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루테인은 황반색소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며 황반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망막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50대 이후에 복용하면 좋다.

녹내장 발병하면 결국 실명한다? (X)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병증 등과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시신경과 신경섬유층 손상을 초래한다. 그러나 무조건 실명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녹내장은 주로 높은 안압에 의해 발생하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실명하게 되는 것이다.  발병 후에도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안압이 높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녹내장은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지만 뚜렷한 증상이나 통증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은 게 특징이다. 한번 나빠진 시신경은 다시 되돌리기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에도 차도가 없으면 실망해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시야 결손이 진행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시야 주변부가 평소보다 흐릿하거나, 눈의 피로가 심하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눈이 자주 빨갛게 충혈되면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며 “만성 녹내장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정밀 진단장비를 이용한 안과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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