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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과 신장의 크레아틴, 크레아티닌, 크레아티닌청소율 헷갈리시죠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2-28 21:30:39
  • 수정 2020-03-02 14: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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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레아틴은 정상치 없어, 크레아틴키나제 과다는 근육손상 … 크레아티닌은 신장기능과 밀접
과도한 근육운동, 부상, 근육손상, 만성질환 등은 혈중 크레아틴키나제 수치를 높이므로 문제가 있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일반인이 건강기사를 읽을 때 흔히 혼동하는 수치가 크레아틴, 크레아티닌, 크레아티닌청소율, 크레아틴키나제 등이다. 우선 크레아틴 농도는 정상치가 없고, 일각에서 정상치를 설정해 상업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나 믿을 게 못 된다. 흔히 말하는 크레아틴 수치는 크레아티닌 수치를 잘못 이해했거나 오기한 내용들이다. 근육과 관련된 것은 크레아틴 또는 크레아틴키나제, 신장기능과 연관된 것은 크레아티닌, 크레아티닌청소율이므로 기본개념을 가지면 헷갈릴 게 없다.

크레아틴키나제 과잉이면 급성근육손상 또는 만성질환 

크레아틴(Creatine)은 척추동물의 조직(주로 근육)과 소변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이다. 크레아틴은 근육 내에 다량으로 존재하지만, 혈중에는 약간 있고, 요중으로는 거의 배설되지 않는다. 근육 속 크레아틴은 매일 1~2%만이 크레아티닌으로 전환된다. 

일반적으로 크레아틴은 근육조직에서 크레아틴인산으로 존재한다. 소변에서는 크레아티닌(Creatinine)으로 배출된다. 크레아틴은 근육조직에서 거의 대부분 크레아틴인산으로 존재하다가 산소 결핍 시 크레아틴키나제(creatine kinase, CK)가 개입해 근육에서 ADP를 ATP로 인산화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다시 크레아틴과 인산으로 분해된다. 크레아틴은 근육에서 최종 대사될 때 다시 크레아티닌과 물로 분해된다. 근육량에 다소 영향을 받지만 크레아틴/크레아티닌 비율은 정상인 경우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크레아틴은 용액 상태에서 화학식은 같되 구조적으로 다양한 호변체(tautomers, 互變體)를 이룬다. adenosine triphosphate (ATP) ↔adenosine diphosphate (ADP)+P(phosphate)의 상호 호환반응에서 크레아틴은 인산(phosphate)을 얻었다가 근육과 뇌에서 에너지를 쓸 때 인산을 내놓는 반응을 일으킨다. 양 방향의 화학반응에서 완충자(buffer)가 역할을 하면서 ATP를 재활용한다. 

크레아틴의 정상치는 설정돼 있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으로서 피로회복, 근력증강에 쓰이고 있으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연구가 적잖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크레아틴 대신 크레아티닌키나제가 근육의 상태를 대변한다. 흔히 말하는 혈청 중(혈중) 근육효소 수치가 이를 말한다. 정상 범위는 22~198U/L이다. 평균은 102U/L로 성, 인종, 활동량에 따라 수치에 변화가 있다. 고강도운동, 부상, 스타틴계열 고지혈증 치료제나 퀴놀론계 항균제 등의 장기복용 등으로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면 크레아틴키나제 수치가 정상의 5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혈중 크레아틴키나제 수치가 정상을 벗어나면 급성근육손상 또는 만성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신장기능 떨어질수록 크레아티닌 농도 증가 … 정상이더라도 변화 추세 보이면 주의 

크레아티닌(creatinine)은 크레아틴(creatine)의 최종 대사산물로 크레아틴에서 물 분자가 하나 빠져 생긴 5각형 무수물(탈수물)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질수록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개원가에서는 복잡한 사구체여과율 대신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대강의 신장기능을 판별한다. 신장이 혈중 단백질 대사의 최종산물인 질소 노폐물을 어느 정도 배설시킬수 있는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혈중 크레아티틴 농도는 나이와 체중(근육량)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신장기능에 이상이 없을 경우 대개 일정한 수치를 보인다. 

혈중 크레아티닌의 정상 수치는 1mg/dL 안팎(0.6∼1.2)인데 남성은 혈액 1dL당 0.8~1.3㎎, 여성은 0.6~1mg이다. 2세 이후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가 40대 이후부터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기능이 절반으로 저하되면 2mg/dL, 신기능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 5mg/dL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므로 대략적인 신기능 판정에 유용하다.

다만 크레아티닌 농도와 신장기능은 직선적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으므로 정상이더라도 낮은 크레아티닌 수치 범위에서는 작은 변화라도 신장기능의 큰 저하를 의미할 수 있다. 따라서 혈중 크레아티닌치가 갑자기 상승한다면 신장기능 저하가 의심되므로 24시간 소변을 모아 실제 사구체여과율을 구함으로써 정확히 진단해볼 수 있다.

요중 크레아티닌 농도 수치는 임상에서 별로 활용되지 않는다. 남성은 24시간 동안 체중 1kg 당 150~200 μmol의 크레아티닌을 걸러낸다. 여성은 100~150μmol 수준이다. 90 μmol은 1.0 mg/dL로 환산될 수 있다. 이는 전부 요를 통해 배출된다. 요중 크레아티닌 농도는 소변이 희석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돼야 하는데 만약 일정 수준보다 낮은 요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나왔다면 신기능이 떨어졌거나 시험이 조작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마약도핑 검사에서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신장기능의 바로미터 크레아티닌청소율 … 60이하면 신장질환 의심 

크레아티닌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 Ccr, CLcr)은 혈액(혈장) 중 크레아티닌 농도를 측정해 1분간 몇 ml의 혈액이 신장의 사구체에서 여과되었는지를 산출해낸 수치다. 이를 직접 계산하려면 혈액검사로 크레아티닌 농도를 측정하고 소변을 24시간 동안 모아서 소변 중 크레아티닌 총량을 재봐야 한다. 

근육에 주로 존재하는 크레아틴은 혈액에 소량 존재하고 요 중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크레아틴은 크레아티닌으로 최종 대사돼 배설되는데 세뇨관에서 분비도 재흡수도 되지 않고, 혈중 농도도 안정한 상태이므로 이런 원리를 이용해 신장의 배설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CrCl을 활용하면 방사성 요오드나 난분해성 다당류인 이눌린 같은 특별한 약제를 투여하지 않고서도 간단히 사구체 여과치를 알 수 있다. CrCl의 정상 범위는 85~135ml/분이다. 사구체여과율(GFR)의 정상 범위는 80~120ml/min/1.73㎡으로 본다. 

크레아티닌청소율(ml/분) = (24시간 모은 소변의 크레아티닌 총량: 단위 mg)×100/(혈중 크레아티닌 농도 : 단위 mg/dl)×1440

혈액의 크레아티닌 농도는 하루의 일정 시점이므로 24시간(1440분)으로 환산하기 위해 분모에 1440을 곱해 줌. 혈액의 크레아티닌 농도가 데시리터(dl)이지만 크레아티닌청소율의 단위는 밀리리터(ml)로서 그 100배가 되므로 분자에 100을 곱해 줌. 

크레아티닌청소율로 사구체여과율을 도출하는 여러가지 계산법이 있으나 가장 간단하게 추정하는 방법은 사구체여과율 = (140-나이)×체중(㎏) / (72×CrCl) 이다.  컴퓨터가 크레아티닌청소율 수치를 바탕으로 체격, 연령, 성별, 인종 등의 수치를 보정해 추정한 사구체여과율을 자동 산출한다. 병원마다 산출 방식에 따라 사구체여과율이 다소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추정된 사구체여과율을 달리 eGFR(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로 정의하기도 한다. eGFR이 60mL/min/1.73 m²미만이면 신장질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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