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후 증가세가 한풀 꺾이는 듯하던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12일 1만5152명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5만9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242명이 늘어 누적으로 1300명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석 달이 지났으나 사망자 수에 비례하듯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업데이트되는 각종 주장과 의혹들을 ○×로 명쾌하게 풀어본다.
신종 코로나 이제 정점을 찍었다? (X)
지난 12일 3차 전세기로 귀국한 교민들과 중국 국적의 가족들의 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으로 밝혀졌다. 5일째(15일 기준)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직 소강 국면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을 비롯한 인접 국가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이어지는 만큼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가 13일을 기준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일본은 15일에만 8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중국에서 지역사회 유행이 지속되고, 싱가포르, 일본에서는 해외 여행력 등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계를 주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는 14일이므로 며칠 환자가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전염병을 대할 때 과도한 공포감을 가지는 것도 문제지만 안일함은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병처럼 매년 발생할 것이다? (△)
중동호흡기중후군(MERS, 메르스)이 중동 지역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사멸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계절병처럼 지속적으로 유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독감 환자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계절성 감염병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국내 전문가들은 예단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비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교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봐야 한다”며 “관건은 감염체가 발생했고 가장 환자가 많은 중국의 방역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적인 유행에 대한 대비책을 고심 중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 바이러스의 유행에 대한 지역사회의 감염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며 “국내 병원체 감시체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중국 내 환자 급증은 돌연변이 바이러스 탓이다?(X)
중국에서 지난 12일 하룻밤 새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에 대해 일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복제할 때 돌연변이 발생이 쉬운 RAN형 바이러스다
다행히 돌연변이의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13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일본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를 제외하면, 중국 외 지역에서 극적인 사례 증가는 볼 수 없다”며 돌연변이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의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은 확진 범위에 갑자기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기존 검사법인 핵산 검출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의사가 확진하는 방식이다.
폐렴 예방접종이 도움이 된다? (X)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되면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폐렴 예방접종을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폐렴 예방접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예방접종은 전체 성인 폐렴 원인의 약 40%를 차지하는 ‘폐렴알균(폐렴구균)’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접종”이라며 “폐렴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도 ‘폐렴알균’이 원인이 되는 폐렴 외에 나머지 60%의 폐렴은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감염되면 폐 조식 손상으로 후유증 남는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 조직이 손상돼 완쾌 후에도 폐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온라인을 타고 퍼지면서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높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지만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다르므로 앞서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폐 손상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는 생기지 않는다.
최평균 교수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심한 폐렴이라면 폐 섬유화 진행에 의한 폐 기능 저하를 걱정해야 한다”면서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중에서 그런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환자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