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변도시 라호야(La Jolla)에 있는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시리즈C에서 1억달러를 투자받아 근긴장성이영양증(myotonic dystrophy) 및 기타 근육장애와 희귀질환의 조기치료를 위한 항체-올리고핵산염 접합체(antibody-oligonucleotide conjugate, AOC)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여러 제약사가 타깃의 선택성을 높이기 위해 항체에 유효성분 약물을 부착시키는 방법을 개발해왔으나 소수의 항체약물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만이 시장에 진출했다. 주로 항암제 분야다. 암세포를 죽이는 약을 암세포에 접근시키는 매력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건강한 방법은 아니었다. 이 분야의 임상 시험이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의약품이 가진 복잡성 탓에 효과의 한계가 분명이 존재한다.
애비디티는 다른 회사들보다 AOC에 관해 앞서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아트 레빈(Art Levin) 애비디티 수석과학책임자(CSO)는 “아무 항체에 아무런 올리고핵산염을 되는 대로 붙여놓고 이 접합체가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AOC 분야에서 축적된 엄청난 양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우리회사의 큰 강점으로서, 다른 기업들은 애비디티의 성공을 바라보며 어떻게 자신들도 이 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AOC 플랫폼은 애비디티가 개척한 신기술이다.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단일클론항체와 강력하고 선택적인 활동을 하는 올리고핵산염을 치료제로 결합시킨다. 애비디티는 근육과 면역세포를 효율적으로 표적해 RNA 치료제의 새로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비디티의 행보는 순조롭다. 올해 릴리와 3500만달러의 연구계약을 맺었으며 사라 보이스(Sarah Boyce)를 새로운 회장(CEO)으로 임명했다. 회사는 근긴장성이영양증 외에도 뒤쉔근육영양장애(Duchenne muscular dystrophy)와 근위축(muscle atrophy)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사라 보이스 회장은 “릴리와 함께 면역학 분야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 연구 중인 표적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 중인 표적도 있다”며 “이론적으로 AOC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올바른 siRNA(small interfering RNA)를 적합한 항체에 부착함으로써 전체 조직을 범위로 표적할 수 있다. 회사는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가 높은 근육병 분야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siRNA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이중나선 물질로, RNA간섭 현상에서 질병 유발에 관여하는 mRNA와 결합한 뒤 작은 단위로 자가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게 해 병적 단백질 합성을 초기에 원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4월 애비디티는 릴리로부터 새로운 표적 발굴과 임상 단계 신약개발 추진을 위해 선투자금 2000만달러와 추가로 1500만달러를 확보했다. 계약 만료일에 가까울수록 마일스톤이 가중 지급되는 백로드(backload) 계약에 따라 애비디티는 릴리가 목표한 표적치료제의 개발, 허가, 상품화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최대 4억5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두 회사는 모두 몇 가지 신약후보물질을 목표로 삼을지 공개하지 않았다.
릴리의 1500만달러 추가 투자와 몇몇 신규 투자자들의 참여로 애비디티를 후원하는 명단은 긴 줄을 이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기업은 RTW투자(RTW Investments), 코모란트자산관리사(Cormorant Asset Management), 큐어두첸(CureDuchenne), 로고스캐피털(Logos Capital), 퍼셉티브어드바이저(Perceptive Advisors), ST제약사(ST Pharm), 알렉산드리아벤처(Alexandria Venture Investments), 에코R1캐피탈(EcoR1 Capital), 파트너펀드매니지먼트(Partner Fund Management), 타케다벤처(Takeda Ventures) 등이다.
통장 잔고에 자금이 두둑해진 애비디티는 내년에 기업 역량이 급신장할 전망이다. 보이스 회장은 “내년 첫 임상개발 프로그램인 근긴장성이영양증을 시작으로 임상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애비디티는 AOC 기술뿐만 아니라 다른 신약 후보군도 초기 개발 단계를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세한 사항은 공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