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화이자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 New oral anticoagulants)인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apixaban)가 심율동전환술 받은 비판막성(NV) 심방세동(AF) 환자를 대상으로 한 4상 임상 ‘EMANATE’ 결과 표준치료법인 비(非)경구 헤파린 또는 비타민K길항제(VKA)보다 뇌졸중 위험을 낮췄다고 6일 밝혔다.
심율동전환술은 약물을 투여하거나 전기충격을 줘 심장박동을 빠르게 정상화한다. 시술 중에 심장 내 혈전이 뇌 또는 다른 부위로 이동할 경우 뇌졸중·전신색전증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진다. 치료 가이드라인에선 심율동전환술이 고려되는 환자는 심율동전환술 관련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구용 항응고제를 3주 이상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임상은 오픈라벨(개방표지)·무작위배정·기술적(descriptive)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헤파린 또는 VKA 대비 엘리퀴스(5㎎ 1일 2회 복용)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비판막성 심방세동 진단받은 환자 중 항응고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이전에 항응고제로 치료받은 시간이 총 48시간 미만) 총 150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심율동전환술을 받은 이들 환자를 엘리퀴스 투여군과 표준치료법 시행군으로 나눠 30일간 투여하고, △급성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출혈 △임상적으로 관련있는 비주요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측정했다. 심율동전환술을 시행하지 못한 환자는 항응고제를 최대 90일간 처방했다.
엘리퀴스 투여군은 80세 이상, 체중 60㎏ 이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1.5㎎/㎗(133μmol/ℓ) 이상 등 2가지 이상 조건에 해당되는 환자로 한정해 이 약을 저용량(2.5㎎ 1일 2회) 투여했다.
EMANATE 연구 결과 중 엘리퀴스 투여군(753명)에선 뇌졸중 혹은 전신색전증이 발생하지 않은 반면 헤파린 또는 VKA 치료군(747명)에선 6건의 뇌졸중(출혈성 1건·허혈성 5건)이 나타났고 전신색전증은 없었다.
임상연구용 약물을 1회 이상 투여받은 모든 환자 1436명(엘리퀴스 735명, 헤파린 또는 VKA 721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엘리퀴스 투여군 대 헤파린 또는 VKA 투여군의 주요출혈 발생 건수는 3건 대 6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출혈은 11명 대 13명, 사망은 2건 대 1건으로 비슷했다. 엘리퀴스 투여군의 사망 원인으로 투약 전 급성 알코올성간염, 대장천공 관련 합병증이 각각 1건 있었다.
연구진은 영상지침서(image guidance)를 활용해 심장 내 혈전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심율동전환술을 조기에 시행하거나 심율동전환술을 하기 전에 최소 3주간 항응고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영상검사 결과 심장에 혈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 심율동전환술을 하기 전에 혈중 농도가 안정상태(steady-state)에 도달하도록 엘리퀴스를 5회 투약했다. 심율동전환술 최소 2시간 전에 엘리퀴스 도입 용량(loading dose)인 10㎎을 투여한 후 즉시 심율동전환술을 하고 이어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연구결과는 최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2017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됐다.
마이클 D.에제코위츠(Michael D. Ezekowitz) 미국 필라델피아 토마스제퍼슨대 시드니키멜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라켄하우의료센터 및 브린마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율동전환술을 할 때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처방되는 표준치료법인 헤파린과 와파린은 모니터링과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며 “엘리퀴스는 EMANATE 임상 결과 기존 항응고제의 대안으로서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엘리퀴스를 개발한 크리스토프 쾨넨(Christoph Koenen) BMS 부사장은 “환자 처치가 빠를수록 심장박동을 정상화하기 쉬워 비판막성 심방세동 진단 후 조기 심율동전환술을 선호하는 의료진이 많다”며 “의료진의 조기 심율동전환술을 할 때 항응고 치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