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자이는 1일 다중표적(multi targeted) 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가 수술이 불가하고 방사성 요오드에 반응하지 않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의 1차치료제로 급여 출시했다고 밝혔다.
렌비마는 지난달 24일부터 관련 적응증의 1차요법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면서 최근까지 1차치료에 보험이 적용된 유일한 표적항암제인 바이엘코리아의 다중 티로신인산화효소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s)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와 동일선 상에서 경쟁하게 됐다.
에자이는 30일 서울 소공로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렌비마 급여 출시 간담회를 열고 이 약의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렌비마는 3상 임상인 ‘SELECT’에서 64.8%로 높은 반응률을 보인 것을 바탕으로 2017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전이성 분화갑상선암 치료제로 넥사바보다 우선(preferred) 권고됐다.
렌비마와 넥사바를 직접 비교한 임상이 없어 조심스럽지만 국내외 학계는 렌비마가 넥사바보다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렌비마의 SELECT 임상은 넥사바 등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포함됐음에도 TKI 제제를 투여한 적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넥사바의 ‘DECISON’ 3상 임상에서 확인된 객관적반응률(ORR)인 12%보다 높았다.
렌비마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암 환자 392명을 무작위배정한 3상 임상인 SELECT 연구에서 위약 대비 유효성이 입증됐다. 렌비마 투여군은 ORR이 64.8%로 위약군의 2%보다 높았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이 18.3개월로 위약 투여군(3.6개월)에 비해 길었다. 렌비마 투여군 중 2%가 완전관해, 63%가 부분관해에 도달했다. 렌비마는 최초로 치료반응을 보이기까지 걸린 기간 중앙값이 2개월로 신속하게 약효가 발현됐다.
김원배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갑상선암은 10년생존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며 “이번 렌비마 보험급여로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의 1차 치료옵션이 확대돼 환자에 따라 각 약제의 장단점을 고려해 치료제를 골라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렌비마는 넥사바와 비교해 치료효과가 뛰어나지만 신약이다보니 의료진의 처방경험이 부족하다.
임동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렌비마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뿐만 아니라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를 억제한다”며 “임상연구와 같이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2~3개월내 종양크기가 40%가량 줄어드는 등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TKI 표적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한 편인데 투여용량을 줄여 이를 미리 관리하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며 “렌비마를 직접 처방해 본 결과 단백뇨와 같이 기존 임상데이터에서 보고된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전성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단백뇨 외에 렌비마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고혈압·식욕부진·체중감소·수족증후군·구내점막염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