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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치료에 흡입제·경구제에 이어 장기지속형 주사제 가세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8-16 07:39:16
  • 수정 2020-09-13 16: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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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주에 한번 주사, 항IL-5제제 GSK ‘누칼라’ 英 NICE 급여등재 권고 … 국내선 아직 비급여
4주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누칼라’, 테바의 ‘싱케어’ 등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증 환자에서 흡입기로 투여하는 ICS·LABA 복합제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세 이하 소아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천식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천식치료제도 기존 경구제 및 흡입제에 이어 장기지속형 주사제까지 등장해 치료옵션이 다양해졌다.

천식은 가장 흔한 만성 기도질환 중 하나로 호흡곤란·쌕쌕거림(천명)·가슴담답함·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며, 중증 환자의 급성 악화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천식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에서 차이가 난다. 천식은 알레르기 반응이 특징인 호산구성 염증질환이다. COPD는 흡연 등 독성물질에 노출돼 폐가 빨리 늙는 병으로 호중구성 염증질환에 속한다.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유발물질(Allergen)에 노출됐을 때 면역글로불린E(IgE)이라는 항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됨으로써 나타나는 과민반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10년(2007~2016년) 사이 천식을 진단받은 누적환자 수는 총 2027만9479명으로 이 중 10세 미만이 36.8%(746만2480명)에 달했다. 2007년 96만695명이던 10세 미만의 환자 수는 지난해 49만9287명으로 감소했지만 비중은 10년 내내 가장 높았다.

5세 이하 소아는 폐기능검사를 받기 어렵고, 면역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호흡기바이러스 감염 등 천식 외에 호흡곤란과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이 흔히 발생하므로 천식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호흡기질환이 의심되는 소아 중 아토피피부염이 있거나, 혈중 IgE 수치가 높거나, 기관지확장제·스테로이드제 의해 호흡곤란이 호전된 경우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에 따라 2007년 19만9464명이던 70대 이상 환자 수는 지난해 25만2040명으로 26.4%나 늘었다.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층에서 천식·COPD 중복증후군(Asthma-COPD overlap syndrome, ACOS)으로 인한 사망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천식치료제는 크게 △흡입형 스테로이드제(ICS, inhaled corticosteroids): 플루티카손(fluticasone)·부데소니드(budesonide) 등 △류코트리엔수용체 길항제(LTRA, leukotrien receptor antagonist):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프란루카스트(pranlukast)·자필루카스트(zafirlukast) 등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 long-acting β2-agonist): 살메테롤(salmeterol)·포르모테롤(formoterol) 등으로 나눌 수 있다.

ICS제제는 천식을 치료하는 항염증 약제 중 효과가 가장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 경증(1단계)부터 1차 표준요법으로 쓰인다. 흡입기를 사용하면 질환 부위인 기도에 약물을 직접 전달하고 스테로이드의 전신흡수율을 줄여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중등도(1~5단계 중 3단계 이상) 이상에는 기관지확장 효과가 있는 LABA를 혼합한 복합제 사용이 권장된다. 고용량 스테로이드제만 장기 투여하면 구강진균증(구인두캔디다증)·목소리 쉼·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LTRA 제제는 ICS에 비해 항염증 효과가 떨어지지만 부작용도 거의 없고 근본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이 처방된다. 이 제제는 면역물질 류코트리엔 생성을 저해해 천식 및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염증반응을 억제한다. 류코트리엔은 비만세포·호산구·호중구 등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며 기도평활근 수축, 기도점액 분비, 염증세포 집결 등을 초래한다.

국내외 천식치료제 시장은 ICS·LABA 제제인 GSK의 ‘세레타이드’(플루티카손·살메테롤) 및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 LRTA 제제인 한국MSD의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등이 주도하고 있다.

흡입기는 크게 약통을 누르면 일정량의 약물이 추진 가스·부형제와 함께 분무되는 정량흡입기(MDI, metered dose inhaler)와 약물 분말을 직접 들이마시는 건조분말흡입기(DPI, dry powder inhaler) 두 종류로 나뉜다. 약물의 하부기도 도달률은 DPI가 20%로 MDI(10%)보다 2배 가량 높아 시장점유율도 DPI가 MDI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DPI는 호흡으로 약물을 흡입해 손동작과 호흡 시점을 일치시킬 필요가 없지만 MDI에 비해 강한 흡인력이 필요하다.

GSK가 세레타이드의 후속 제품으로 출시한 같은 성분의 천식·COPD치료제인 ‘렐바’(플루티카손·살메테롤)는 사용 편의성이 개선됐다. 렐바의 DPI흡입기인 ‘엘립타’는 기존 DPI인 세레타이드의 ‘디스커스’보다 사용이 간편하다. 세레타이드 1일 2회 투여하는 반면 엘립타는 1일 1회 투여로 약효가 24시간 지속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심비코트의 기존 DPI흡입기인 ‘터부헬러’보다 사용편의성을 높인 정량분무식흡입기(pMDI, pressurised metered dose inhaler) ‘라피헬러’를 최근 선보였다. 라피헬러는 1회 용량이 자동 분무돼 정량 흡입이 가능하고 흡입력이 약한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 잔여 용량을 쉽게 확인시켜주는 용량측정기가 장착됐다. 측정기는 색상 변화로 흡입기 교체 시기를 알려준다. 용량측정기의 화살표가 빨간색을 가리킬 때 교체하면 된다.

싱귤레어 등 LRTA 제제는 흡입기가 필요없는 알약 제형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복약순응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급성발작을 예방하고 증상조절 효과를 향상시켜 지속요법으로 추가된다. 경증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스피린 과민성 천식에 효과적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은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주에 한 번 주사해 중증 천식을 치료하는 인터루킨-5차단제(항IL-5 제제)인 ‘누칼라’(성분명 메폴리주맙, mepolizumab)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천식 치료옵션이 다양해졌다.

누칼라의 1회 투여비용은 약 840파운드(120만원)로 비싸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해 11월 국민의료보험(NHS)에 이 약의 급여등재를 권고했다. 누칼라 외에 중증 천식 환자를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2종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 이들 생물학적제제가 ICS·LABA 복합제를 일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바의 ‘싱케어’(Cinqair, 성분명 레슬리주맙, reslizumab, 국내 미허가)는 누칼라와 마찬가지로 4주에 한 번 주사하는 인터루킨-5차단제로 지난해 3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들 약은 호산구를 성숙·활성시키는 사이토카인인 IL-5의 작용을 저해한다.

또 4주 혹은 8주에 한 번 주사하는 항호산구성 단일클론항체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벤라리주맙(benralizumab)은 국내외에서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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