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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많으면 여름철 실신 위험 높은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8-11 16:17:07
  • 수정 2020-09-13 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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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내 수분·혈액 부족해 저혈압쇼크 … 높은 기온 탓 이완된 근육·혈관도 원인
저혈압 환자는 혈당의 저장과 사용이 원활하지 않아 어지럼증, 피로감, 공복감 등을 자주 겪게 되는데 이를 모르고 운동을 계속하면 실신 또는 뇌손상에 이를 수 있다.

더운 여름철 갑자기 극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픽 쓰러지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어지럼증은 단순한 빈혈 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여름엔 땀으로 수분이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혈압이 급속도로 떨어져 저혈압 쇼크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지난해 저혈압 진료환자는 약 2만9249명으로 월별 환자 수는 한여름인 8월(3809명)이 가장 많았고 7월(3709명)과 9월(3029명)이 뒤를 이었다.

저혈압은 수축기혈압이 90㎜Hg 이하, 확장기혈압이 60㎜Hg 이하인 상태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피로감, 전신 무력감, 현기증, 두통 등이 동반된다. 심하면 시력장애, 구역질, 실신으로 이어진다.
주로 혈액 또는 체액 감소, 혈관 확장, 임신, 알레르기쇼크, 약제 복용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자율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는 심근염, 심근경색증, 당뇨병, 만성신부전, 파킨슨병 등 기저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철 저혈압 쇼크를 유발하는 주요인은 수분 배출로 인한 급격한 혈액 감소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인체의 3분의 2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5ℓ가량의 혈액이 온몸을 순환한다”며 “여름철 땀을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량이 줄면서 혈압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기온 탓에 근육이 이완되면 혈관이 느슨해져 혈액이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립성저혈압도 여름철 저혈압 쇼크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이 질환은 앉았다 일어설 때 눈앞에 캄캄해지고 어지러운 것으로 전체 실신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유병률은 약 0.5% 정도로 65세 이상에서는 20%까지 올라가며 겨울보다 여름에 환자가 두 배 정도 많다. 누웠다가 일어난 뒤 3분 이내에 혈압을 측정했을 때 수축기혈압이 20㎜Hg, 이완기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면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평소 눕거나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혈액이 복부와 다리로 많이 몰린다. 이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면 자율신경계의 보상작용으로 맥박수와 심장의 수축력이 높아지면서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한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당뇨병·심장혈관질환·신장질환·탈수증을 앓는 환자는 자율신경계의 보상기능이 떨어져 심장수축 기능이 감소해 기립성저혈압 위험이 높다.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해 어지럽거나 심하면 쓰러질 수 있고,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도 혈액이 덜 공급돼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
고혈압과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된 남성에게 주로 처방하는 혈압약의 일종인 알파차단제, 이뇨제, 항우울제, 감기약 등의 장기 복용도 여름철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 신경매개저혈압은 심장과 뇌 사이의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에 의한 것으로 주로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에게 많이 나타나고, 식후저혈압은 식사 후 소화를 위해 혈액량이 장으로 많이 이동할 때 발생한다.

흑색 또는 밤색 변, 흉통, 어지럼증, 실신 경험, 고열, 고르지 않은 맥박, 호흡곤란 등 증상이 있으면 저혈압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편 교수는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출혈이나 탈수 등 일시적인 이유로 발생하고 증상이 금방 호전되지만 드문 확률로 쇼크에 의해 사망할 수 있다”며 “땀을 자주 흘리는 여름에는 저혈압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어 평소 체내 수분량을 유지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혈압 쇼크를 예방하려면 땀 배출로 소실되는 수분을 계속 보충해주는 게 좋다. 2~3시간 간격으로 머그컵 1잔 정도의 물을 반복해서 마셔준다.
또 평소 혈압이 낮은 사람은 여름철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저혈압 환자가 몸매 관리를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면 탈진과 쇼크 등에 노출될 수 있다.

포도당은 뇌와 근육의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원이다. 신진대사에 쓰이고 남은 포도당은 글리코겐 형태로 간과 근육 속에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다시 사용된다. 유산소운동 등으로 혈중 포도당 수치가 정상(70~100㎎/㎗) 이하로 떨어지면 글루카곤과 코르티솔 등이 혈당을 올리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저혈압 환자는 이런 기능이 저하되거나 아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떨어진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어지럼증, 극도의 피곤함, 공복감 등을 겪게 된다. 이 상태에서 운동을 멈추지 않으면 뇌손상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저혈압 환자는 무더운 날씨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현기증이 느껴지지 않을 강도로 맨손체조, 필라테스 등 가벼운 실내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게 좋다. 단 요가는 몸을 구부리는 과정에서 정맥순환이 방해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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