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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중풍? 목 신경 눌리면 젓가락질도 어려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7-28 16:11:19
  • 수정 2020-09-13 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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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과다사용 탓 경추척수증 늘어 … 목디스크 오인해 방치
경추척수증은 말초신경이 눌리는 목디스크와 달리 중추신경이 압박을 받아 근력저하, 배뇨장애, 하반신마비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기업 과장으로 근무 중인 40대 윤모 씨는 또래 중 스마트폰을 가장 ‘스마트’하게 쓰는 사람 중 하나다. 폰뱅킹이나 정보검색은 물론 카카오톡 문자도 손가락을 쉴새없이 움직이며 젊은 직원들 만큼이나 빠르게 보낸다. 얼마 전부터는 퍼즐맞추기 게임에 푹 빠져 출·퇴근길 내내 그의 시선은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됐다. 그러던 중 손저림이 심해지면서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점차 단추를 채우거나 글씨를 쓸 때에도 불편함을 느꼈다. 혹시 중풍이나 뇌졸중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나 병원을 찾은 결과 경추척수증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게 됐다.

척수증은 목(경추), 등(흉추)과 허리(요추)에 있는 척수신경이 눌려 저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이 중 목에서 발생하는 경추척수증(경추부 척추성 척수증)은 노년층보다 40~50대에서 자주 발병해 ‘중년 중풍’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먼저 손과 발의 기능이 떨어진다. 구성욱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마치 중풍이 온 것처럼 손 움직임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옆으로 넓게 벌어진다”며 “손에 힘이 풀려 젓가락질을 잘 못하게 되고 와이셔츠 단추를 끼우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4·5번째 손가락을 펴기가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폈다하는 동작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발병 원인은 중증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 경추 후종인대가 골화되거나 두꺼워져 척수를 압박하는 후종인대골화증, 황색인대(척추 가로막과 연결되는 황색의 탄력성 인대)가 골화되거나 두꺼워져 척수를 압박하는 황색인대골화증 등이 대표적이다. 노화로 척수강 내의 뼈가 자라 척수신경을 압박하거나, 선천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환자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엔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초기엔 목통증이나 손저림 증상이 목디스크보다 덜하다가 점차 전신적인 중증 증상을 유발하는 게 특징이다.

두 질환은 발생 원인부터 다르다. 구 교수는 “목디스크는 경추에서 손으로 가는 말초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반면 경추척수증은 경추 가운데에 위치한 중추신경이 압박받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추신경이 눌리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잘 호전되지 않고 근력저하, 배뇨장애, 하반신마비, 보행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몸의 균형이상이나 팔·다리 저림 등 증상은 뇌졸중과 비슷하다. 하지만 뇌졸중은 뇌의 한쪽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므로 팔·다리 저림과 마비가 한쪽에서만 나타난다. 반면 경추척수증은 척수 전체가 눌려 증상이 양쪽에서 발생한다. 또 반신마비·두통·구토 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뇌졸중과 달리 증상이 서서히 악화된다.

X-레이만으로는 신경이 얼마나 눌렸는지 알 수 없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대부분 수술이 권장된다. 목디스크는 대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며, 수술까지 필요한 환자는 전체의 10% 정도다. 하지만 경추척수증은 증상이 서서히 악화돼 진단이 늦고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수술이 필요하다. 가능한 빨리 수술해야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수술은 좁아진 경추의 척추관을 넓히고 척수신경의 압박을 풀어주는 게 핵심이다. 경추 MRI 검사상 1·2분절에만 이상이 발견되면 문제가 되는 구조물을 제거한 뒤 나사못 등을 이용해 척추를 고정하는 척추 감압술 및 유합술, 여러 분절에서 이상소견이 나오면 척추 주변 근육을 벌려 수술용 현미경을 삽입한 뒤 신경을 누르고 있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후궁절제술을 실시한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장시간 머리를 숙여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경추부의 퇴행을 앞당긴다. 미국 뉴욕의 척추전문 의사인 케네투 한스라이 교수팀이 ‘국제외과기술저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보고한 연구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6~7세 아이를 목에 얹고 있는 것과 비슷한 27㎏의 하중이 목에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도를 숙이면 18㎏, 45도일 경우 22㎏의 부담이 더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성인이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압력의 무게는 4~5㎏ 정도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땐 눈높이에 맞추는 게 이상적이다. 50분 사용 후 10분간 휴식하고,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의 굳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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