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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회 투여, 혈우병A 신약 SK케미칼 ‘앱스틸라’ … 편의성·안정성 개선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1-03 11:13:16
  • 수정 2020-09-13 16: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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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단일사슬형 구조 … 3세대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대비 반감기 1.5배 연장
주요 경쟁약 바이오젠 ‘엘록타’·박스앨타 ‘아디노베이트’ … 임상데이터 비슷

주2회 투여 새로운 혈우병A치료제 SK케미칼·CSL의 ‘앱스틸라’(왼쪽부터) vs 바이오젠의 ‘엘록타’ vs 박스앨타의 ‘아디노베이트’

주 2회로 투여횟수를 줄인 A형 혈우병치료제인 SK케미칼의 ‘앱스틸라’가 지난해 5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데 이어 최근 캐나다에서 시판을 허가받으면서 이 회사의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SK케미칼은 2009년 세계 3대 혈액제제 회사인 호주 CSL에 앱스틸라 관련 기술을 수출했다.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평가위원회(CHMP)가 유럽의약품청(EMA)에 이 약의 허가를 권고해 곧 유럽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CSL은 호주와 일본 내 출시도 준비 중이다.  

앱스틸라는 주 3~4회 투약하는 기존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치료제보다 반감기가 1.5배 연장됐다.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투여 편의성이 개선된 것이다. 반감기 연장 A형 혈우병치료제로는 바이오젠의 ‘엘록타’, 박스앨타의 ‘아디노베이트’ 다음으로 세계 시장에 세 번째 출시됐다.
기존 3세대 치료제로는 박스앨타의 ‘아드베이트’, 화이자의 ‘진타솔로퓨즈’, 녹십자의 ‘그린진F’ 등이 있다. 이들 약은 A형 혈우병으로 인한 출혈 예방 또는 조절 목적으로 사용된다.

박스앨타는 2015년 7월 모기업 박스터에서 희귀난치성 질환 전문 바이오제약회사로 독립한 이후 지난 6월 샤이어의 100% 자회사로 인수됐다.

혈우병은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X염색체에 위치한 제8응고인자 또는 제9응고인자의 결핍으로 발생한다. 체내에서 혈액응고인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일생 동안 출혈을 동반한다. 성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자의 30%가량은 가족력 없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이 병은 부족한 혈액응고인자 종류에 따라 제8응고인자가 결핍된 A형과 제8응고인자가 적은 B형으로 나뉜다. A형 환자는 전체 혈우병 환자 중 80%를 차지하며, 나머지(20%)는 B형 환자다. 전세계 혈우병A 환자 수는 약 14만명으로 추산된다. 혈우병A의 발병률은 남자 아이 1만명당 한 명, 혈우병B는 5만명당 한 명이다.

혈우병은 응고인자 활성도에 따라 중증(1% 미만), 중등증(1~5%), 경증(5~40%)으로 분류된다. 중증 환자는 관절 또는 연조직에서 심한 출혈이 저절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인체가 손상되거나 수술 후에 심한 출혈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혈우연맹은 출혈로 인한 관절병을 예방하기 위해 체내에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유지요법을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 제제는 혈액응고인자 유전자를 다른 세포에 넣어 응고인자 단백질을 만들므로 혈액이 사용되지 않는다. 이에 녹십자의 ‘그린모노’ 등 전통적인 혈우병치료제인 혈장분획 제제보다 감염 위험이 낮다. 혈장분획 제제는 수백명으로부터 헌혈받은 혈장에서 필요한 성분만을 뽑아 만든다. 각종 멸균법을 사용해 중요한 병원체로 알려진 B·C형간염바이러스(HBV·HCV),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을 무력화할 수 있지만 밝혀지지 않은 병원체가 제거됐는지 확신할 수 없다.

3세대 유전자재조합 제제는 세포를 배양하는 공정 단계부터 완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최종 단계까지 알부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1세대와 2세대 제제는 완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최종 단계에서 혈장 속 단백질 성분인 알부민을 썼느냐로 구분된다. 박스앨타의 ‘리콤비네이트’ 등 1세대는 세포를 배양할 때와 최종 단계에서 모두 알부민을 첨가한다. 화이자의 ‘리팩토’·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 등 2세대 제제는 세포를 배양할 때까지 공정 단계에서는 알부민을 사용하지만 최종 단계에선 알부민을 쓰지 않는다.
 
3세대 유전자재조합 제제 중에서도 약효 지속시간이 1.5배 연장된 엘록타와 아디노베이트가 앱스틸라의 주요 경쟁약으로 꼽힌다.

앱스틸라는 혈우병치료제 중 유일하게 단일사슬(SC, single chain)형 분자구조를 가진 유전자재조합 제8혈액응고인자(SC-rF(recombinant Factor)8) Fc 융합단백질(fusion protein)이다. 제8응고인자 단백질은 A1-A2-B-A3-C1-C2 등 6개의 영역(domain)으로 나뉜다. SK케미칼은 제8응고인자 유전자 가운데에 위치한 B영역을 제거한 후 A1·A2를 합친 무거운 사슬(heavy chain)과 A3·C1·C2로 구성된 가벼운 사슬(light chain) 두 부분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시켰다. 이들 두 단백질을 칼슘이온(Ca2+)으로 연결한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정성을 개선했다.

B영역은 제8응고인자의 활성과 무관하며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 제8응고인자를 생산할 때 메신저RNA(mRNA)에서 B영역을 제거하지 않고 A1-A2-B-A3-C1-C2 전체를 발현하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B영역을 제거해서 제8응고인자 단백질을 발현시킨다. 앱스틸라와 엘록타는 B영역 없이, 아디노베이트는 전체를 그대로 생산됐다.

혈우병치료제의 반감기를 늘리는 방법으로 혈액응고인자 성분에 항체인 면역글로불린(Ig) 단백질의 불변부위(Fc, Y형 항체의 아랫 부분)를 융합하거나 고분자화합물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 polyethylene glycol)을 붙이는 것이(PEGylation) 사용된다. 앱스틸라와 엘록타에는 Fc가 융합됐다. 아디노베이트는 기존 3세대 유전자재조합 치료제인 아디베이트에 폴리에틸렌글리콜을 접합했다. 

CSL은 앱스틸라의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글로벌 임상·허가를 진행해왔다. SK케미칼 측은 앱스틸라 관련 글로벌 임상 3상 연구결과 기존 치료를 받던 환자에서 약의 효과를 저해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 반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반응은 투약한 제8응고인자를 우리 몸이 독성물질로 간주하고 항체를 생성해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앱스틸라의 3상 임상연구 결과 유지요법(prophylaxis)으로 치료받은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환자 146명의 연간출혈빈도(ABR, annualized bleeding rate)의 중앙값은 1.14로 간헐적 보충요법(on-demand)을 받은 환자 27명의 ABR은 19.64보다 개선됐다. 12세 미만 소아 환자 중 유지요법으로 치료한 80명의 ABR은 3.69였으며 간헐적 보충요벙법을 실시한 3명의 ABR은 78.56이었다. 유지요법을 시행한 성인·청소년 환자의 43.2%(146명 중 63명), 소아 환자의 26.3%(80명 중 21명)은 치료 중 출혈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엘록타는 2014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시판을 허가받은 이후 캐나다·호주·일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연구팀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A형 혈우병치료제 엘록타’ 리포트에 따르면 엘록타는 임상시험 결과 성인 환자 1명에서 일시적으로 중화항체반응이 양성이었으나 반복검사에선 제8인자 저해제(항체의 다른 표현, inhibitor)가 확인되지 않았다.

엘록타의 3상 임상연구 결과 유지요법으로 치료받은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환자 117명의 ABR의 중앙값은 1.6으로 간헐적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 23명의 ABR은 33.6보다 개선됐다. 12세 미만 소아 환자 중 유지요법으로 치료한 69명의 ABR은 1.96이었다. 유지요법을 시행한 성인·청소년 환자의 45.2%(117명 중 53명), 소아 환자의 46.4%(80명 중 37명)은 치료 중 출혈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디노베이트는 2015년 11월 미국과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시판을 승인받았다. 유럽과 캐나다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박스앨타 측은 이 약의 임상시험 결과 중화항체반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디노베이트의 3상 임상연구 결과 유지요법으로 치료받은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환자 120명의 ABR의 중앙값은 1.9로 간헐적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 17명의 ABR은 41.5보다 개선됐다. 12세 미만 소아 환자 중 유지요법으로 치료한 66명의 ABR은 2였다. 유지요법을 시행한 성인·청소년 환자의 38%(120명 중 45명), 소아 환자의 37.9%(66명 중 25명)는 치료 중 출혈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는 2015년 기준 세계 A형 혈우병치료제 시장 규모를 약 90억달러(약 10조8600억원)로 추산했다. 샤이어가 지난 1월 11월 발표한 ‘박스앨타와 합병’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박스앨타의 시장 점유율이 약 50%로 가장 높았다. 바이엘이 약 20%대, CSL과 화이자가각각 약 10%대, 바이오젠이 약 5% 이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세계 A형 혈우병치료제 시장 가치가 2015년 57억4600만달러(6조9365억원)에서 2020년 77억2800만달러(9조3253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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