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암센터, 표면유도방사선치료(SGRT) 전면 도입 … 체표면 3차원 영상으로 환자 자세·위치 정밀 구현
-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2025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 선정 … 21대 ‘배설 케어’ 로봇 실증
- 여의도성모병원, 국내 기증 각막이식 1위 … 지난해 153건 중 30건 시행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희귀 비뇨기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인구 고령화로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비뇨기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희귀하거나 유전성 비뇨기암 환자를 위한 전문 진료체계인 ‘유전성·희귀 비뇨기암 클리닉’을 새롭게 개설했다. 이 클리닉에서는 비뇨기종양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 증상 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며, 기존 임상 경험을 토대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유전성·희귀 비뇨기암은 VHL 증후군, FH 결핍 신장암, 부신암, 고환암, 요막관암 등 발생률이 낮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들을 포함하며, 클리닉은 유전 상담과 유전자 검사, 특수 병리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집중한다. 필요한 경우 항암, 수술,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을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결정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암센터는 국내 환자 10명 중 1명을 치료하는 주요 기관으로, 최소침습 수술을 포함한 4만 건 이상의 비뇨기암 수술 경험과 높은 치료 성과를 자랑한다. 또한, 개인 맞춤형 면역항암제 및 표적치료, 고난도 방사선 치료, 고주파열치료(RFA)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환자 상태에 맞게 제공하며, 전립선암 혁신 치료제 플루빅토를 활용한 최신 치료도 시행 중이다.
이재련 센터장은 “앞으로도 최신 치료법 도입과 협진 시스템 강화로 난치성 비뇨기암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매년 암 치료 성과와 현황을 담은 ‘암분야 의료질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올해는 남성 호발암인 비뇨기암을 주제로 보고서를 최근 선보였다.
김태현 국립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장
국립암센터는 2025년 7월 7일부터 5개 선형가속기 치료실 전체에 ‘무표식 실시간 표면유도기법(SGRT)’을 도입해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2024년 1월 공식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최첨단 방사선 치료법이다.
SGRT는 치료실 천장에 설치된 고해상도 센서 카메라로 환자의 인체 표면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고, 치료계획 시 설정한 표면 윤곽과 실시간으로 비교해 환자의 자세와 위치를 정밀하게 재현한다. 치료 중 환자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자세가 벗어나면 자동으로 방사선 조사도 중지해 환자의 안전성을 크게 높인다.
기존에는 방사선 치료 시 피부에 헤나나 타투로 표식을 남겨야 했으나, SGRT는 무표식 방식으로 표식 없이도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일상생활 불편을 해소했다. 특히 두경부암의 오픈페이스 마스크 치료, 유방암 정밀 치료, 움직임이 많은 사지 연부조직 종양 치료에 효과적이며, 자세 설정 시 오차를 줄이고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임상적 유용성도 입증됐다.
환자는 비접촉 방식으로 감염 위험과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고, 자세 이탈 시 자동 중지 기능으로 치료 신뢰도와 안전성이 강화된다. 의료진도 치료 정확도 향상과 자세 설정 시간 단축으로 치료 효율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에서는 SGRT를 활용한 치료가 시행 중이며,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비급여 항목으로 본인부담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김태현 방사선종양학과장은 “SGRT는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환자 안전과 치료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플랫폼”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SGRT는 이제 선택이 아닌 방사선 치료의 새로운 기준이자, 향후 정밀 방사선 치료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배설케어로봇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아주대의료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내 최초로 권역외상센터에서 배설 케어 로봇 실증을 지난 6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자가 배변이 어려운 중증외상 환자를 위한 스마트 돌봄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며,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중환자실에 21대의 배설 케어 로봇을 도입해 간호 업무 개선과 환자의 위생 및 안전 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실증사업은 분당서울대병원 허윤정 교수의 기획으로 시작됐고, 아주대 첨단의학연구원이 실증 설계 및 행정 지원을 맡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회 김용성 의원이 지방비 매칭을 포함한 재정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배설 케어 로봇 전문기업 ㈜큐라코는 기술 개발과 운영 주체로 참여해 의료현장에서 기술 적용과 검증을 진행 중이다. ㈜큐라코는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1호 펀딩을 받은 기업으로 미국과 일본에 등록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실증 대상은 중증외상으로 침상 생활을 하며 자가 배변이 어려운 환자다. 로봇은 자동 배설 처리와 세정 기능으로 실금피부염, 요로감염 같은 2차 감염 예방과 간호사의 반복적 배설 관리 부담 경감을 목표로 한다. 실증 결과는 간호 업무 시간 변화, 환자 만족도, 실금피부염 발생률 등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해 중증응급환자 스마트 돌봄 확산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이번 실증은 기술 도입을 넘어 외상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간호 인력 근무환경 개선에 실질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민관학 협력으로 외상 진료 질을 높이고 스마트 돌봄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안과병원 의료진들이 2024년 국내 기증 각막이식 1위를 기록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이 2024년 국내 기증 각막이식 건수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공개한 ‘2024년도 장기등 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기증된 안구를 이용한 각막이식은 총 153건이었으며, 이 중 여의도성모병원이 19.6%인 30건(뇌사 26건, 사후 4건)을 수행해 선두를 차지했다.
특히 2024년 2월부터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부족 상황에서도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의료진은 진해, 원주 등 먼 지역까지 직접 찾아가 기증자 안구를 적출하며 각막이식 환자 치료를 지속했다.
또한 전통적인 전층각막이식뿐 아니라 앞층판부분층각막이식(DALK) 4건, 데세메막박리내피세포이식술(DSaEK) 11건, 내피세포이식술(DMEK) 11건, 각막윤부줄기세포 이식 2건 등 첨단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구 전체를 적출하지 않고 각막만 채취하는 방법, 이송 중 각막을 4도씨로 장시간 유지하는 기술, 국내 기증각막으로 부분층각막 수술용 각막을 처리하는 혁신적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황호식 여의도성모 안과병원장은 “각막이식은 생명과 시각을 되찾아주는 숭고한 의학적 행위”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과 혁신으로 국내 각막이식 분야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