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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사무실, 직장스트레스 주범 … 출근시간 길면 의욕↓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4-25 18:55:34
  • 수정 2020-09-13 19: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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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압·불안감 상승, 아픈날 62% 많아 … 통근거리 24㎞ 이상, 비만·운동부족 위험 증가
개방형사무실은 시야가 트이고 설치 비용을 20% 가량 줄일 수 있지만 스트레스와 혈압을 높이고 직원 간 갈등을 유발하며 이직률까지 높일 수 있다.하루의 절반 이상을 직장이나 가게 등 일터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근무환경은 건강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다. 사무실은 직장인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가장 편안해야 할 장소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나치게 개방된 환경, 과도한 출퇴근 시간, 나무 하나 없이 빌딩숲으로 도배된 창 밖 환경 등은 직장인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도입 중인 개방형사무실은 서로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시야가 트이며, 사무실 설치 비용이 20% 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자기만의 공간이 없어져 생기는 심리적 불안정, 사내 갈등, 각종 질병 위험 등을 높여 전반적인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시끄럽고 개인 공간이 부족해 스트레스와 혈압이 상승하고, 직원간 갈등이 심화돼 이직률이 높아질 수 있다.

예컨대 개인 공간이 부족하면 자신이 컴퓨터로 무슨 작업을 하는지, 통화 내용인 무엇인지를 옆사람이 훤히 알 수 있어 스트레스가 된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동료의 전화벨 소리, 대화 소리, 키보드 타이핑 소리, 움직일 때 발생하는 소리 등도 건강과 직결된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방된 사무실 근무자는 폐쇄형 사무실 근무자보다 소음에 민감하고 집중력 저하와 불안감을 겪는 비율이 높았다.

개방된 사무실은 전염성 질병에도 취약하다. 세균이 대기를 통해 전파되는 과정에서 벽 등 장애물이 없어 병균도 유행성 감기에도 잘 걸린다. 개방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개인 공간이 확보된 근로자보다 아픈 날이 62%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무실 창 밖으로 나무나 숲 등 녹색이 보인다면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신원철 충북대 산림과학부 교수팀이 서울시내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총 931명을 조사한 결과 창밖으로 나무나 숲이 보일 경우 직장만족도는 평균 82.42(100점 만점)으로 숲이 보이지 않을 때(78.01)보다 높았다.
스트레스 지수는 나무나 숲이 보일 때 평균 61.06으로, 보이지 않을 때의 66.13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섭 교수는 “사람에 따라 창밖으로 10여 그루의 나무만 보여도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며 “나무를 자주 볼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면 직원의 삶의 질과 기업의 생산성이 함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출·퇴근거리도 직장인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요소다. 국내 직장인의 평균 통근시간은 58분(편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8분보다 2배 이상 길다. 출근 소요시간이 가장 짧은 노르웨이(14분)와 4배 이상 차이난다. 미국은 평균 21분, 영국 22분, 호주 25분, 독일 27분, 이탈리아 34분, 일본 40분으로 모두 한국보다 통근시간이 짧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시간 출퇴근에 따른 스트레스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 및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며 “평소 만성피로나 뒷목이 당기고 손발이 저리거나 출·퇴근 시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반될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호에너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이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출·퇴근 거리가 긴 직장인은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상태가 악화되고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대사위험 등 건강지표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거리가 15㎞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24㎞ 이상으로 늘어나면 지방과다 및 비만, 운동부족일 확률이 증가한다.
1995~2008년 스웨덴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는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최고 54% 높았다.

또 긴 출·퇴근 시간은 개인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에 따르면 통근시간이 1분 길어지면 운동시간은 0.0257분, 음식준비 시간은 0.0387분, 수면시간은 0.2205분 줄었다. 찰나의 시간이지만 출·퇴근으로 인해 개인시간이 조금씩 줄면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통근시간이 45분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혼율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앉아서 이동할 때 엉덩이는 등받이 쪽으로 바짝 붙이고, 다리는 꼬지 않으며, 머리는 숙이지 않고 목·허리·어깨를 바르게 펴야 한다”며 “서서 이동할 땐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직장인 개인이 출·퇴근시간 등 근무환경 전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근무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자신의 책상 주변이라도 건강에 도움되도록 바꿔주는 게 좋다.
책상 아래에 간단한 근력운동이 기능한 탄력밴드와 아령을 놓고 전화 통화나 간단한 스트레칭 시 사용하도록 한다. 의자 팔걸이나 책상 모서리를 양손으로 짚고 상체를 아래로 내렸다 끌어올리는 평행봉운동은 가슴 아래쪽과 팔 삼두근을 강화에 도움된다.
하루종일 의자에만 앉아 있으면 근육이 약해져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엘리베이터 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

책상 주변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도 직장인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 중 27%는 책상에서 아침을 먹고 50%는 과자, 62%는 점심을 책상에서 해결한다. 하지만 실제 책상 주변에는 수많은 세균이 득실거린다. 특히 음식찌꺼기를 흘린 뒤 제대로 치우지 않으면 주변 위상 상태가 크게 나빠지므로 뒷정리를 깨끗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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