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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아침마다 배 아프다는 아이, 단순한 꾀병 아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3-14 06:52:42
  • 수정 2016-03-21 1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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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고생 30% 새학기증후군 호소 … 성장저해, 소화기질환, 학교생활 부적응 유발

워킹맘 유모 씨(38)는 얼마전부터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 초등학생 딸을 설득하느라 정신이 없다. 출근 준비하기에도 벅찬 데 아이와 입씨름을 하고 있으니 매일 아침이 전쟁과 다름없다. 무작정 학교에 가기 싫다 우기는 게 아니라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드러눕는 딸이 얄밉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이처럼 3월에 새로운 선생님, 친구, 바뀐 환경 등 낯선 주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육체적·정신적으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질환을 ‘새학기증후군’이라고 한다. 신민섭 교수는 “새학기가 되면 다수의 어린이가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심한 일교차, 건조한 공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복통·두통·만성감기·알레르기성 비염·식욕저하를 호소한다”며 “부모는 자녀의 건강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 조기에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학기증후군은 저학년일수록 더 많이 나타나며, 정확한 통계치 없지만 초·중·고교생의 30%가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이 된 대학생이 새학기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한다. 서울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강모 씨(22·여)는 “대학에 입학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3월이 되면 학교에 가기 싫고 아침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가 별로 없어 시간표를 짜거나 조별 수업을 들을 때 불편한데 이런 점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학부모가 자녀의 새학기증후군을 일시적인 증상 또는 꾀병으로 가볍게 여긴다. 하지만 무조건 방치할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키 성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율신경 조절능력, 신진대사, 면역력 등이 떨어지면서 근육통, 두통, 소화기질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3월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라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심하면 축농증 등 만성질환으로 악화된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겨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통 수줍음이 많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가 새학기증후군을 자주 호소하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이 많아지고 교과목의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면 주로 학교에 가기 싫다는 표현을 하게 된다. 이는 엄마와 갑자기 동떨어져 단체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오는 ‘분리불안증’이 원인이다. 신 교수는 “부모와의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돼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대체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편”이라며 “어려서 부모님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불안정한 아이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학급에서 위축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학기증후군은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교사와 학급 아이들에 대한 막연한 불평을 늘어놓는다. 또 아침에 유독 잘 일어나지 못하고 짜증을 잘 내며 잦은 복통이나 두통 등을 호소한다.

부모가 새학기증후군을 겪는 경우도 많은데, 가장 흔한 증상이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 배변 습관 변화, 자율신경장, 복통, 설사, 변비 등이 동반된다. 자율신경장애가 온 경우 다리가 저리거나 시리고, 피부가 다른 사람 살처럼 느껴진다. 현기증, 저혈압, 졸도, 배뇨장애, 눈물샘 기능장애 같은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아버지보다 어머니들에서 많이 발견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녀의 학업환경 변화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새학기에 인간관계나 경쟁 속에서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을 보호해주는 부모라는 안전지대가 있다는 확신이 들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게 된다. 즉 아이가 학교에 안가겠다고 떼를 쓸 때 심하게 야단치거나 강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신체증상이 악화되고 불안, 우울, 분노감을 느낄 수 있다.
자녀에게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고, ‘부모가 정서적으로 항상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방학 동안에 사회성 훈련프로그램에 참여토록해 사회성 발달을 도와주면 좋다. 스트레스는 면역체계를 약화시켜서 질병에 취약해지게 하므로 균형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한다. 꾸준한 운동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제철음식,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견과류 등을 챙겨준다.

새학기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개학 후 1주일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아이의 생활과 학습패턴을 학기 중과 같게 맞추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다면 알람시계 대신 빛의 자극을 이용해 깨우고,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게 해 뇌를 활성화시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다. 지속적인 대화와 관심에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새 학기를 맞는 부모의 긴장감과 불안이 아이를 다그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학교생활이나 성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심리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이대용 교수는 “새학기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입학할 학교에 아이를 데려가 교실과 운동장 등을 함께 둘러보며 친근감과 기대감이 들도록 이끌어내는 게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율과 규칙을 알려줄 때에도 겁을 주기보다는 친절하게 설명하고 격려해 두려움을 덜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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