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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이후 휘청 … 겨울방학 맞으며 다시 활기 띠는 성형외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6-02-22 20:35:53
  • 수정 2016-02-23 10: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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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간판 가득한 압구정 대형병원 vs 한국 환자는 소규모 병원 선호

상대적으로 성형정보에 밝은 내국인들은 대형병원보다 2~3인의 의사가 각자 분야를 전문화시킨 소규모 성형외과를 선호한다.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성형 메카’다. 한국의 인구 대비 성형 비율이 세계 1위여서 이같은 별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국내 성형의료기술은 외국이 인정할 만큼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매년 한국 성형외과를 찾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외국인 환자 중 ‘큰 손’은 단연 중국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성형외과를 찾는 외국인 중 67.6%는 중국인이었다. 과거 5~10년 전만 해도 한국 성형의 단골손님은 일본인이었다. 일본인은 대개 레이저 피부관리, 비수술적 리프팅·안티에이징 시술을 찾고 큰맘 먹어야 가벼운 눈·코 성형을 받는 정도에 그쳤다.

반면 중국 고객은 드라마틱한 변신을 꿈꾼다. 굵직한 시술을 한번에 많이 받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성형외과 입장에선 환영할 수밖에 없는 ‘VIP’다.

하지만 지난해 ‘성형한류’에 위기가 닥쳤다. 다름 아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때문이다. 미적지근한 초기 대처에 주변국가 환자들은 한국행을 포기했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지난해 7~8월 한국 관광상품을 예약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만25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1% 줄었다고 발표했다. 성형수술을 받은 손님이 줄어든 것도 당연한 일이다. 보건복지부의 추산 결과 2014년 한국에서 성형외과 진료를 받은 외국인은 3만6224명에 달했으며 이 중 2만480명(56.5%)이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하지만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전년도의  60% 수준인 1만2000여 명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상황에 국내 성형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외국인 환자뿐만 아니라 국내 환자도 병원을 찾는 것을 꺼렸다. 메르스와 성형수술 여부는 직접적인 연관이 거의 없지만 수술받다 행여나 감염이라도 될까봐 예약일을 번복하거나 아예 수술 자체를 취소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성형업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제 큰 위기는 지나갔으니 ‘다시 예뻐질 시간’이라는 것이다.

중국 환자들이 다시 강남을 찾고 있지만 과거만큼은 아니다. 최근엔 대만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중국인이 늘면서 한국을 찾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은 서울 압구정과 신사역 일대다. 대형 성형외과가 몰려 있는 곳으로 ‘유명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렇다보니 아예 중국 환자를 유념하고 간판부터 아예 중국어로 표기한 병원도 적잖다. 여전히 실질적인 성형정보가 부족해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방 환자도 결국 대형 성형외과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형정보에 밝은 내국인들은 대형병원보다 2~3인의 의사가 각자 분야를 전문화시킨 소규모 성형외과를 선호한다. 최근 대형병원의 유령성형 스캔들, 지나친 성형 상업화 구조에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소규모 의원이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작은 병원도 겨울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 환자 중 지난 하반기 추석 ‘황금기’를 놓친 사람들이 겨울방학, 설 연휴, 봄 방학 등을 계기로 병원을 찾고 있어서다. 혼자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C모 의원 원장도 하루에 4~5건의 지방흡입수술을 시행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 설 연휴, 적잖은 성형외과들은 연휴까지 쉴틈 없이 빡빡하게 강행군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A모 성형외과 관계자는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다시 한국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설 연휴는 모두 반납했다”고 말했다.

평소 병원홍보에 열심이던 B모 성형외과 관계자는 “광고를 내지 않아도 예약이 밀려 방문 환자와 상담할 시간조차 부족해 당분간 홍보활동을 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인기 있는 성형수술이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성형수술의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설 당일만 휴진하고 나머지 대체휴일은 출근하는 병원이 적잖았다.

이처럼 환자가 몰리는 데도 불구하고 ‘힘들다’고 하는 병원들이 많은 것은 제 살 깎아먹는 ‘할인전쟁’ 탓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환호성을 부를 일이지만 ‘본전이라도 찾아야 겠다’는 병원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술비용을 내린다.

B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이벤트를 하지 않는데 다른 병원들이 가격을 깎아내리는 탓에 위기감이 든다”며 “365일 같은 이벤트를 하는 병원들이 많아 사실상 상시할인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격을 내리는 현상이 지속되다보니 ‘시세’에 비해 조금이라도 가격이 비싸면 ‘왜 이렇게 비싸느냐’며 다른 저렴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적잖다”고 덧붙였다.

파격 이벤트에 나서고 있는 병원들은 경기불황으로 내국인 환자가 준 데다가 중국인 환자까지 줄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과거 ‘비싼 고급병원’으로 여겨지던 강남구의 한 대형병원은 현재 지방흡입수술이 1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안면윤곽수술도 200~300만원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과거에 비해 똑똑해진 외국 환자들은 더 이상 ‘호구’가 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병원에서 통역·관광가이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곳은 외국인 환자를 받을수록 손해라는 입장이다. 강남의 ‘뷰티전쟁’은 2016년에도 식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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