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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랐다고 안심은 금물 … ‘거미형 몸’ 노인 비만의 실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2-22 15:23:21
  • 수정 2016-02-26 12: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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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41.6% 근감소성 비만, 대사증후군 위험 8배 높아 … 유산소·근력운동 병행 필수

나이가 들어 지방이 쌓이면 ‘아디포카인’이라는 독성물질이 분비돼 기존 근육까지 녹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계속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비만유병률이 급증하는 가운데 젊은층은 물론 60세 이상 고령비만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노인비만은 팔과 다리가 가늘어지고 배만 나오는 ‘마른 비만(근감소성 비만)’이 특징으로,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 및 악화시키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게 아니라 체내 지방이 많음을 의미한다. 노년에는 젊은 20~30대에 비해 열량 필요량이 30% 감소한다. 따라서 젊은 사람과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쉽게 살이 찐다.
특히 30세 이후부터는 나이들수록 지방량은 증가하고 반대로 근육량은 감소한다. 매년 근육량이 1%씩 줄고, 근육이 줄어든 빈자리를 지방이 채운다. 70대 이후부터는 10년간 근육량이 15%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나이가 들어 지방이 쌓이면 ‘아디포카인’(지방세포서 분비되는 염증 유발 물질)이라는 독성물질이 분비돼 기존 근육까지 녹이기 때문에 근육량은 계속 줄어든다. 탄력없이 축축 늘어진 살은 근감소성 비만을 알려주는 지표다. 노화 과정에서 복부에 쌓이는 지방은 내장과 혈관 속으로 들어가 혈액을 더럽힌다. 지방이 쌓이고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염증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체중이 적게 나간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마른 비만을 가진 노인은 각종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이 최대 8배 높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이 65세 이상 노인 565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근육량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41.6%가 근감소성 비만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8.28배, 당뇨병은 3배 이상, 고지혈증은 2배 이상, 고혈압은 2배 이상 높았다.

골절이나 퇴행성관절염 위험도 높아진다. 노년층은 관절을 지탱하고 보호해 주는 근육이 적어 퇴행성 관절염에 노출되기 쉽다. 65세 이상 노인의 70% 이상이 겪는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연골이 퇴행돼 발생한다. 비만해지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4~7배 가량 높아져 무릎 내측관절의 연골이 닳는 속도가 가속화된다.
 
문제는 이런 노인비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노인 3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 노인의 비만 유병률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25.0%이던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비만유병률은 2012년 34.2%로 9.2%p 증가했다. 보고서는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했으며 23∼24는 과체중, 25∼29.2는 1단계 비만, 30 이상은 2단계 비만이다.

이 기준을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적용한 결과 남성 노인의 25.7%, 여성 노인의 40.1%가 1단계 또는 2단계 비만으로 나타났다. 정상체중은 남성 42%, 여성 35%에 불과했다.

또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최근 도시가 아닌 농촌 노인의 비만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98년 도시 노인의 비만유병률은 29.8%로 농촌 노인의 18.7%보다 높았지만 2012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도시 노인의 비만율이 34.7%로 소폭 상승한 반면 농촌 노인은 33.1%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노인 인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2030년에는 비만 노인 수가 현재보다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윤아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비만 노인 중 스스로 비만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61.3%밖에 안 된다”며 “노년 건강관리의 필수 요소는 적정 체중 유지”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노인비만 위험을 높인다. 하루에 5시간 넘게 앉아 있는 남성 노인은 5시간 미만인 노인보다 비만 위험이 약 1.5배 증가한다.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도 노인 비만유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이상 앉아있는 가계 소득수준 하위 25%(최하위를 0%로 기준, 0~25%)의 남성은 5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가계 소득수준 상위 75%(최상위를 100%로 기준, 75~100%)의 남성보다 비만유병률은 1.80배, 복부비만은 1.64배 높았다. 여성의 경우 5시간 이상 앉아 있는 초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받은 여성은 5시간 미만 앉아 있는 중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보다 복부비만이 1.24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노년층이 돼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신체활동과 총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차 이용, 실내 업무, TV 시청이나 게임 등 앉아서 즐기는 여가활동은 신체활동을 줄이는 요인이다.
김양현 교수는 “요즘 비만은 많이 먹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주원인 중 하나”라며 “신체활동을 늘리고 앉아 있는 시간은 줄이면 체중 조절 및 노인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생활습관 교정과 비만 예방간 연관성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른 비만을 예방하려면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병행하고 평소보다 500㎉ 정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걷기운동이나 등산 등 숨이 차는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5번(1회당 30분~60분), 팔굽혀펴기나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근육운동을 1주일에 2~3번(1회당 20~30분)씩 하면 된다. 임수 교수는 “노인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려면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물론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노인이 운동할 때에는 유산소운동과 적절한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력운동을 하면서 단백질을 섭취하면 지방 제거 효과가 배가된다. 근육이 타는 과정에서 ‘마이오카인’이라는 물질이 나와 몸에 지방이 쌓일 때 생기는 나쁜 물질을 없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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