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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심해지는 ‘동곤증(冬困症)’을 아시나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2-05 09:48:38
  • 수정 2016-02-10 14: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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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조량 부족 탓 세로토닌 줄어 무기력·졸음 유발 … 11월 시작돼 2월에 증상 심해져

동곤증 증상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10~11월쯤 나타나 늦겨울과 초봄의 경계인 2월경에 증상이 가장 심해진 뒤 점차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겨울의 끝자락에 이르는 2월로 접어들면 우울함, 두통,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점심을 먹은 뒤 춘곤증 증상처럼 졸음이 쏟아지기도 한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에 복귀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증상을 호소할 게 뻔하다.

이처럼 겨울철에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의학계에서는 계절성 정서장애(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하며 최근엔 봄철 춘곤증과 증상이 비슷하다는 의미로 ‘동곤증(冬困症)’으로 불리기도 한다. 보통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10~11월쯤에 나타나 늦겨울과 초봄의 경계인 2월경에 증상이 가장 심해진 뒤 점차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동곤증 증상으로는 단 것이나 탄수화물에 대한 식욕 증가, 에너지 저하, 피로감, 과수면 경향, 체중 증가, 집중력 저하, 업무나 일상에 대한 거부 또는 도피, 평소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 저하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잠이 많아지고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비만이 초래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기존 우울증과 차이난다.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로 행동이 느려지고 외모 변화를 겪으면서 자존감이 하락하며 결국 대인기피증세까지 동반될 수 있다. 젊은 사람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흔하며,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점심시간 이후 오후 내내 졸리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별다른 이유 없이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면서 신경이 예민해거나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한 경우 계절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동곤증, 즉 계절성 정서장애는 1984년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노만 로센탈 박사에 의해 처음 의학적으로 규명됐다. 로센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SAD 발병엔 일조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이 일조량이 풍부한 플로리다 지역과 일조량이 부족한 북부 알래스카 지역의 SAD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플로리다는 질환자가 100명 중 1명에 불과했지만 알래스카는 10명 중 한 명꼴로 훨씬 높았다.

국내 연구에서도 일조량이 계절성 정서장애 발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성인남녀 55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89명이 날씨로 인한 계절성 정동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무기력감을 가장 흔한 증상으로 꼽았다.
또 서양인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인 계절성 정서장애를 보인 반면 한국인은 겨울형과 여름형(여름에 나타나는 SAD) 두 가지 타입이 동시에 나타났다.

일조량 부족이 활동량 저하, 슬픔,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한다는 것은 현대 의학계에서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겨울은 햇볕의 양과 일조시간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야외활동이 줄어들며 신체가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이런 경우 햇볕에 의해 생성되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무기력증·우울증·불면증 등이 생기는 것이다. 일례로  위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나 사철 날씨가 좋지 않은 미국 시카고에는 우울증 환자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특히 겨울이 긴 북부 유럽에서 자주 발병한다.

뉴욕타임스로부터 베스트 작가로 선정된 정신과 의사 키스 애블로 박사는 계절성 정서장애 극복방법으로  ‘밝은 빛 치료(BLT, Bright lighttherapy)’를 추천한다. 이 치료법은 아침 햇살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풀스펙트럼 전구(full-spectrum bulb)’의 불빛을 하루 30분 정도 쬐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전구를 이용하면 일광욕과 비슷한 효과를 보면서 살이 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치료를 일찍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치료받아야 한다.

광선요법에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다른 항정신성 약품과 달리 습관성 복용이나 정신이 멍해지는 증상이 적은 편이다. 15일 이상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섣불리 약을 끊으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의사의 중단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겨울에는 신체가 충분히 햇볕에 노출되도록 적당한 산책과 일광욕을 해주고, 아침 기상 후 방 안의 불빛을 밝게 켜 두는 것도 좋다. 웃음은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매개체이므로 억지로라도 많이 웃도록 노력한다. 고등어·연어·정어리 등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면 동곤증 예방에 도움된다.

홍경수 교수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달리고 기분이 처지는 느낌이 난다면 계절성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이 끼어 있는 여름에는 햇빛이 날 때 일부러라도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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