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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지병원, 알코올 중독치료 ‘카프병원’ 인수하려다 실패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9-11 09:43:01
  • 수정 2020-09-14 12: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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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억원 지원받던 카프에 30억원 제시하며 접근 … 결국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인수
명지병원이 알코올중독 치료·재활 전문병원인 ‘카프(KARF, Korean Alcohol Research Foundation,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병원’을 연 30억원 지원으로 인수하려다 실패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류업계와 보건복지부의 무관심 및 지원 중단으로 문을 닫았던 비영리 알코올중독 치료·재활병원인 카프병원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이 인수해 2년 만에 지난 5월 재개원했다.

명지병원은 서남대 의대를 인수하면서 수련병원이 절실하게 요구되자 카프병원을 인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병원은 2010년 주류협회가 돌연 지원 규모를 35억원으로 축소하고, 2011년엔 지원을 아예 중단하면서 재정난에 허덕이게 됐다. 결국 직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는 등 재정난에 몰렸다가 2013년 6월 문을 닫았고 입원치료 중이던 환자들은 반강제로 병원을 떠나야 했다. 주류업계의 누적 미출연금은 150여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물값만 200억원이 넘는 이 병원을 인수하는데 연간 30억원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재정적으로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는 명지병원으로서는 서남대 정상화와 병원인수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 평가다. 앞으로 3년간 서남대에 800억원을 조건 없이 출연해야 하는 상황에서 30억원 이상 투자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도 있다.  서남대는 의과대학 인정을 받지 못해 졸업생들이 의사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몰린 적도 있어  투자가 절실하다. 서남대를 인수할 명지의료재단의 총 부채규모는 2013년 2487억원에서 지난해 2670억원으로 183억원 증가해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서남대는 지난달 31일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퇴출 수준, 70점 미만)을 받아 탄력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2014년 성공회대가 카프병원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병원 노조측의 의견이 달라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병원 노조는 “성공회대 측이 내건 독립법인 불가, 건물매각 필수, 자금지원 불가 등 조건으로는 공익사업인 알코올중독 치료사업의 유지·발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복지부는 노동조합에 국세청, 주류협회, 주류회사에서 집회를 하지 않고 향후 개최되는 이사회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을 해야만 밀린 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압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병원은 2004년 국회가 술에 건강증진기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29개 주류회사를 대표하는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면책을 위해 매년 50억원을 지원한다는 조건 하에 건립됐다.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6000여㎡ 부지에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 100병상 규모로 의료진과 일반직원 등 70여명이 근무하면서 값싼 비용으로 알코올중독 환자를 치료해왔다.

2009년 이후 외래환자가 매년 1000명 안팎씩 증가해 2012년에는 입원 523명, 외래 6214명 등 총 6737명의 알코올중독 환자가 카프병원을 이용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두 달간의 입원치료와 10개월 가량의 재활치료를 받았으며 총 치료비용은 400만원 정도였다.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예방사업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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