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한해 동안 1766개의 프로포폴 주사제가 도난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1625개, 92%) 서울 소재의 한 성형외과에서 도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병원 측의 매니저가 프로포폴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병원 관계자들이 의료용 마약류를 빼돌린 경우, 의료용 마약이 병원의 불법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몇몇 병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돈을 받고 프로포폴을 불법적으로 놔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본래 수면 마취를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이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환각을 일으키는 작용으로 몇몇 병원에서 불법적으로 투약되고 있다. 프로포폴은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데 이를 주사제제로 만들었을 때 탁한 흰 색을 띄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여자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프로포폴은 기관 삽관이 필요한 흡입마취제에 비해 간편하게 정맥으로 투약할 수 있어 간단한 수술이 주로 이뤄지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 많이 사용된다. 2014년 기준 생산액 및 수입액 228억 원에 달해, 의료용 마약에서 상위 5위를 차지할 정도다. 의료용 마약은 진통을 진정시키거나 마취·수면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프로포폴은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됐다.
실제로 프로포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의료용 마약 도난 및 파손 사고 현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용 마약 도난 현황은 2011년 16건에서 2014년 34건으로 2배 이상(212.5%) 증가했다. 파손 현황 역시 2011년 771건에서 2014년 1532건으로 2배 가량(198.7%) 늘었다. 도난 사건의 경우 건당 최고 1만4453정의 마약류가 도난당한 적도 있어 도난당한 마약류의 총계는 일 년에 수십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목희 의원은 “해당 시·군·구 보건소에서 향정관리대장에 의료용 마약류를 정확하게 기입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