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정책사회
담뱃값 인상 후 흡연율 5.8%p 감소 … 복지부, 발표 서두른 이유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7-21 13:22:17
  • 수정 2015-07-23 16:48:03
기사수정
  • 편의점 등 판매량 조사 미실시, 매출은 오히려 증가 … 2004년보다 금연효과 미미

보건복지부는 최근 담뱃값 인상 후 흡연율이 5.8%p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편의점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얼마전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 후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5.8%p 줄었다는 통계결과를 발표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8%에 크게 미치지 못한데다 통계조사 자체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담배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지자 담뱃값 인상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약식조사에 불과한 결과를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27일~6월 1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544명을 대상으로 흡연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성인 남성 흡연율은 35%로 1년 전에 비해 5.8%p 줄었다. 상반기 담배 반출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줄었고, 반출된 담배 가격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은 97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결정적으로 실제 담배 반출량(공장·창고에서 담배가 반출되는 수량)만 조사했을 뿐 판매량 변화는 다루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담배 소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하려면 담배 반출량이 아닌 판매량을 봐야 한다”며 “유통업체들이 담뱃값 인상 전 사재기에 대비해 반출량을 크게 늘려 현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인데, 이를 담배 소비 감소로 연결시키다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담배 판매량은 담뱃값 인상 직후 급감했다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 편의점의 담배 판매량은 총 28억8781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31억2228만 개비)의 92%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담배의 절반 정도가 편의점을 통해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편의점의 담배 판매량은 담배 소비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A편의점의 경우 담뱃값이 오른 1월엔 판매량이 33%나 감소했지만 3월엔 감소폭이 -14.9%, 6월 -5.4% 수준으로 줄었다. B편의점도 인상 후 36.6%까지 급감했던 판매량이 3월엔 -19.3%, 6월엔 -11.6%로 완화됐다.

매출은 오히려 늘어 B편의점의 경우 담배 판매액만 38.9%가 뛰었다. 결국 정부의 발표 내용과 실제 유통시장에서의 판매치가 맞지 않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얼마전 편의점의 담배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시점과 복지부의 이번 발표 시기가 묘하게 겹친다”며 “감소했던 흡연율이 높아지기 전에 담뱃값 인상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부랴부랴 끼워맞추기 식으로 통계자료를 만들어 발표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표본 대상이 지나치게 적은 것도 이번 통계조사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체 조사자 중 남성은 1262명인데 이 중 최근 1년간 담배를 끊은 사람은 78명에 불과하다. ‘담배 가격 인상을 계기로 금연했다’고 응답한 62.3%는 48명 뿐인데, 이를 토대로 흡연율 감소 통계를 낸 것이다.

복지부는 또 담뱃값 인상 이전부터 금연한 사람도 통계에 넣어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최근 1년내 금연했다’고 한 응답자를 토대로 감소율을 계산했지만 조사가 올해 5월 말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인상안을 발표한 지난해 9월 이전부터 금연했던 사람도 통계에 포함된다.

복지부는 지난 4월에도 1~3월 담배 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2% 감소한 게 담뱃값 인상 효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유통업체와 판매업체가 담뱃값 인상 이전인 지난해 대량 구매했던 물량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여서 금연효과를 나타낸다고는 보기 어렵다.

흡연율 감소폭 자체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004년 담뱃값이 500원 인상된 뒤 성인남성 흡연율은 일시적으로 12.9% 감소했으며,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 흡연율은 성인 남성의 2배 이상인 28.6% 줄었다. 즉 5.8%p라는 수치를 담뱃값 인상의 효과라고 자랑스럽게 발표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관련 업계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을 모은다. 흡연율에 관한 정부 공식 통계를 담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가 내년에 발표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담배의 경우 가격뿐만 아니라 관련 규제나 담배의 해악에 대한 정보와 교육 등 비가격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만이 효과적인 정책이라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부광약품
동화약품
존슨앤드존슨
탁센
동아ST
한국다케다제약
사노피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차병원
신풍제약주식회사
정관장몰
한국화이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휴온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