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에서 마취 후 안면성형수술을 받던 환자가 호흡정지 및 심정지로 중증의 인지 및 언어장애(3세 유아 수준), 실명에 가까운 시력장애를 입은 사건에 대해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진행한 의료사고 구상금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법원은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상태로 수술집도의가 단독으로 수술 및 마취를 전담하면서 환자감시 및 마취관리에 소홀했고, 심정지 후 적기에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저산소성 뇌손상을 초래한 책임을 인정해 수술의사의 과실을 70%로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판결은 마취과 의사나 환자 상태를 감시할 전담 의료인력을 두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를 대상으로 의료기관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온 관행에 제동을 걸고 손해배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의 성형관광 급증 등 성형수술 붐이 일면서 충분한 의료인력이나 제세동기 같은 필수 응급장비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1차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며 “최근 중대한 의료사고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중요한 판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